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브리핑(Debriefing:임무수행 보고):헤럴드경제 국제부가 ‘핫한’ 글로벌 이슈의리핑(Debriefing:임무수행 보고):헤럴드경제 국제부가 ‘핫한’ 글로벌 이슈의 숨은 이야기를 ‘속시원히’ 정리해드립니다. 디브리핑은 독자와 소통을 추구합니다. 궁금한 내용 댓글로 남겨주세요!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관세 드라이브로 글로벌 기업들도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의 첨예한 관세 전쟁으로 중국 항공사에 인도될 미국 보잉사의 항공기가 미국으로 되돌아갔고, 글로벌 최대 운송업체 DHL 익스프레스가 미국으로 향하는 고가 소포 배송을 멈추는 등 경영활동에 타격이 입고 있다.
더 복잡해진 통관 절차…DHL, ‘800달러 이상 화물 美배송’ 일시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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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미 성조기(오른쪽)과 중국 오성홍기가 나란히 펄럭이고 있다. [AFP]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관세 드라이브로 글로벌 기업들도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의 첨예한 관세 전쟁으로 중국 항공사에 인도될 미국 보잉사의 항공기가 미국으로 되돌아갔고, 글로벌 최대 운송업체 DHL 익스프레스가 미국으로 향하는 고가 소포 배송을 멈추는 등 경영활동에 타격이 입고 있다.
더 복잡해진 통관 절차…DHL, ‘800달러 이상 화물 美배송’ 일시중단
글로벌 특송기업 DHL 익스프레스(이하 DHL)는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내 개인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800달러(약 113만원) 초과의 글로벌 기업·개인간(B2C) 배송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최대 2500달러(약 356만원) 물품까지는 간단한 서류만으로 미국에 보낼 수 있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새 관세 정책이 시행되면서 세관 검사가 강화됐고 기준 금액도 지난 5일부터 800달러로 낮아졌다.
이로 인해 미국에 반입되는 전체 화물 중 정식 통관절차를 거쳐야 하는 물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늘었고, 결국 통관이 늦어지면서 배송 지연 등 문제가 초래되고 있다는 게 DHL 측의 설명이다.
그동안 최대 2500달러(약 356만원) 물품까지는 간단한 서류만으로 미국에 보낼 수 있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새 관세 정책이 시행되면서 세관 검사가 강화됐고 기준 금액도 지난 5일부터 800달러로 낮아졌다.
이로 인해 미국에 반입되는 전체 화물 중 정식 통관절차를 거쳐야 하는 물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늘었고, 결국 통관이 늦어지면서 배송 지연 등 문제가 초래되고 있다는 게 DHL 측의 설명이다.
DHL은 “정식통관 건수가 급증해 24시간 대응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을 관리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원산지와 관계없이 800달러 이상인 물품은 배송이 늦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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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3년 2월 멕시코 줌팡고의 펠리페 앙헬레스 국제공항에서 글로벌 최대 운송업체 DHL의 소포가 전시돼 있다. [로이터] |
다만 DHL은 기업 간(B2B) 배송은 중단되지 않지만 지연될 수 있으며, 800달러 이하의 배송은 개인과 기업 모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도 밝혔다. 그러면서 DHL은 이번 조치가 일시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800달러 이하의 배송을 이어가는 것조차도 트럼프 행정부가 다음달 2일부터 ‘소액 면세 제도(de minimis)’를 폐지하게 되면서 전망은 비관적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중국발 800달러(약 117만원) 이하의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면제해주는 ‘소액 면세 제도(de minimis)’를 폐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행정명령에 따라 중국과 홍콩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800달러 이하 모든 상품에 개당 25% 또는 상품 가치의 30%에 해당하는 관세가 부과된다.
이 같은 여파로 홍콩 우정당국은 지난 16일 미국의 소액 소포 면세 정책 폐지에 대응해 미국으로 향하는 소포를 접수하지 않기로 했다.
도색 작업까지 끝냈는데…中 항공사 인도된 보잉 항공기, 미국으로 ‘유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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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관세 분쟁의 여파로 중국 샤먼(Xiamen)항공에 인도될 예정이었던 보잉 737 MAX 비행기가 지난 19일(현지시간) 미 워싱턴주 시애틀의 보잉 생산기지에 착륙하고 있다. [로이터] |
비관세 장벽에서 미국과 중국이 보복 방침을 서로 주고 받으면서 보잉도 직격탄을 맞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샤먼(Xiamen)항공에 인도될 예정이던 보잉 맥스 737 항공기는 지난 19일 미 워싱턴주 시애틀의 보잉 생산기지에 착륙했다.
이 항공기는 샤먼항공 소속을 의미하는 도색 작업까지 완료된 상태였다. 로이터는 해당 항공기가 중국 저장성 저우산에 위치한 보잉사의 완성센터에서 마감 작업과 인도를 대기 중이던 항공기 중 1대였다고 전했다.
앞서 중국 당국은 미국과의 관세전쟁 보복 조치의 하나로 자국 항공사에 미국 보잉사 항공기 인도를 중단하라는 명령을 내린 바 있다. 인도 중단 명령에 따라 도색 작업까지 완료된 보잉 항공기가 인도되지 못한 채 미국으로 되돌아간 셈이다.
로이터는 이 항공기가 “트럼프 대통령이 발동한 글로벌 무역 공세로 인한 미중 간의 상호 보복 관세 조치로 희생됐다”며 “보잉의 베스트셀러 모델인 맥스 737의 미국 귀환은 수십 년간 유지된 관세 면제 지위가 붕괴하면서 신규 항공기 인도에 차질이 생기고 있음을 보여주는 최신 사례”라고 짚었다.
IMF “아시아·태평양, 다른 지역보다 美 관세 충격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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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화기금(IMF) 로고. [AFP] |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가 세계 다른 지역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에 취약하다고 국제통화기금(IMF)이 진단했다.
크리슈나 스리니바산 IMF 아시아태평양 국장은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 IMF에서 개최한 아태 지역 경제 전망 브리핑에서 미국의 관세와 관련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관세 충격에 크게 노출됐으며, 다른 지역보다 그 충격이 크다”고 진단했다.
그는 아시아가 관세 충격에 더 취약한 이유는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가 매우 개방되고 상품 교역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글로벌 공급망에 더 많이 참여하는 과정에서 대미 수출 비중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미국이 지난 2일 발표한 국가별 상호관세율을 지역별로 비교하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대한 실효관세율이 가장 크게 증가하게 된다고 말했다.
스리니바산 국장은 이런 이유로 IMF가 지난 22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에서 주요 아시아 국가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이전 전망보다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2.0%→1.0%)을 1.0%포인트나 하향 조정한 이유에 대해 “글로벌 교역의 긴장과 국내 정책 불확실성이 고조된 것을 반영했다”면서 “한국의 1분기 성장률(-0.2%)은 성장이 내수 약화와 수출의 급격한 감소로 인해 둔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 국가들이 관세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역내 교역을 확대하고 내수를 촉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에 근접하거나 그보다 낮은 지역에서는 여러 국가가 외부 충격을 줄이기 위해 통화정책을 완화할 여지가 있다”고 말해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하를 통해 관세에 대응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이날 세계은행(WB)·IMF 연례 회의에서 “국가들이 무역 갈등을 가능한 한 신속하게 해결하기 위해 건설적으로 협력해 개방성을 유지하고,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게 가장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주요 국가 간 무역정책 합의가 필수적이며 우리는 국가들이 신속하게 합의하기를 촉구한다. 불확실성의 비용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난 이걸 충분히 강조할 수 없는데 확실성이 없으면 기업들은 투자하지 않고, 가계는 돈을 쓰기보다 저축하려고 하며, 이미 약해진 성장의 전망을 더 약화한다”고 설명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주요 경제 간 갈등의 원인이 되는 “불균형”을 해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중국 같은 일부 국가는 민간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행동해야 하며, (제조업에서) 서비스 경제로의 전환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럽에 대해서는 “단일 시장을 완성할 때가 됐다”며 유럽연합(EU) 내부 교역을 막는 장벽을 없애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모든 국가가 이 순간을 활용해 관세와 비(非)관세를 포함한 무역장벽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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