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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FBI, 위스콘신주 판사 체포…”불법 이민자 도왔다”

파이낸셜뉴스 송경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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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이민관세국(ICE)의 불법 이민자 체포를 방해한 위스콘신주 밀워키 카운티의 순회판사를 공무방해 등의 혐의로 25일(현지시간) 체포했다. 사진은 24일 텍사스주 앤슨의 불법 이민자 수용소. AP 연합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이민관세국(ICE)의 불법 이민자 체포를 방해한 위스콘신주 밀워키 카운티의 순회판사를 공무방해 등의 혐의로 25일(현지시간) 체포했다. 사진은 24일 텍사스주 앤슨의 불법 이민자 수용소. AP 연합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위스콘신주 판사를 체포했다고 25일(현지시간) 카시 파텔 국장이 소셜미디어에서 밝혔다.

파텔 국장은 밀워키 카운티 순회판사가 이날 체포됐다면서 이 여성 판사가 적법 서류를 갖추지 않은 이민자가 체포되지 않도록 도주를 도왔다고 주장했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이번에 체포된 해나 두건 판사는 공무방해와 법인 은닉죄 두 가지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텔은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우리는 두건 판사가 고의적으로 연방 요원들을 다른 곳으로 유도해 자신의 법정에서 에두아르도 플로레스-루이스라는 불법 외국인이 체포를 피하도록 도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감사하게도 우리 요원들이 범인을 추격해 구금했다”면서 “그러나 판사의 공무방해는 공공에 대한 위험을 높였다”고 주장했다.


AP에 따르면 두건은 앞서 이날 오전 연방 시설에 구금됐다가 법원에 모습을 드러냈고, 이후 석방됐다.

두건 측 변호인은 판사의 심리에서 “두건 판사는 진심으로 후회하고 있고, 자신의 체포가 부당하다고 주장한다”면서 “이(체포)는 공공의 안녕을 위해 이뤄진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두건 판사 체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 이민자 추방에 맞서 재판에서 잇달아 트럼프 행정부가 패소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행정부와 사법부 간 긴장이 고조될 수밖에 없게 됐다.


법무부는 특히 연방 당국의 이민자 문제에 관해 협조하지 않는 지역 관리들은 그 누구라도 수사를 받게 될 것임을 거듭 강조해 왔다.

두건 판사 체포로 이어진 사건은 미 이민국 요원들이 법정 밖에서 불법 이민자 체포를 위해 대기하면서 시작됐다.

판사는 자신이 담당하는 사건의 남성을 요원들이 체포하기 위해 법정 밖에 대기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눈에 보일 정도로" 화를 냈다. 그는 이 남성이 체포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판사들이 사용하는 문’을 통해 퇴정하도록 지시했다.


FBI에 따르면 연방 이민국 직원 6명이 가정폭력 예비 심문을 받기로 한 이 남성을 심문 뒤 체포할 계획이었다.

멕시코 출신의 플로레스-루이스는 이미 2013년 추방 명령이 떨어졌고, 애리조나를 통해 멕시코로 추방된 바 있다. 그러나 이민당국은 그가 다시 미국에 불법 입국했다는 사실을 인지했다. 플로레스-루이스가 최근 체포되면서 찍은 지문과 사진으로 이를 확인했다.

기소장에 따르면 이민국 요원들은 지난 18일 밀워키 법원에 평범한 사복을 걸치고 도착했고, 법원 경비원들에게 신분증을 보여주며 체포를 위해 법원에 왔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들은 법원에 파견된 밀워키 카운티 보안관국 일일 책임자도 만났고, 이 책임자는 법원 예비 심문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라고 말했다.

그러나 두건 판사는 이민국 요원들이 자신이 담당하는 사건 피고인을 체포하려 한다는 소식에 분노해 그를 판사들만 출입하는 통로로 빼돌렸고, 이번에 체포됐다.

밀워키를 지역구로 둔 그웬 무어 민주당 하원 의원은 성명을 통해 두건의 체포는 ‘경악할 일’이라면서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모든 과잉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무어 의원은 “연방 법 집행 당국이 공동체 내부에까지 침투해 판사를 체포한 것은 심각한 사안으로 높은 법적 잣대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런 불법 행위 증가에 심각히 우려하고 있다”면서 “특히 이민관세국(ICE)이 법원의 권위에 도전하고 헌법을 무시하는 행태에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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