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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의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포스터./넥슨 제공 |
위메이드가 최근 중국 게임사로부터 지식재산권(IP) 로열티(사용료) 미지급에 따른 배상금을 받지 못해 “정부 차원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호소하면서 중국 게임 시장의 고질적인 리스크가 도마 위에 올랐다.
한국 게임사들은 중국 당국으로부터 외자 판호(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를 발급 받아야 중국에서 현지 배급사를 통해 게임을 출시할 수 있다. 진입 장벽이 높지만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중국에서 활발하게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중국 당국의 고강도 규제를 감당할 만큼 게임사 매출에서 중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25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게임이 흥행한 넥슨, 크래프톤, 스마일게이트의 실적이 개선됐다.
넥슨은 지난해 국내 게임사 중 처음으로 연 매출이 4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출시한 ‘던전앤파이터(던파) 모바일’ 중국판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넥슨의 지난해 매출에서 해외 비중은 56%였는데, 국가별로는 중국 시장이 42%로 가장 컸다.
던파 모바일은 넥슨 계열사 네오플이 만들었는데, 네오플은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인 1조3783억원을 기록했다. 1년 사이 매출이 56.4% 증가한 것이다. 네오플의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선 것은 2019년 이후 5년 만이다. 영업이익은 46.4% 늘어난 9824억원이었다. 회사 측은 매출의 93%에 달하는 1조2833억원이 현지 배급사 텐센트를 통한 던파 모바일 중국 서비스 로열티를 통해 벌어들였다고 밝혔다.
넥슨 전체 매출에서 네오플의 비중이 지난해 기준 34.3%에 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 내 던파의 성과가 실적 개선에 상당히 기여했다는 평가다. 실제 던파의 매출 90% 이상이 중국에서 나온다.
크래프톤도 ‘배틀그라운드’의 세계적인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 2조7098억원, 영업이익 1조1825억원을 기록,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인기 게임 ‘배틀그라운드’의 중국 모바일판인 ‘화평정영’이 2019년 출시 이후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업계에서는 화평정영이 지난 1월 중국 춘절 대규모 업데이트로 매출 특수를 누렸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크래프톤의 해외 매출 비중은 90%였는데, 인도와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이 84.7%에 달했다.
지난해 5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스마일게이트의 경우 대표작 ‘크로스파이어’와 ‘로드나인’도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했다. 특히 ‘크로스파이어’가 중국에서 장기간 선전하고 있다.
크로스파이어 개발사인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7.6% 증가한 718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그룹 전체 매출의 절반에 가까운 47.2%에 달한다.
국내 게임사들은 사업 다각화의 일환으로 북미, 동남아, 일본, 인도 등 다양한 지역으로 확장하고 있지만, 중국이 세계 2위 게임 시장인 만큼 중국 시장 의존도를 크게 낮추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간한 ’2024년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중국 게임시장 규모는 429억2700만달러(약 61조원)로 미국(459만5400만달러) 다음으로 컸다. 3위인 일본(183억6500만)과 4위 한국(160억6000만달러)과 비교해 거의 3배에 달하는 규모다.
중국은 한국 게임의 최대 수출국이기도 하다. 지난 2023년 한국 게임 수출 비중은 중국이 25.5%로 1위였고 동남아(19.2%), 일본(13.6%), 북미(14.8%)가 뒤를 이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판호 발급 불확실성, 로열티 미지급 등 리스크가 큰 시장이지만 그만큼 게임이 성공하면 수익도 크다”라며 “중국에서 흥행해야 게임사가 성공하는 시대는 지났지만 워낙 시장이 크기 때문에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하면서 사업을 전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재은 기자(jaeeunl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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