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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습 깼지만 누구도 막지 않았다…교황 관 앞에 선 '40년 지기' 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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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 안치된 프란치스코 교황의 관 가까이에서 주느비에브 제넹그로 수녀(오른쪽)가 마지막 기도를 올리고 있다. 주느비에브 수녀는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과 40년 가까이 오랜 우정을 이어온 사이다./AFPBBNews=뉴스1


보안 구역인 프란치스코 교황 관 근처까지 다가와 특별한 마지막 인사를 전한 인물이 포착돼 화제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관이 바티칸(교황청) 성 베드로 대성당에 안치된 첫날인 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간) 교황의 관 바로 앞에서 인사를 건네는 사람이 포착됐다. 바로 교황의 40년 지기이자 프랑스계 아르헨티나 수녀인 81세 주느비에브 제넹그로 수녀다.

24일 AFP통신, 메트로 등 외신에 따르면 주느비에브 수녀는 이날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을 찾아 교황의 관 가까이에서 절친했던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남색 수도복을 입고 파란색 스카프를 두른 모습의 주느비에브 수녀는 잠든 교황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며 그의 영원한 안식을 비는 마지막 작별 기도를 올렸다. 그는 기도 중 눈물을 터뜨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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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 안치된 프란치스코 교황의 관 가까이에서 주느비에브 제넹그로 수녀(오른쪽)가 마지막 기도를 올리고 있다. 주느비에브 수녀는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과 40년 가까이 오랜 우정을 이어온 사이다./AFPBBNews=뉴스1


교황의 관은 보안상 이유로 추기경·신부 등만 가까이 접근이 가능한 제한 구역으로, 일반 조문객은 관에 둘러싸인 붉은 띠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작별 인사를 해야 한다.

그러나 주느비에브 수녀가 기도하는 동안 주변을 오간 그 누구도 그의 마지막 인사를 방해하지 않았다. 심지어 한 보안요원은 주느비에브 수녀를 가까운 자리로 안내해주기도 했다. 이는 주느비에브 수녀와 프란치스코 교황의 깊고 오랜 우정을 생각한 교황청의 배려였다.


주느비에브 수녀는 교황이 베르골리오 추기경으로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대주교였을 때 처음 만난 사이로, 교황이 '말썽꾸러기'(L'enfant terrible)라는 별명으로 불렀을 만큼 절친한 사이였다.

두 사람은 취약 계층에 대한 헌신, 아르헨티나 독재정권에 대한 상처 등을 공유하며 40년 가까이 우정을 이어왔으며 2013년 교황 즉위 이후로도 돈독한 사이로 지냈다.

현재 이탈리아 로마에 사는 주느비에브 수녀는 56년 넘게 국제수도회 '예수의 작은 자매회'[the L]ttle Sisters of Jesus) 소속으로 사회적 소외 계층을 위해 헌신해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23년 주느비에브 수녀가 바티칸에 데려온 노숙자, 성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들과 점심을 함께 했으며, 지난해 7월에는 주느비에브 수녀의 인도주의 활동을 치하하기 위해 로마 오스티아에 방문하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부활절 이튿날인 지난 21일 오전 7시 35분 88세 일기로 선종했다. 교황은 지난 2월부터 기관지염을 앓다 지난 2월 14일부터 이탈리아 로마 제벨리 병원에 입원했으며, 폐렴 진단받은 후 한 달 넘게 치료를 받은 바 있다.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23일부터 일반 조문을 받은 후 약 6만1000명이 조문을 다녀갔으며, 끝없는 조문 행렬로 대성당은 밤샘 개방을 이어갔다. 장례식은 오는 26일 오전 10시(한국 시간 오후 5시) 엄수된다. 교황은 장례 미사 후 유언에 따라 로마의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에서 영면에 든다.

이은 기자 iame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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