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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죄 피고인 윤석열 대통령 대리인단인 김계리 변호사가 3월25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11차 변론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 변호인단이자 최근 ‘윤어게인’ 신당 창당에 나섰던 김계리 변호사가 국민의힘 안팎의 친윤 인사들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내용의 통화 녹취가 공개됐다.
25일 인터넷 매체 서울의소리가 공개한 김 변호사와 극우 유튜버 안정권씨 사이의 통화 녹취를 들어보면, 김 변호사는 강성 친윤계로 분류되는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을 “개XX”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윤 의원이 윤 전 대통령 지지를 표방하는 외곽 조직을 자신의 들러리처럼 세우는 데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추정된다. 김 변호사는 “윤상현이 ‘내가 윤심이다’ ‘윤어게인의 적통자다’ 이 지X 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서울의소리는 해당 통화가 언제 이뤄졌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다.
김 변호사는 특히 윤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대학생들이 정치권 토론회에서 소모적으로 활용됐다며 분개했다. 지난 1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와 윤 의원의 공동주최로 열린 ‘자유민주주의와 청년의 미래를 위한 2030세대 토론회’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토론회에는 윤 전 대통령 관저 퇴거 당시 대통령실 요청을 받아 앞줄에 도열했던 ‘자유대학’ 소속 대학생들이 참석했는데, 다른 정치권 인사들에 견줘 발언권이 크게 주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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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 변호인단이자 최근 ‘윤어게인’ 신당 창당에 나섰던 김계리(맨 왼쪽), 배의철 변호사가 19일 윤 전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김계리 변호사 페이스북 갈무리 |
김 변호사는 “앞에 2시간 동안 윤상현이 (얘기하고) 이상하게 이영돈(PD)이 와서 XX놈이”라며 “애들은 30분밖에 얘기하지 못했지만 그 애들이 너무 똑똑해서 눈물, 콧물 흘리면서 울었다. 우린 체제 전쟁 중인데 얘네들을 그냥 죽일 수 없다는 게 윤 전 대통령의 생각이기도 하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저의 1차적인 목표는 그 아이들(자유대학)을 잘 키우는 것”이라며 “이 아이들이 지금 집회만 하다가, 윤어게인만 몇번 외치다가 그냥 정치권에서 소모돼서 사라지는 길은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윤 전 대통령의 40년 지기로 탄핵심판 변호인단으로 함께 활동했던 석동현 변호사에 대해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석 변호사가 윤 전 대통령 탄핵 심판 과정에서 탄핵에 반대하는 시민들을 중심으로 조직된 ‘국민변호인단’ 전면에 나서는 모양새가 부적절하다는 취지다. 석 변호사는 이 모임의 단장을 맡고 있다.
김 변호사는 “국민변호인단은 배의철 변호사가 만든 거고, 석동현은 나이가 많기 때문에 단장을 세운 것뿐”이라며 “(국민변호인단) 출범식할 때 그 X 같은 XX가, XX놈이 배의철이 다 한 건데, 중요한 사람이 나오면 (석 변호사가) ‘이건 내가 해야지’ ‘저건 내가 해야지’ 했다”고 했다. 그는 “저는 석 변호사를 전혀 좋아하지 않는다”며 “그래서 석 변호사도 이번에 잘라내려고 그러는 것”이라고 했다.
김 변호사는 정치권 밖의 윤 전 대통령 지지 세력을 규합해 세가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짚기도 했다. 그는 사견임을 전제로 “그 아이들(자유대학)을 시발점으로, 국민변호인단이 붙고, 일부 교회 세력이 붙고, 또 안정권이 붙고 그라운드(C)가 붙어주고 전한길이 붙고 이러면 수십만”이라며 “잘만 하면 어마어마한 숫자가 될 것이다. 그러면 국민의힘에서도 (윤 전) 대통령한테 함부로 못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앞서 윤 전 대통령 탄핵변호인단에서 함께 활동했던 배의철 변호사와 함께 윤어게인 신당 창당 계획을 발표했다가 국민의힘 쪽 항의를 받고 취소한 바 있다. 그는 당시 “저희는 국민의힘에 더 이상 기대할 것도, 기대할 수도 없다”며 불쾌함을 노골적으로 표시했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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