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5천t급 신형 구축함 진수식, 김정은 “원양함대 건설” 해군력 강화 박차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5일 남포조선소에서 진행된 5,000t급 신형다목적구축함 ‘최현호\' 진수식에서 딸 주애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5천t급 신형 구축함을 건조해 물에 띄웠다. 진수식에 참석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원양작전함대'를 건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북한은 최근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추진하는 등 해군력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기념일인 25일 남포조선소를 방문해 5천t급 신형 다목적 공격형 구축함인 ‘최현호' 진수식에 참석했다고 26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연설에서 “우리는 내년도에도 이런 급의 전투 함선들을 건조할 것이며 가급적 빠른 기간 내에 더 큰 순양함과 각이한 호위함들도 건조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면서 “원양작전함대를 이제는 우리가 건설하자고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주권과 국익을 수호하기 위한 우리 해군의 활동수역은 영해에만 머무를 수 없으며 해군전력은 반드시 원양에로 뻗쳐가야만 한다”며 “세계의 그 어느 수역에든 진출하여 적수국들의 침략을 주동적으로 견제하고 선제 또는 최후의 보복공격을 가할수 있는 능력을 건설하자는 우리의 해양전략에는 더 해석을 가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보유한 기존 함정 중 배수량이 가장 큰 것은 압록급 호위함(1500t급)으로 함포와 함대함 미사일로 무장하고 있고, 수직발사대는 없다. 반면 이번에 새로 건조한 구축함은 배수량이 압록급의 3배 이상이고 수직발사대를 갖춰 함대지, 함대공, 함대함 미사일을 모두 장착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의 5,000t급 신형다목적구축함 \'최현호\' 진수식이 지난 25일 남포조선소에서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의 5,000t급 신형다목적구축함 \'최현호\' 진수식이 지난 25일 남포조선소에서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최현호 진수식이 해군 강화의 “신호탄”이라고 평가하고 “두 번째 신호탄은 바로 핵동력잠수함 건조사업”이라고 언급했다. 북한은 원자력을 추진 동력으로 하는 핵잠수함도 건조 중이라고 밝혔고,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당 제8차 대회 결정에 따라 추진되고 있는 핵동력전략유도탄잠수함 건조 실태도 현지에서 료해(파악)했다”고 지난달 8일 보도한 바 있다. 핵동력전략유도탄잠수함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한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뜻한다.

김 위원장은 구축함 최현호의 무장에 대해서는 “대공, 대함, 대잠, 대탄도미사일능력은 물론이고 공격수단들 즉 초음속전략순항미사일, 전술탄도미사일을 비롯하여 육상타격 작전능력을 최대로 강화할 수 있는 무장체계들이 탑재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 이 함은 함 성능과 작전수행능력평가, 통합장비운영시험 등 필요한 공정을 거쳐 내년도 초에 해군에 인도돼 작전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최현호의 이름은 현재 북한 2인자로 파악되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룡해의 부친이다. 빨치산 출신 군인이자 김일성 최측근으로 인민무력부장 등을 지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노광철 국방상 등 군 간부, 딸 주애와 함께 구축함에 올라 함내를 돌아봤다.

한편 김 위원장의 최현호 작전범위 언급에서는 ‘중간계선해역'이라는 표현이 처음 등장했다. 중간계선이 단순히 ‘연안'과 '원양'의 사이를 의미하는지, 북한의 남북관계를 ‘두 국가론'으로 주장한 데 이어 ‘해상 국경선' 등 북방한계선(NLL)을 부정하면서 북한의 새로운 해상 경계를 주장하는 것인지도 앞으로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5일 남포조선소에서 5,000t급 신형구축함 \'최현호\' 진수식에 참석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현재 북한의 해군력은 대한민국 해군력에 비하면 열세로 평가된다. ‘2022 국방백서'에 따르면 북한의 전투함정은 420여척으로 한국 해군(90여척)보다 많지만, 대부분 노후한 수백t급 소형 함정이었다. 반면 한국 해군은 세종대왕함급(7천600t) 3척과 정조대왕함(8천200t) 1척 등 이지스함 4척을 포함해 구축함 12척을 보유하고 있고, 대구급(3천100t급)을 포함해 호위함도 17척을 갖추고 있다. 북한은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최근 해군력 강화를 부쩍 강조하면서 3천t급 잠수함에 이어 5천t급이상으로 평가되는 핵잠수함을 건조하는 한편 구축함에 이어 순양함과 호위함 건조 등 해군력 강화를 급속도로 추진하고 있다.

한국군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의 5천t급 구축함 진수에 대해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군의 함정 건조 동향에 대해 면밀히 추적 감시하고 있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합참 관계자는 최현호 능력에 대해 “북한이 자체 건조한 가장 큰 함정이나, 운용 방법 등을 숙달하고 훈련도 해야 하므로 전력화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장착하는 무기체계에 따라 함정의 능력이 달라지므로 추가로 분석해야 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박민희 선임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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