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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의원들이 2월 24일 오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민원실 앞에서 '영장 기각 은폐 의혹' 관련 공수처를 규탄하며 항의 방문을 하고 있다. 뉴스1 |
국민의힘 김문수ㆍ안철수ㆍ홍준표ㆍ한동훈(이름순) 후보의 4인4색의 경쟁 속에 가려진 한 목소리가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폐지, 개헌, 핵(核) 역량 강화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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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안철수 대선 경선 후보(왼쪽)와 김문수 대선 경선 후보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2차 경선 토론회 미디어데이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
4명은 모두 경선후보 비전대회나 기자회견 등을 통해 공수처 폐지를 약속하거나 주장했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 이후 공수처가 윤석열 전 대통령을 내란 혐의로 수사하는 과정에서 수사 권한 유무와 ‘영장 쇼핑’ 등의 논란이 일면서 보수 진영에서 공수처 폐지는 공통의 전제가 됐다. 김 후보는 고용노동부 장관 재임 때도 폐지 당위성을 언급해왔고, 한 후보는 2월 26일에 출간한 저서 『국민이먼저입니다』에 “근본적으로 공수처는 폐지하는 게 맞다”고 썼다. 안 후보는 지난 22일 ‘4강’ 진출 뒤 자신의 SNS에 공수처 폐지의 불가피성을 강조했고, 홍 후보 측은 지난 23일 공수처 폐지를 전제로 국회에서 선출하는 특별감찰관을 임명하겠다고 약속했다.
개헌을 통한 ‘제왕적 대통령제’ 극복도 4인 모두의 약속이다. 홍 후보는 ‘1호 공약’이 개헌이다. 집권 즉시 정부 내 개헌추진단을 만들겠다고 했다. 한 후보도 개헌론자다. 그는 지난 10일 출마 선언 때 4년 중임의 분권형 대통령제와 양원제를 약속했다. 안 후보는 지난 23일 “(이번 대통령) 임기를 3년으로 단축하고 내년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 국민투표를 하자”고 제안했다. 다만, 김 후보는 지난 22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국회의원과 임기를 4년으로 맞추기 위한 임기 단축 정도만 밝힌 상태다.
또한 김ㆍ안ㆍ홍ㆍ한 4명 후보는 공히 핵 역량 강화 구상도 밝혔다. 김ㆍ안ㆍ한 후보는 핵 잠재력 확보 차원의 핵 추진 잠수함 도입 또는 개발 계획을 꺼냈다. 홍 후보는 지난 17일 “필요하면 독자 핵 개발 가능성도 열어두겠다”고 했다. 안 후보와 홍 후보는 미국 핵무기를 공유하는 ‘한ㆍ미 핵공유 협정’, ‘나토식 핵공유’ 공약도 내세웠다. 핵 무장론에 소극적인 더불어민주당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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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한동훈,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2차 경선 토론회 미디어데이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
4명 후보의 차이는 주로 산업·복지 분야 공약의 초점이 어디냐에서 드러나고 있다. 김 후보는 반값 월세존, 세대공존형 아파트, 65세 이상 버스무료 탑승 등 청년ㆍ노인층을 공략하는 세대 공약에 집중하고 있다. 또 다른 주요 공약으로는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전국 5대 광역권 확대, 기업하기 좋은 나라(법인세·상속세율 최고세율 인하 등), 공직 비리를 근절할 감사원 직할 감사관 제도도 있다.
안 후보는 IT(정보기술) 전문가임을 앞세우며 AI(인공지능)와 반도체, 미래 모빌리티, 바이오, K-서비스를 5대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지방균형발전을 위한 지역별 경제벨트 전략, 미래를 준비할 연금ㆍ교육ㆍ노동ㆍ의료ㆍ공공 5대 개혁 외에 치매 국가 책임제도 주요 공약으로 자리하고 있다.
‘선진대국’을 키워드로 내세운 홍 후보는 국가의 중장기 발전 전략을 짜는 미래전략원 신설이나 민ㆍ관 경제 부흥 5개년 계획이 공약에 담겼다.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해 100만 가구를 공급하고 정치적 편향 논란을 빚은 헌법재판소는 폐지한다는 구상이다. 이 밖에 흉악범 사형, 수시 폐지도 약속했다.
한 후보의 핵심 공약은 ‘3·4·7’이다. AI G3(3대 강국), 국민소득 4만 달러, 중산층 70% 확대. 반도체 등 5대 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한 5대 메가폴리스를 만들겠다는 공약도 한 후보가 힘주는 대목이다. 한 후보는 또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와 생애 맞춤형 복지제도인 한평생 복지계좌도 공약으로 내놨다.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은 “공약은 우리 사회의 문제가 무엇이고 이걸 해결하기 위해 공적 자원을 어떻게 투입할 것 인지에 대한 얘기가 있어야 한다”며 “대부분 ‘하겠다’ 내지는 ‘해주겠다’식의 툭툭 던진 수준인데 갖춤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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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근영 디자이너 |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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