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엑스포츠뉴스 언론사 이미지

4안타 경기→7G 타율 5할…'완벽 부활' 윤동희 "살길 찾아야 했다, 2군서 방법 고안해 와" [현장 인터뷰]

엑스포츠뉴스
원문보기
서울맑음 / 28.0 °



(엑스포츠뉴스 잠실, 최원영 기자) 각고의 노력 끝 완벽히 살아났다.

롯데 자이언츠 윤동희는 2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경기에 2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2루타 2개 포함 5타수 4안타 1타점 3득점 1도루로 펄펄 날았다.

0-3으로 끌려가던 롯데는 6회와 7회 각 1점씩 올리며 추격했고, 8회 2점을 추가해 4-3으로 역전했다. 9회엔 3점을 더 내 쐐기를 박았다. 7-4로 승리하며 3연승을 달렸다. 공동 2위 자리를 지켰다.

이날 윤동희는 1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서 우전 안타를 쳤다. 6회엔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중전 2루타를 생산했다. 빅터 레이예스의 내야안타로 1사 1, 3루. 후속 나승엽의 헛스윙 삼진과 동시에 레이예스, 윤동희가 이중도루를 시도해 성공했다. 롯데가 1-3으로 따라붙었다.

8회 선두타자로 출격한 윤동희는 유격수 방면 내야안타로 1루를 밟았다. 3-3 동점을 이루는 득점도 올렸다. 마지막 9회 1사 1, 2루서 윤동희는 1타점 중전 적시 2루타로 미소 지었다. 팀에 5-3을 선물했다.


올 시즌 개막 후 윤동희는 13경기에 출전해 타율 0.179(39타수 7안타) 1홈런 2타점 등으로 고전했다. 지난 7일 2군으로 향했다가 18일 다시 1군의 부름을 받았다. 복귀 후 7경기서 타율 0.500(24타수 12안타) 1홈런 3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270 등을 뽐내는 중이다.





두산전 승리 후 만난 윤동희는 "타격감이 좋은 것 같다.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치려고 하는데, 그게 감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듯하다"며 입을 열었다.

윤동희는 "형들, 선배님들이 2군에 내려갈 때 격려를 많이 해주셨다. 좋은 말도 많이 들었다"며 "그래서 2군에서 잘 준비할 수 있었다. 항상 혼자선 다 이겨낼 수 없다고 생각한다. 동료들이 다들 도와줘 잘할 수 있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시즌 초반과 비교해 무엇이 바뀐 걸까. 윤동희는 "일단 마음이 달라졌다. 2군에 가기 전에는 타격 포인트가 계속 뒤에 있었다. 패스트볼과 변화구를 같이 치려 했다"며 "중요한 상황에 변화구 승부가 많이 들어와 변화구를 의식했다. 그러다 보니 포인트가 늦어지고 스윙도 점점 작아지는 듯했다"고 밝혔다. 그는 "2군에서 연습하면서 포인트를 앞으로 가져왔다. 2스트라이크가 되기 전 과감하게 칠 수 있는 법도 고안해 왔다"고 덧붙였다.

이어 "퓨처스팀 김용희 감독님께서 제일 먼저 하신 말씀이 있다. 스윙을 자신 있게 하라고 주문하셨다. 공을 보려 하지 말고 무조건 초구부터 다 치라고 하셨다"며 "이병규 코치님도 내가 신인일 때부터 열심히 도와주셨다. 2군에서 코치님과 여러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덕분에 경기력이 좋아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윤동희는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살길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2군에서 온전히 내게 시간을 쏟는 데 집중했다"며 "퇴근 후에는 야구를 봤다. 1군에 같이 있다고 생각하며 계속 경기를 시청했다"고 돌아봤다.


4안타 경기는 지난해 9월 11일 SSG 랜더스전(6타수 4안타 3타점) 이후 처음이다. 윤동희는 "야구하면서 (한 경기에) 4안타를 쳐본 적이 많이 없는 듯하다. 그래도 의식하진 않았다"며 "올해 중요한 순간에 못 쳤던 기억들이 너무 많아 마지막 타석에선 정말 후회 없이 쳐야겠다는 생각이 강했다. 그래서 방망이를 더 과감하게 돌렸고 결과가 잘 나왔다"고 전했다.





경기 중반까지 뒤처지고 있었지만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윤동희는 "작년엔 초반에 대량 실점하거나 우리가 쫓아가야 하는 상황이 되면 다들 조급했던 것 같다. 어떻게든 점수를 내려고 하다 보니 '아, 해내야 하는데'라는 마음이 들었다"며 "그 순간부터 타석에선 여유가 없어진다. 지금은 다들 타격감이 좋아 잘하고 있다. 지고 있더라도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더그아웃이 더 차분하다고 느낀다. 기회가 왔을 때 힘을 쏟자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부연했다.

이날 경기 전 윤동희는 1년 후배인 두산 외야수 김민석과 잠시 대화를 나눴다. 김민석은 2023~2024년 롯데에 몸담은 뒤 지난 시즌 종료 후 트레이드를 통해 두산으로 이적했다.

윤동희는 "사실 오늘(26일) 김민석이 내 방망이를 가져갔다. 그걸로 치던데 괜히 줬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내가 프로 2년 차였을 때(2023년) 민석이 방망이로 득을 봤다. 이번에 보답하려고 배트를 줬는데 이렇게 잘 칠 줄은 몰랐다. 타 팀이지만 항상 응원하는 동생이자 선수다. 잘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늘 가지고 있다"고 웃음을 터트렸다. 김민석은 이번 경기서 3타수 2안타를 빚었다.

김민석의 첫 타석 타구가 윤동희에게 향하기도 했다. 윤동희는 앞으로 달려오다 살짝 미끄러지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 타구는 우전 안타가 됐다.

윤동희는 "내가 판단했을 땐 잡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백 스텝을 밟았는데 조금 미끄러웠다"며 "민석이라는 걸 의식했다면 다이빙 캐치를 시도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경기는 경기고, 사적인 건 사적인 것이다. 만약 다이빙 캐치를 시도한 뒤 공이 빠지면 대량 실점이 되기 때문에 이성적으로 생각했다"고 미소 지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잠실, 최원영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 롯데 자이언츠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