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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사우디에 'F-35 포함' 미국산 무기 다시 팔 듯… '144조원 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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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임기 때 '예멘 내전 개입'
'언론인 암살'로 무기 수출 제동
한국일보

2017년 5월 20일 사우디 리야드를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대통령이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악수하고 있다. 리야드=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에 최소 1,000억 달러(약 144조 원) 규모의 미국산 무기 판매 의사를 타진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여기에는 사우디가 수년간 관심을 보여온 F-35 전투기도 포함됐다.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배후로 사우디 정부가 지목되면서 조 바이든 전임 정부에서 중단되다시피 했던 양국 간 무기 거래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재개되는 분위기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달 중순으로 예정된 사우디 방문에서 ‘1,000억 달러가 넘는 무기 패키지 제공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언급된 무기 패키지에는 미 최대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의 F-35 전투기, C-130 허큘리스 수송기를 비롯해 RTX(레이시온), 보잉, 노스럽그러먼, 제너럴 아토믹스 등이 생산하는 무기체계가 포함됐다. 또 이들 업체 경영진이 미국 대표단에 합류해 사우디를 방문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에 이어 이번에도 사실상 첫 해외 순방지로 사우디를 낙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으로 사우디 방문에 앞서 장례식 참석차 바티칸을 먼저 찾게 됐지만 정식 외교 목적의 순방은 아니기 때문이다. 통상 미국 대통령들이 첫 해외 순방지로 영국을 찾는 것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도 사우디를 각별히 챙겼다.

사우디에 무기 수출, 관계 개선 신호탄


이 때문에 사우디 방문을 계기로 한 무기 수출 재개는 양국의 관계 개선 신호탄으로 여겨진다. 사우디는 과거 미국의 최대 무기 수출국이었다. 2017년 트럼프 1기 때도 사우디와 1,100억 달러 규모의 무기 판매 협정을 체결했다. 2019년 미 의회가 카슈끄지 암살 등을 이유로 사우디 무기 수출에 제동을 걸었을 때도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를 패싱하고 무기 판매를 승인했다.

그러나 2021년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사정이 달라졌다. 카슈끄지 암살과 함께 예멘 내전 개입을 이유로 사우디에 F-35 전투기 등 공격형 무기 수출을 차단하겠다고 선언했고 양국 관계는 경색됐다.


무기 수출이 성사되면 사우디는 당시에 제때 공급받지 못했던 F-35 전투기를 손에 쥐게 된다. 미국은 아무리 우방국이라 해도 F-35 수출 조건을 깐깐하게 따지는 것으로 유명하다. 2019년 기술 유출 등의 우려로 튀르키예에 팔기로 했던 F-35 인도를 중단한 것이 대표적이다. 그만큼 성능이 우수하다는 이야기다.

트럼프 대통령도 ‘오일머니 투자 유치’란 성과를 챙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한 달 반 안에 사우디를 찾겠다”며 1기 방문 당시 사우디가 미국에 4,500억 달러를 투자한 사실을 언급한 뒤 “이번에는 미국 기업에 1조 달러를 투자하면 가겠다고 했더니 그들(사우디)이 동의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