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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대표 깐족댔다" "尹에 아부만"…한동훈-홍준표 '끝장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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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25일 오후 종로 동아미디어센터 채널A 오픈스튜디오에서 국민의힘 대선 2차 경선 진출자인 한동훈, 홍준표 후보가 토론장에서 방송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2025.04.25.



국민의힘 대선 후보 2차 경선 일대일 토론의 주요 관전포인트였던 홍준표-한동훈 예비후보 간 토론이 시작부터 네거티브 공방에 집중됐다. 홍 후보는 한 후보를 향해 당 대표로서 12·3 비상계엄 책임과 당원 게시판 의혹 등을 따져 물었다. 한 후보는 과거 홍 후보가 SNS(소셜미디어)에서 이재명 후보 부부의 법인카드 유용 혐의를 두둔한 점, 과거 여성 비하 발언 등을 두고 반격했다.

두시간 넘게 치열한 공방을 벌이던 두 후보는 토론 막바지엔 △AI(인공지능) 투자 △전술 핵무장론 △사형집행 부활 △대통령 집무실 청와대 이전 등 정책 이슈를 두고 공감대를 이뤘다.


洪 "尹부부 당게 작성, 가족인가", 韓 "익명 확인 필요 없어"

홍 후보는 25일 오후 국민의힘 2차 경선 절차로 진행된 맞수 토론회에서 "제가 당 대표였다면 비상계엄이 일어나지도 않고 탄핵도 안 일어났다"라며 당시 당 대표였던 한 후보의 책임론을 부각했다.

홍 후보는 "계엄의 원인을 보면 대통령이 제일 잘못했다"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정치력 부재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 다음 야당의 폭거가 있었고 당 대표가 사사건건 시비 걸고 깐족대고 하니 대통령이 (계엄을 안 하고) 참을 수 있었겠나"라고 한동훈 후보를 공격했다. 이어 "제가 당 대표면 아무리 속상해도 정국을 안정시키려 했을 것이고 야당과의 대화 타협으로 국정을 이끌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한 후보는 "홍준표 후보처럼 대통령 옆에서 아부한 사람들에게 책임이 있다"며 "보수정당은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맞섰다.

또 홍 후보는" 지도자의 품성 문제를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지난해)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글이 게재됐다"며 "한 후보 가족이 범인인지 아닌지 우선 대답해보라"고 했다. 한 후보는 "아직도 윤석열과 김건희가 성역이라 생각하는가"라며 "익명게시판에 대통령 부부를 비판하면 안 되는가. 홍 후보가 생각하는 정치가 그런 것인가"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홍 후보도 물러서지 않고 "비난 글을 쓴 게 가족이 아니면 아니라고 하라"고 했고 재차 목소리를 높였고 한 후보는 "당원들이 익명으로 쓴 건 확인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김건희 여사가 해외 순방 때마다 넥타이 2개를 사서 하나는 동훈이 준다고 자랑하고 다녔다"면서 그러나 한 후보가 "계엄 해제, 탄핵 주도의 배신을 통해 윤 전 대통령과 차별화하겠다는 것은 개인의 차기 대선을 노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한 후보는 "홍 후보는 누가 넥타이 주면 그 사람 잘못을 그냥 따라가 주는가. 넥타이 받으면 계엄 옹호해야 하는가"라며 "누가 후보한테 뭐 주고 잘해주면 후보는 국민이 아니라 그 사람 위주로 정치해야 하는가"라고 반박했다 이어 "그게 홍 후보가 말씀하신 정치 경험이라면 그런 정치 경험을 따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한 후보는 홍 후보를 향해 "코를 땅에 박을 정도로 90도로 아부한다"며 "코박홍"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홍 후보는 "윤 전 대통령이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 왔을 때 45도로 절한 일을 좌파 매체에서 코박홍이라고 이름 붙인 것"이라며 "이게 아부하는 건가. 대통령에 대한 존경"이라고 응수했다.

홍 후보의 과거 SNS 게시글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한 후보는 "작년 11월 페이스북에 이재명 후보· 부인 김혜경 법인카드 관련 혐의에 대해 꼭 기소해야 옳았는지에 대해 글을 썼다"며 문제 제기했다. 이에 홍 후보는 "(관련 수사가) 치사했단 것이다. 대장동 사건으로 수사를 잘하지 못해서 검사 200명 갖고 (사건을) 못털고 할 것 없으니 온갖 사소한 것을 잡아서 터는 게 수사비례 원칙에 맞냐는 것"이라고 답했다.


또 홍 후보의 과거 여성 비하 발언도 도마 위에 올렸다. 한 후보는 "'여성 최고위원에게 여자는 밤에만 쓰는 것' '주막집 주모' 등 말씀하신 적 있는가"라고 물었고 홍 후보는 "그런 말 한 적 없다"며 "주막집 주모는 말했다"고 밝혔다.


洪 "AI 200조원 투자, 이재명이 100조원 하니 2배?" vs 韓 "민간과 합쳐서"

두 사람은 AI 투자, 전술 핵무장론 등 정책 이슈를 두고서도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먼저 홍 후보는 AI 투자와 관련해서 한 후보에 "(한 후보 공약대로) 5년 200조원을 투자하면 1년에 40조~50조원을 투자해야 한다"며 "200조원을 투자하는 건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이 100조원을 하니까 (투자 규모를) 두 배로 한단 생각 아니냐"고 했다. 이에 한 후보는 "200조원을 모두 국가예산으로 마련한다는 것이 아니다. 국가예산·매칭펀드·민간금융 지원을 합해서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며 "AI 3대 강국이 되기 위해선 파격적이고 집중하는 투자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의 국내 주식시장 밸류업(기업가치제고) 정책을 두고도 두 후보의 생각이 갈렸다. 사회자가 OX퀴즈로 "이재명 후보의 코스피 5000시대를 열겠다고 했는데 내가 더 잘할 수 있다"라고 묻자 한동훈 후보는 '○'(그렇다)를 택했고 홍준표 후보는 '무응답'을 골랐다.

한 후보는 "국장(국내 주식시장)을 활성화한 것이 (코스피) 우상향의 길이다. 이를 위해 많은 정책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홍 후보는 "황당한 공약을 안 했으면 한다. 코스피가 5000이 되려면 시장 흐름에 따라 올라가야 한다"며 "코스피 시장이 낮은 이유는 전부 코리아 디스카운트 때문이다. 안보 불안이 없어지면 증권시장이 활성화된다"고 했다.

북핵 대응 문제에도 날 선 신경전이 이어졌다. 홍 후보가 "북핵 대응은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묻자 한 후보는 "핵무장을 하려면 NPT(핵확산금지조약)를 탈퇴해야하고 경제 분야 등 엄청난 제재를 받을 것"이라며 "농축 재처리 기술을 갖고 잠재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에 홍 후보는 "핵무장이 아닌 핵균형을 우선시하는 것"이라며 "핵 공유를 하든지 전술핵 재배치를 하든지 균형을 이뤄지면 평화가 올 것"이라고 했다.

같은 검사 출신인 두사람은 수사 구조 재편에 대한 의견도 주고받았다. 홍 후보는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폐지하고 국가수사국을 둬야한다"며 "검찰은 공소 유지와 보완 수사건만 갖고 영장 청구도 검사와 사법경찰관이 동시에 할 수 있도록 하는 취지의 개헌을 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공수처 폐지가 우선이다. 검찰 수사권 조정 문제는 언제든 할 수 있는 이야기"라며 "국민 입장에선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이전 보다 사건 처리 속도가 늦어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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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25일 오후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 채널A스튜디오에서 국민의힘 대선 2차 경선 진출자인 한동훈, 홍준표 후보가 기념촬영 후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2025.04.25. /사진=




洪 "후반부로 가니 화기애애" 韓 "웃으면서 끝내는 게 좋지 않나"

약 3시간 동안의 일대일 토론 막바지에 접어들며 두 사람은 흉악범 사형 집행·대통령 집무실 청와대 이전 등을 두고 의견이 일치하는 모습도 보였다.

홍 후보가 흉악범에 대한 사형 집행 입장을 묻자 한 후보는 "미국·일본·대만도 사형을 집행한다"며 "그런 점에서 큰 결단이 필요하다. (법무부 장관 시절) 사형 집행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준비했었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유영철·강호순 등은 수십명을 살육한 살인마다. 그런 사람이 살아있다는 건 법 감정에도 맞지 않는다"며 "대통령이 되면 6개월 내로 사형집행을 반드시 할 것"이라고 했다.

홍 후보가 "1년에 수능(대학수학능력시험)을 2번 치러 좋은 점수로 대학에 가게 하자"고 말하자 한 후보는 "수능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방식에 동의한다. (입시 과정에서) 공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건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했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두고서도 두 사람 입장은 같았다. 한 후보는 "용산 대통령실에서 근무하다가 개인적 생각으론 청와대로 (이전이 적절하다)"고 말했고 홍 후보는 "청와대 복귀가 맞다. 보안구역을 축소하고 리모델링해서 복귀하는 게 (맞다)"고 했다.

홍 후보가 "(토론) 후반기로 가니 안 싸우고 화기애애하다"고 말하자 한 후보는 "마지막에 웃으면서 끝내는 게 좋지 않냐"고 화답했다.

유재희 기자 ryuj@mt.co.kr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김훈남 기자 hoo13@mt.co.kr 안재용 기자 po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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