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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윤희숙 사죄, 국민의힘 '尹과 절연' 물꼬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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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윤희숙 사죄, 국민의힘 '尹과 절연' 물꼬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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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숙 국민의힘 여의도연구원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윤희숙 국민의힘 여의도연구원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어제 공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6·3 대선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후보 당선을 기대하는 응답자는 44%, 국민의힘 후보 당선을 기대하는 응답자는 32%였다. 대선 캐스팅보트인 중도층 응답자 사이에선 49% 대 20%로 훨씬 크게 벌어졌다. 국민의힘이 자초한 격차다. 헌법재판소 탄핵 인용 결정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지 3주가 지났음에도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겠다는 의지가 별로 없어 보인다. 대선후보 경선이 ‘찬탄 대 반탄’ 구도가 된 것이나, 윤석열 정권 국정 2인자인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것 모두 국민의 건전한 양식에 부합하지 않는다. 중도층 민심을 스스로 밀어내는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윤희숙 여의도연구원장이 24일 정강·정책 방송 연설에서 “국민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권력에 줄 서는 정치가 계엄과 같은 처참한 결과를 낳았다”고 참회한 것이 당 차원의 자성과 쇄신 물꼬를 틔울지 주목된다. 윤 원장은 여당 시절 국민의힘이 윤 전 대통령의 힘을 앞세운 반민주적 정치에 순응한 것을 조목조목 반성했다. 이 같은 목소리가 이제야 나온 것이야말로 국민의힘이 왜 깊은 위기에 빠졌는지를 보여준다.

탄핵 찬성파를 배신자라고 매도했던 국민의힘이 윤 원장 반성에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로 바뀐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전반적으로 취지에 동의한다”면서 “건강한 당정관계를 구축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다. 반탄 대선주자인 김문수 경선후보도 “절박한 심정에서 나온 간절한 목소리”라고 했다. 싸늘한 민심을 체감하며 윤 전 대통령을 끊어내지 않고는 당과 보수의 미래가 없음을 뒤늦게 인식해서일 것이다.

윤 원장에 이어 더 많은 반성과 참회가 이어지고 당이 환골탈태 수준의 개혁을 약속하기 바란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국민의힘이 민심을 회복해 5년 만에 정권을 다시 잡은 것은 탄핵에 대해 명확한 태도를 취한 덕분이었음을 명심해야 한다. "정권 재창출은 어려우니 당권이나 잡자"거나 "함부로 '찬탄'을 했다가는 다음 선거 공천이 위험하다"는 보신주의는 보수 궤멸을 재촉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