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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김민재가 돌아왔다.
최근 유럽 내 다른 명문 구단 이적설에 휩싸였지만 그라운드에선 예전의 견고한 모습으로 돌아와 45분을 뛰고 소속팀인 독일 최고 명문 바이에른 뮌헨의 무실점 승리에 힘을 보탰다.
뮌헨은 올시즌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첫 패배를 안겼던 이재성의 소속팀 마인츠05를 홈에서 완파하며 분데스리가 정상 등극에 단 1승만을 남겨놓게 됐다.
김민재는 27일(한국시간)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4-2025 분데스리가 31라운드 마인츠와의 홈 경기에서 에릭 다이어와 함께 4-2-3-1 포메이션의 센터백 콤비를 맡은 뒤 전반 45분을 뛰고 교체아웃됐다. 뮌헨이 전반전을 2-0으로 앞서면서 선수 보호 차원에서 김민재를 불러들이고 사샤 보이를 집어넣은 것으로 보인다.
이날 뮌헨은 전반전 레로이 자네, 마이클 올리세의 연속골, 후반 막판 수비수 다이어의 쐐기골에 힘입어 3-0 완승을 챙겼다.
23승 6무 2패(승점 75)를 기록하면서 선두를 굳게 지켰다. 같은 시간 아우크스부르크를 홈에서 2-0으로 누른 2위 바이엘 레버쿠젠(승점 67)과의 간격을 8점으로 유지했다.
두 팀 모두 이번 시즌 3경기를 남겨놓고 있어 뮌헨은 바로 다음 경기인 다음 달 3일 라이프치히와의 원정 경기를 이기면 2년 만에 분데스리가 정상을 탈환하게 된다. 남은 3경기 중 한 경기만 이기면 우승이 확정된다.
뮌헨이 트로피를 들어올릴 경우, 김민재는 2022-2023시즌 나폴리에서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을 일궈내고 2년 만에 다른 유럽 5대 리그 정상에 등극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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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 선수 중 최초로 복수의 유럽 빅리그 우승 경험을 갖게 된다. 앞서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강인(PSG)가 각각 잉글랜드, 프랑스 1부리그를 우승한 적이 있으나 서로 다른 두 개의 빅리그 우승은 김민재가 처음이 된다.
이날 홈팀 뮌헨은 4-2-3-1 전형을 내세웠다. 요나스 우르비히가 골문을 지키고, 요시프 스타니시치, 김민재, 다이어, 콘라트 라이머가 백4를 구성했다. 3선에서 알렉산다르 파블로비치와 요수아 키미히가 호흡을 맞췄다. 2선에 레로이 자네, 마이클 올리세, 세르주 그나비르가 배치됐다. 최전방 원톱 자리에 해리 케인이 이름을 올렸다.
원정팀 마인츠는 3-4-2-1 전형으로 맞섰다. 로빈 첸트너가 골키퍼 장갑을 끼고, 안드레아스 한체올센, 도미니크 코어, 대니 다코스타가 백3를 형성했다. 3선은 필리프 음베네, 나딤 아미리, 사노 카이슈, 앙토니 카시가 맡았다. 2선엔 이재성과 파울 네벨으로 구성됐다. 최전방에서 요나탄 부르카르트가 뮌헨 골문을 노렸다.
지난해 12월 뮌헨이 이재성에 두 골을 내주면서 패한 적이 있어 이날도 긴장감 넘치는 승부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 마인츠는 전반 6분 절호의 찬스를 잡았다. 전반 6분 부르카르트가 김민재와 다이어 사이에서 롱패스를 받은 뒤 김민재를 제치며 왼발 슛을 날렸으나 크로스바를 넘어간 것이다. 부르카르트를 뮌헨 영입 대상에도 오른 것으로 알려진 공격수인데 이날 자신의 진면목 보여줄 기회를 놓쳤다.
한숨 돌린 뮌헨은 조금씩 마인츠를 압박해 나갔다.
전반 13분 자네의 침투패스를 케인이 제대로 컨트롤 못하는 사이 스타니시치가 왼발 슛을 시도했지만 골문을 벗어나 아쉬움을 삼킨 뮌헨은 전반 27분 선제골이 터지면서 우승에 바짝 다가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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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볼이 올리세와 라이머, 그나브리를 거쳤다. 마침 골문 정면에서 그나브리와 자네의 동선이 겹쳤다. 자네가 이를 이용해 반박자 빠른 오른발 슛을 날렸고 골망을 출렁였다. 사우디아라비아 구단 거액 제시를 뿌리치고 뮌헨과 연봉 삭감안에 동의해 재계약을 앞둔 자네가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뮌헨은 전반 40분 추가골을 넣으면서 승기를 굳혔다. 라이머 패스를 올리세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왼발 대각선 슛으로 시도해 2-0 리드의 주인공이 됐다.
뮌헨은 후반에도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후반전 주인공은 수비수 다이어였다. 후반 14분엔 결정적인 상대 슈팅을 문전에서 걷어내며 실점을 막은 다이어는 후반 39분 올리세의 코너킥을 골문 가까운 쪽에서 머리로 받아넣어 골로 완성했다.
이날 김민재는 45분을 뛰면서 뮌헨 전력에 보탬이 되는 선수임을 알렸다.
다만 김민재 자신도 이적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져 남은 뮌헨의 분데스리가 3경기에 얼마나 나설지는 가늠할 수 없다.
김민재는 지난달 중순 왼쪽 아킬레스건 염증 부상으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소집 엔트리에서 제외된 뒤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 빠른 회복을 통해 A매치 브레이크 직후 뮌헨 경기에 복귀했으나 여러 차례 실수를 범하면서 뮌헨의 이적 가능 대상자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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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지난 12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의 분데스리가 라이벌전에선 자신과 볼경합하던 상대 공격수 막시밀리앙 바이어의 순간 동작을 저지하지 못해 골을 내줬다.
17일 인터 밀란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원정 경기에선 공중볼 경합 때 상대 수비수 뱅자맹 파바르에게 완벽히 밀리고 실점의 빌미를 허용, 뮌헨의 4강 진출 무산 원인 중 하나가 됐다.
이후 '스카이스포츠 독일', '빌트' 등 독일 유력 언론은 물론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 등이 김민재가 이적 가능 선수 리스트에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 김민재의 부진은 뮌헨이 그를 너무 혹사하면서 그의 아킬레스건이 나빠진 탓이 컸지만 뮌헨 구단은 막스 에베를 단장부터 나서 "시즌 후반기에 안 아픈 선수가 있냐"는 식의 매정한 지적을 하면서 김민재의 방출 가능성을 높였다.
김민재는 인터 밀란전 바로 다음 경기인 지난 19일 하이덴하임과의 원정 경기에서 벤치로 바로 밀려 결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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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날 마인츠전은 달랐다. 일주일 사이 측면 수비수 하파엘 게헤이루가 부상자 리스트에 오르면서 가동할 수 있는 뮌헨 수비수들이 더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하이덴하임전에선 다이어와 스타니시치가 센터백 콤비를 이뤘으나 마인츠전에선 스타니시치가 레프트백으로 가고, 김민재와 다이어가 다시 짝이 됐다.
한편, 마인츠의 한국인 2선 공격수 이재성은 공격포인트 없이 후반 42분 교체아웃됐다. 같은 팀 홍현석은 교체 명단에 들었으나 기회를 얻지 못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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