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반니 바티스타 레 추기경, 교황이 생전 강조했던 메시지 언급`
교황 장례미사 강론은 추기경 회의에 영향 미치는 경우 많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를 비롯한 해외 정상들이 26일 오후(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에 참석해 있다. ⓒ AFP=뉴스1 |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이민자들 앞에 벽을 세우지 말고 다리를 놓아라."
26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를 집전한 조반니 바티스타 레(91) 추기경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교황이 생전 가장 강조했던 메시지를 꺼내 들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레 추기경은 이민자에 대한 배려와 전쟁의 종식, 기후 변화 대응 등 프란치스코 교황이 생전에 관심을 가지던 주제들을 하나하나 회고했다.
레 추기경은 트럼프에 대한 교황의 공개적인 비판 메시지 중 하나였던 "이민자들에게 벽을 세우지 말고 다리를 놓으라"고 했던 것을 언급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트럼프가 1기 동안 이민자 추방 정책을 밀어붙일 당시 "어디에 있든 벽을 쌓는 것만 생각하고 다리를 놓는 것은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기독교인이 아니다"라며 "그것은 복음에 없는 일"이라고 일침을 가했었다.
당시 트럼프는 "종교 지도자가 한 사람의 신앙을 의심하는 건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었다.
최근 교황은 트럼프 2기가 또다시 이민 단속을 강화하자 "망신스러운 일"이라고 한탄하기도 했다.
이탈리아 추기경 조반니 바티스타 레 이탈리아 추기경이 26일 오후(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 AFP=뉴스1 |
이날 강론은 수백만에 달하는 전 세계 청중이 생중계로 들었으며 국가 지도자들에게는 강력한 정치적 메시지가, 세계 가톨릭 추기경들에게는 강력한 내부적 메시지가 됐다고 로이터는 해석했다.
이는 곧 다음 교황을 선출하기 위해 비밀 총회에 들어갈 약 135명의 가톨릭 추기경에게 논의 방식에 대한 로드맵을 제공하기도 한다.
교황의 장례 미사 강론은 추기경들의 회의에 영향을 미친 적이 많다고 로이터는 짚었다.
레 추기경은 교황에 대해 "인간적인 따뜻함이 충만한 분이었고, 오늘날 세계가 처한 어려움에 깊이 공감했던 분"이라며 "이 시대의 불안과 고통을 나눠서 지고 희망을 나눴던 분"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교황이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방식으로 사람들의 마음에 감동을 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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