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당원게시판, 한 후보 가족 범인인가”
한동훈 “익명게시판 확인, 민주주의자 맞느냐”
한동훈 “익명게시판 확인, 민주주의자 맞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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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 채널A스튜디오에서 국민의힘 대선 2차 경선 진출자인 한동훈·홍준표 후보가 기념 촬영 후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홍준표·한동훈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은 25일 박근혜 전 대통령 사법 절차를 놓고 날을 세웠다. 홍 후보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 징역 35년을 구형해 감옥에 보냈다”고 공격하자 한 후보는 “본인이야말로 박 전 대통령 석방에 반대한 사람”이라고 반박했다.
두 후보는 이날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 채널A스튜디오에서 홍 후보 주도의 국민의힘 2차 경선 맞수 토론에서 서로를 지목하며 3시간 내내 격앙된 토론을 벌였다. 홍 후보는 “한 후보는 박근혜 탄핵 이후 수사를 맡아 징역 35년을 구형하고 감옥을 보내고, 적폐수사한다고 굉장했다”며 “이번에는 윤석열 탄핵을 주도한 인물로 본다. 뿐만 아니라 계엄 원인 인물로 본다”고 공격했다.
한 후보는 “2017년 8월17일 홍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 당시 석방 요구에 관한 질문을 받았을 때 ‘국정을 잘 못 운영한 그 벌을 받고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마치 박 전 대통령이 겪은 문제에 반대하는 것처럼 말씀하시지만 오히려 구속된 이후에 석방조차도 본인은 반대하셨지 않냐”고 반문했다.
홍 후보는 “터무니없이 되받으니 짜증 난다”며 “박 대통령을 구속해서 터무니없이 35년 구형한 사람의 입장을 물었다. 답변을 하지 않고 엉뚱한 소리를 하니 짜증 난다”며 언성을 높였다. 또 “석방 반대한 일 없다”고도 말했다. 한 후보가 “잘못 말하면 문제 된다”며 재차 추궁하자 홍 후보는 “국정을 잘못한 벌로 받고 있다가 탄핵됐고 수사받고 있다는 게 틀린 말이냐. 석방할 권한이 있었냐”며 “그때 법무부에서 다 했다”고 답했다.
주도권을 잡은 홍 후보는 한 후보를 향해 “한 후보는 윤석열 아바타”, “김건희 여사를 형수님이라고 부르지 않았느냐”, “김 여사는 해외 순방 때마다 넥타이를 두 개 사서 하나는 ‘동훈이 준다’며 자랑하고 다녔다”며 윤 전 대통령 부부와 한 후보의 오랜 인연을 물고 늘어졌다.
이어 홍 후보는 “계엄 해제와 탄핵을 주도하는 등 배신을 통해서 대통령과 차별화하겠다는 것”이라며 “차기 (대통령을) 노리고 벌써 대통령과 차별화하겠다는 생각이지, 국민을 위해 직언했다고 보지 않는다”고 규정했다.
한 후보는 “정권이 3년 넘게 남았는데 의도적으로 차별화해서 다음 후보가 되겠느냐”며 “오히려 홍 후보야말로 다음 대선 위해서 대통령 옆에 붙어서 아부하는 길 택한 것 아니냐”고 맞섰다. 또 “예전에는 검사 때는 (김 여사를 형수님이라고) 부른 적 있지만 최근 들어와서는 그러지 않았다”며 “최근에 부부 동반으로 식사하신 건 홍 후보잖나. 저는 부부 동반 식사해 본 적도 없다. 더 가까우신 것 아니냐”고 되받아쳤다.
홍 후보는 “형수라 부르고 친하게 지내고 카톡 주고받은 게 한두 건이냐. 아이폰 비밀번호를 공개하지 않은 것도 이 때문 아니냐”며 “형수라고 하면서 못 되게 하는 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와 똑같다”고 비판했다.
한 후보는 “넥타이를 받으면 계엄을 옹호해야 하냐. 뭘 주고 잘해주면 국민이 아니라 그 사람 위주로 정치해야 하느냐”며 “그렇게 정치 안 하겠다. 그런 정치 경험을 따르지 않고 국민만 보고 따르겠다”고 홍 후보에 선을 그었다.
홍 후보는 ‘당원게시판’ 논란도 거론했다. 홍 후보가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내외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글이 게재됐다. 한 후보 가족이 범인인가 아닌가 대답해 보라”고 하자 한 후보는 “계엄은 도망 다니면서 게시판에 진심인 게 황당하다”고 답했다.
이어 한 후보는 “아직도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가 성역이라고 생각하느냐. 당원 게시판, 익명게시판에 대통령 부부와 당 대표를 비판하면 안 되느냐”며 “홍 후보가 생각하는 정치가 이런 것이냐.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를 선거 중심으로 가져오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한 후보가 즉답을 회피하자 홍 후보는 “한 후보 이름으로 199개 등 비방글이 1106개가 있다”며 “내 가족이 아니라고 하면 간단할 걸 말 못하느냐”고 몰아붙였다. 한 후보는 “저는 ‘김옥균 프로젝트’로 저를 찍어내려는 공작 돌아간 거 알고 있다. 진짜 이상한 건 대구 시장이 거기 앞장섰다는 것”이라며 “홍 후보는 누구 얘기를 듣고 뛰어들었나. 10~11월에 페이스북 글을 왜 자꾸 올렸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후보의 거듭된 확인에 한 후보는 “당원이 익명으로 보장돼서 게시판에 쓴 글은 확인할 필요가 없다”며 “우리는 민주주의자기 때문에 그렇다. 익명이 보장되니 자유로운 의견 개진하는 거다. 맞냐 아니냐고 묻는 홍 후보가 민주주의자인지 묻고 싶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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