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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의 한 대형 마트에 라면이 진열된 모습./사진=뉴스1 |
올해 1분기 농식품 수출이 역대 1분기 최고 기록을 세우는 등 K푸드 열풍이 이어지고 있지만 국내 식품사들의 수익성은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환율, 원재료 상승 등으로 비용 부담이 커져서다. 이에 식품사들은 해외 사업을 확대하며 실적 방어에 나서는 모습이다.
2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식품사 1위 CJ제일제당의 1분기 예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한 7조4067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영업이익은 0.6% 감소한 3735억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강은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인한 국내 식품 사업 수익성 악화, 미주 디저트 생산 차질로 사업 고정비 증가 등이 부담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웰푸드는 1분기 매출 9750억원, 영업이익 240억원의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2.5% 증가하나, 영업이익은 35.6% 감소한 수준이다.
라면 업체의 예상 실적은 엇갈렸다. 농심은 매출 90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영업이익 전망치는 520억원으로 15.2% 줄었다. 오뚜기는 매출 9011억원으로 전년 대비 1.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52억원으로 10.9%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삼양식품은 매출 4982억원, 영업이익 1042억원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9.1%, 30.3% 늘어난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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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식품사 1분기 예상 실적/그래픽=윤선정 |
제과업체 중에선 오리온이 매출 8025억원, 영업이익 1329억원으로 전년 대비 7.2%, 6.2%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삼양식품과 오리온은 내수 시장 침체에도 해외 사업에서 성과를 내면서 실적 호조를 이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삼양식품과 오리온의 해외 매출 비중은 각각 77%, 65%로 경쟁사보다 높은 편이다.
주요 식품사들은 수익성 개선이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무엇보다 환율 급등(원화 약세)으로 원재료 부담이 커졌다. 올해 1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1453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4% 올랐다. 원당, 원맥, 식용유 등 주요 원재료를 수입하기 때문에 환율 급등은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쳤다. 원재료 중에서도 초콜릿을 만드는 코코아가 작황 불안으로 가격이 폭등했다. 지난해 12월에는 톤당 가격이 1만2000달러를 돌파하며 50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정국 불안 등에 따른 내수 경기 침체도 식품사 실적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2%로 집계됐다.
이에 식품사들은 지난해 말부터 올 1분기까지 제품 가격을 올리며 수익성 방어에 나섰지만, 부진을 벗어나지 못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가격을 올렸어도 그동안 누적된 원가 부담을 만회한 수준"이라며 "가격 인상 효과는 빨라야 2분기부터 반영될 전망으로 수익성 개선까지 시간이 수개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외 시장에선 K푸드 인기가 이어졌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농식품(신선·가공) 수출액은 24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6% 늘었다. 이는 지난해 세운 역대 1분기 최고 기록을 경신한 수치다. 특히 라면과 소스 수출이 전년 대비 각각 27.3%, 9.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예림 기자 yes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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