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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리 닮은 로봇이 폴짝…美 MIT, 곤충 크기 초소형 로봇 개발

이데일리 김범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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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 다리로 접지 탄성 얻고 날개로 방향·균형 조절
붕괴 건물 비좁은 곳까지 들어가 생존자 탐지 등 활용
국내서도 의료·과학·국방 활용 초소형 로봇 연구 박차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이 곤충 크기의 초소형 로봇을 개발하고 상용화에 나선다. 국내에서도 의료와 국방 등 다양한 분야에 초소형 로봇을 활용하기 위한 연구·개발(R&D)이 한창이다.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연구진이 개발한 곤충 모양의 초소형 점프 로봇.(사진=MIT News)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연구진이 개발한 곤충 모양의 초소형 점프 로봇.(사진=MIT News)


25일 MIT 소식지에 따르면 MIT 연구진은 적은 에너지를 사용하면서도 높은 장애물이나 경사로 혹은 고르지 않은 표면을 뛰어넘을 수 있는 곤충 모양 점프 로봇을 이달 새롭게 선보였다. 이 로봇은 초당 약 30㎝ 측면 속도로 본체보다 4배 높은 약 20㎝를 공중으로 뛰어오를 수 있고, 기존 드론 등 비행 로봇보다 약 60% 적은 에너지를 소비한다.

흡사 잠자리 형태를 띤 이 점프 로봇은 성인 엄지손가락보다 작고 페이퍼 클립보다 가볍게 제작됐다. 접지면 반발력을 이용하는 스프링 다리와, 날개 4개로 방향을 제어하는 모듈을 가지고 있다. 지진 후 붕괴된 건물 등에서 생존자를 찾기 위해 기존 로봇이나 드론이 접근할 수 없는 깊숙하고 비좁은 곳까지 들어갈 수 있다.

해당 MIT 연구진은 점프 로봇이 도약을 통해 에너지 효율성 측면에서 많은 이점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지면에 떨어진 높이에서 발생하는 위치에너지가 로봇이 낙하하면서 운동에너지로 변환한다.

이 운동에너지가 지면에 닿으면 다시 위치에너지로 변환되고, 상승하면서 다시 운동에너지로 변환된다. 이 과정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로봇에 볼펜 스프링 구조와 유사한 압축 스프링으로 만든 탄성 다리를 장착했다. 로봇이 지면에 닿으면 스프링이 하강 속도를 상승 속도로 변환한다.

지면과 접촉할 때 손실되는 소량의 에너지를 보상하고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곤충 날개 모양으로 펄럭이는 모듈을 함께 활용한다. 날개는 부드러운 액추에이터(구동기)와 인공 근육으로 이뤄져 지면과의 반복적인 충돌에도 손상 없이 견딜 수 있는 내구성을 갖췄다.


로봇이 점프하면 공중을 활공하면서 탄도 궤적을 따라간다. 궤적 정점에서 로봇은 착륙 위치를 추정하고, 목표 착륙 지점을 기준으로 컨트롤러가 다음 점프를 위한 이륙 속도를 계산한다. 공중에 떠 있는 동안 로봇이 날개를 펄럭이며 방향을 조정하고 적절한 각도와 축으로 지면에 닿을 수 있도록 움직이는 구조다.

연구진은 MIT 소식지를 통해 “곤충 모양 점프 로봇의 곡예비행을 시연하며 민첩성을 입증했고, 공중 드론에 뛰어올라 협동 작업에 유용할 수도 있다”며 “앞으로 로봇이 실험실 밖에서 자율적으로 점프할 수 있도록 배터리와 센서 및 기타 회로를 설치하고 무거운 짐을 운반할 수 있는 기능을 탑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초소형 소프트 로봇 그리퍼.(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초소형 소프트 로봇 그리퍼.(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내에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2021년 아주대 자연모사연구실 한승용·강대식·고제성 교수 연구팀은 사람 손 모양을 한 초소형 소프트 로봇 그리퍼를 개발했다. 직경 3㎜ 정도의 달팽이 알에 열을 가해 부화시키고 심장 박동수도 측정했다. 아주 얇은 은나노선과 레이저 공정으로 센서의 크기를 줄여 로봇의 크기를 길이 5㎜ 이하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2022년 조진한 고려대 교수 연구팀과 고제성 아주대 교수 연구팀은 고전도·고신축성 하이드로젤 전극을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해 고성능·저전력 연성 구동기와 초소형 수상 로봇을 개발했다. 하이드로젤은 기능성과 자극 응답성이 우수해 차세대 초소형 로봇 구동기 핵심 재료로 주목받는다.

고려대 안암병원 연구진이 개발한 초소형 로봇 내시경 기기가 암 병변을 제거하는 모습.(사진=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고려대 안암병원 연구진이 개발한 초소형 로봇 내시경 기기가 암 병변을 제거하는 모습.(사진=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지난해 고려대 안암병원은 김상현·최혁순·금보라 소화기내과 교수, 고려대 공대, 엔도로보틱스 공동 연구진이 위장관 치료를 위한 초소형 로봇 내시경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직접 시술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내시경에 탈부착할 수 있는 초소형 로봇을 활용해 위와 대장 병변의 내시경 점막하절제술을 수행한 동물실험 결과, 기존 시술보다 조직을 절개하는 속도가 2배 이상 빠르고 합병증이 적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지난해 국방기술진흥연구소는 LIG넥스원, 서울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과 함께 ‘초소형 지상로봇 군집운용 통제기술 무기체계 패키지형 핵심기술 과제’에 착수했다. 개미나 벌 같은 곤충 등 초소형 생체를 모방한 기술을 로봇에 적용해 군집으로 운용하는 것이 사업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