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25일 서울 여의도 선거사무소에서 공동주택 층간소음 방지 의무화 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를 2명으로 압축하는 2차 컷오프(예비경선)가 임박하면서 각 후보가 총력전을 펴고 있다. 25일 오후 3시간 연속 맞수토론을 벌이는 한동훈·홍준표 후보에게 시선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김문수·안철수 후보도 종일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안 후보는 이날 오후 경기 성남시 판교역 인근 광장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와 함께 ‘AI(인공지능) 기술패권’을 주제로 1시간 30분가량 대담했다. “화끈하게 포옹하고 시작하자”라는 진행자의 주문에 따라 두 사람은 대담 시작 전 환한 얼굴로 끌어안았다. 2023년 11월 서울 여의도의 한 복국집 가벽 사이로 신경전을 벌이는 등 오랜 기간 정치적 앙숙이었던 두 사람의 반전 모습이었다.
두 사람의 대담은 안 후보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이 후보를 향해 “저와 같은 이공계 아닌가. 기회를 만들어 AI 관련한 토론을 하자”고 제안했고, 이 후보가 수락해 이뤄졌다. 안 후보는 서울대 의대를 나와 안랩을 키워냈고, 이 후보는 서울과학고를 나와 하버드대에서 컴퓨터과학과 경제학을 전공했다.
두 사람이 만난 곳도 이과 출신 직장인이 많은 판교였다. 안 후보의 지역구에 속한 판교는 정보기술(IT) 업체가 밀집해 있다. 이런 상징적인 곳에서 두 사람이 만난 건 두 사람의 이해관계가 일치하기 때문이다. 두 사람을 제외하곤 주요 대선 주자가 모두 문과 출신인 상황에서 상대적 강점을 드러내기 좋은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보수 진영 후보로서 주목도를 높이려는 측면도 있다.
안 후보는 이날 대담에서 “어렵게 발걸음해주신 이 후보를 정말 환영한다”며 “이공계끼리 앞으로 어떤 기술이 우리를 먹여 살릴지 얘기를 나눠보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저랑 안 후보랑 이렇게 생각이 비슷했나 싶다. 좀 더 일찍 만났으면 좋았겠다”라며 “전적으로 제 잘못인 것 같다”고 했다.
김문수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강용석의 인싸IT, 고성국TV, 이봉규TV, 주간 박종진’ 등 보수 유튜버와 ‘자유우파 유튜브 공동 대담’을 진행했다. 2차 컷오프 조사의 당원 반영 비중이 절반에 달하는 만큼 강성 보수층에 어필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김 후보는 “부정선거를 안 당할 자신 있느냐”는 이봉규씨의 질문에 “안 당할 자신은 많다”며 “선관위를 100% 안 믿는다. 당선되면 선관위를 대대적으로 개혁하겠다”고 말했다. “윤심(尹心)과 광화문 세력을 합치기 위한 조율이나 물밑 작전이 있느냐”는 질문엔 “같이 대담하는 자체가 광화문의 뜻, 국민의 뜻, 민심을 같이 공감하고 함께 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 후보는 앞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선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에 대해 “찬성하지 않는다”면서도 “단순히 ‘계엄은 문제 있었으니 사과하자’, ‘탄핵당했으니 사과하자’ 이런 간단한 오엑스(OX)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김 후보는 전날 윤희숙 여의도연구원장이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의 과오에 대해 사과한 것을 두고선 “우리 당은 폭넓은 용광로처럼 다양한 분들이 와서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다”며 “윤 원장의 목소리에 대해 누군가는 좋아할 수도 있고 싫어할 수도 있지만 우리 당은 변해야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취재진과 만나 “전반적으로 (윤 원장 발언) 취지에 동의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당원 투표 선거인단 확정=국민의힘은 이날 대선 후보 2차 경선 당원 투표에 참여할 선거인단을 76만5천773명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김문수·안철수·한동훈·홍준표 후보(가나다순)가 경쟁하는 2차 경선은 ‘선거인단 투표 50%, 일반국민 여론조사 50%’ 방식으로 진행된다. 선거인단 투표는 모바일 투표와 자동응답(ARS) 전화 방식으로 27∼28일 진행된다. 2차 경선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같은 방식으로 1·2위 득표자 간 결선 투표를 진행한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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