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2024~2025 ACLE 8강전 알 힐랄(사우디) 7-0 광주FC
전반 6분 선제골 내주며 연속골 허용...알 도사리 '멀티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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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FC를 이끌고 있는 이정효 감독이 26일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힐랄과 2024~2025 ACLE 8강전에서 0-7로 완패하며 여정을 마무리하자 고개를 떨구고 있다./제다=K리그 |
[더팩트 | 박순규 기자]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현실은 냉정했다. '오일 머니'를 앞세워 세계적 선수들을 수집한 알 힐랄의 벽을 투지와 열정만으로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광주FC의 '위대한 도전'은 8강에서 아쉬운 마무리로 마침표를 찍었다.
프로축구 K리그1 광주FC가 K리그 구단 중 유일하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8강에 나섰으나 통산 5회 우승에 도전하는 사우디아라비아 강호 알 힐랄에 완패했다. 이정효 감독이 이끄는 광주는 26일 오전 1시30분(한국 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알 힐랄과 2024~2025시즌 ACL 엘리트(ACLE) 8강전에서 전반 6분 만에 선제골을 내준 데 이어 전반 25분과 33분 잇따라 실점한 뒤 후반에도 4골을 더 내주며 0-7로 참패했다.
전반을 0-3으로 마무리한 광주는 후반 10분 미트로비치, 후반 34분 말콤, 후반 39분 알도사리, 후반 41분 알 함단에게 연달아 추가골을 내주며 알 힐랄에 4강 진출 티켓을 내줬다. 사우디 국가대표 알 도사리는 전,후반 한골씩 멀티골을 기록하며 광주의 추격을 따돌렸다. 선수를 팔아 구단을 운영할 정도의 열악한 환경에서 축구를 하는 광주가 선수 대부분이 세계적 유명 선수들로 구성된 알 힐랄을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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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를 대표한 광주FC는 총력전으로 승리를 노렸으나 알 힐랄의 현실적 벽을 넘기에는 역부족임을 노출하며 참패했다./제다=K리그 |
이정효 감독이 이끄는 광주는 킥오프 이후 5분까지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사우디 홈 관중의 일방적 응원에도 굴하지 않고 미드필드 싸움에서 밀리지 않았으나 전반 6분 코너킥 상황에서 실점하며 무너졌다. 사우디 국가대표 살렘 알도사리의 왼쪽 코너킥을 밀린코비치-사비치가 니어 포스트로 뛰쳐나오며 살짝 방향을 바꾸는 헤더로 광주의 골망을 흔들었다.
광주는 전반 9분 골키퍼와 일 대 일로 맞선 상황에서 아사니의 왼발 슛이 불발된 게 아쉬웠다. 사우디의 일자 수비라인을 조직력으로 돌파한 아사니는 단독 드리블로 페널티 에어리어까지 진입한 뒤 달려나오는 골키퍼를 보며 왼발 슛을 날렸으나 골키퍼 오른 발에 걸려 골로 연결되지 못했다. 아사니의 슛이 들어갔다면 1-1로 예측할 수 없는 승부를 이어갈 수 있었으나 골운이 따르지 않는 바람에 알 힐랄의 계속된 공세에 시달렸다.
실점 위기를 넘긴 알 힐랄은 전반 25분과 33분 잇따라 추가골을 넣으며 광주의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말콤의 어시스트로 마르코스 레오나르도의 오른발 슛으로 2-0을 만든 데 이어 8분 만에 레오나르도의 어시스트를 살렘 알도사리가 개인기로 알 힐랄의 세 번째 골을 넣으며 전반을 3-0으로 앞선 가운데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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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힐랄의 세계적 선수들과 경기를 펼치고 있는 광주 선수들./제다=K리그 |
알 힐랄은 전반 45분 동안 볼 점유율에서 66%-34%, 전체 슈팅 11-3, 유효슈팅 6-2로 앞서며 3-0의 차이를 만들었다.
이정효 감독은 4-4-2- 전형을 바탕으로 헤이스와 최경록을 투톱으로 내세웠다. 가브리엘~박태준~이강현~아사니가 미드필드진을, 김진호~민상기~변주수~조성권이 포백을 구축했다. 김강민이 골문을 지켰다. 이정효 감독은 점수 차가 0-3으로 벌어진 전반 35분 가브리엘을 불러들이고 오후성을 투입하며 변화를 노렸으나 후반 10분 미트로비치에게 네 번째 골을 내주며 완패했다.
하지만 광주의 도전은 K리그의 새 역사를 만들었다. 이번 시즌 ACLE는 16강까지 동아시아팀과 서아시아팀 권역을 나눠 진행한 뒤 8강전부터는 권역 구분 없이 중립지역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토너먼트로 우승팀을 가리고 있다. 시민구단 광주는 비록 8강에서 여정을 마무리했지만 열악한 환경을 딛고 ACL 무대에서 K리그 팀으로는 유일하게 생존하며 8강에 진출, 많은 감동을 낳았다. 시민구단으로서는 처음 8강에 진출한 광주와 달리 ACLE에 함께 나섰던 K리그1 울산 HD와 포항 스틸러스는 리그 스테이지에서 탈락했다, ACL2에 나선 K리그1 전북현대는 8강에서 탈락했다.
K리그에서도 중하위권으로 분류되던 광주는 이정효 감독이 부임한 이후 K리그2에서 K리그1으로 승격한 데 이어 AFC 주관 클럽대항전에서 기적의 대서사시를 쓰며 8강에 올랐다. '기적의 반대말은 광주'라는 구호를 내걸고 일본 프로축구 J1리그 챔피언 비셀 고베와 16강전에서 1%의 역전 가능성을 실현하며 사우디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1차전 원정에서 0-2로 패배하면서 탈락 위기를 맞았으나, 2차전 홈경기에서 3-0 완승을 거두며 합산 스코어 3-2로 K리그 시·도민구단 역사상 최초로 AFC 주관 대회 8강에 오르는 데 성공했다.
조르제 제수스 감독이 이끄는 알 힐랄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오일 머니'를 앞세워 세계적 선수들을 보유한 가운데 통산 5번째 우승을 노리는 강호로 8강전에서 광주와 차이를 보여줬다. 주앙 칸셀루, 후벵 네베스(이상 포르투갈), 알렉산드르 미트로비치, 세르게이 밀린코비치-사비치(이상 세르비아), 헤난 로디(브라질), 칼리두 쿨리발리(세네갈), 야신 부누(모로코) 등 세계적인 선수들이 알힐랄 유니폼을 입고 활약 중이다.
광주는 열정과 투지로 기적을 노렸으나 구단 가치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했다. 광주의 구단 가치는 860만 유로(약 140억원)인 반면, 알 힐랄은 무려 광주의 20배가 넘는 1억 8000만 유로(약 2924억원)로 평가받는다. 광주는 이런 전력 차이를 조직력으로 극복하겠다는 각오를 보였으나 현실의 냉정한 벽을 다시한번 확인 했다.
광주는 선수단 총연봉 약 70억원의 37%인 180만 달러(약 26억원)를 상금으로 받았다. 이번 대회 4강 상금은 추가로 60만 달러(약 8억5000만원)를 받으며 준우승팀은 400만 달러(약 57억원), 우승 팀은 1000만 달러(약 143억원)의 상금을 받게 된다. 재정 상황이 열악한 광주는 이번 대회 우승 상금을 받아 클럽하우스를 새로 짓겠다는 목표로 나섰으나 아쉽게도 8강에서 여정을 마무리했다.
알 힐랄은 알 아흘리(사우디아라비아)-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전 승자와 결승 진출 티켓을 놓고 싸운다.
skp200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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