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28일부터 원하는 고객 유심 교체
알뜰폰 고객 동일 조치... 추후 공지
자비로 유심 교체 고객, 환급 조치
FDS, 모니터링 등 최고 수준 운용
추가 악성코드 침해 등 확인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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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종훈 인프라전략본부장, 홍승태 고객가치혁신실장, 유영상 대표, 배병찬 MNO AT본부장, 윤재웅 마케팅전략본부장이 25일 서울 중구 SK텔레콤 사옥에서 열린 '고객 정보 보호조치 강화 관련 설명회'에서 고객을 대상으로 사과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
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최근 발생한 유심 해킹 사고와 관련해 "고객에게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또 원하는 경우 전 고객을 대상으로 유심 무료 교체를 실시하고, 최고 수준의 정보 보호조치 시행을 약속했다.
유 대표는 25일 서울 중구 SK텔레콤 사옥에서 열린 '고객 정보 보호조치 강화 관련 설명회'에서 "지난 18일 발생한 사이버 침해 사고로 그간 SK텔레콤을 믿고 이용해주신 고객과 사회에 큰 불편과 심려를 끼쳐드렸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유 대표는 세 차례나 고개를 숙이며 "고객의 소중한 정보를 보호해야 할 책무가 있는 국가 기간통신사업자로서 이번 사고에 대해 저를 비롯한 SK텔레콤 임직원 모두가 깊은 유감과 책임을 느낀다"며 거듭 사과했다. 해킹 공격 사실을 인지한 지난 18일 이후 7일 만의 공식 사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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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현정 디자인 기자 |
SK텔레콤 오는 28일 오전 10시부터 유심 교체를 원하는 고객에게 무료 교체서비스를 제공한다. 전국 T월드 매장과 공항 로밍센터에서 진행된다. 대상 고객은 4월18일 24시 기준 이동통신 가입자(1회 한정)다. 일부 워치 및 키즈폰 등은 제외된다. 윤재웅 SK텔레콤 마케팅전략본부장은 "일부 구형 워치의 경우 규모가 3만 정도 되는데 유심보호서비스로도 충분하기 때문에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말했다.
시행 초기 고객 쏠림으로 당일 교체가 어려울 경우, 방문한 매장에서 예약 신청을 하면 추후 유심 교체가 가능하다. 공항 유심 교체는 시간이 걸리므로 충분한 시간 여유를 갖고 방문할 것을 권장한다. 유심 무료교체 서비스 제공 전인 19~27일간 자비로 먼저 유심을 교체한 고객에게도 납부한 비용을 환급해 준다. 또 SK텔레콤 통신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고객에게도 동일한 조치를 적용한다. 시행 시기 및 방법 등은 각 알뜰폰 업체에서 공지할 예정이다.
배병찬 SK텔레콤 MNO AT본부장은 "모든 가입자의 유심 교체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대응책"이라고 말했다. 유심 교체 비용 규모 등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윤재웅 본부장은 "전체 고객의 수는 정해져 있지만 개인마다 발생하는 비용에는 변수가 있다"며 "공급 업체와의 계약 내용이 있어서 공개적으로 전체적인 금액을 언급하면 혼란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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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25일 진행된 고객보호 조치 강화 설명회에서 사과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
SK텔레콤은 이번 사이버 침해 사고 발생 이후 불법 유심 복제를 막기 위해 비정상인증시도 차단(FDS, Fraud Detection System) 기준을 최고 수준으로 격상해 운용 중이다. 실시간 모니터링도 지속해서 강화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23일부터 고객에게 문자를 보내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자는 이날 0시 기준 240만명으로, 전체 SK텔레콤 가입자 2480만명 중 10% 정도다.
다만 아직 문자를 받지 못한 고객도 많아 대처가 잘 안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배병찬 본부장은 "대규모 문자를 한 번에 보내면 일상적 통신서비스 이용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오늘부터는 하루 500만건 문자를 보낼 예정"이라고 했다.
70세 이상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 디지털 취약 계층 고객에게는 상담사가 직접 유심보호서비스 가입 안내 전화를 하고 있다. 가입 절차도 간소화했다. 홍승태 SK텔레콤 고객가치혁신실장은 "물론 이 모든 분께 연락을 드리는 데 시간적 물리적 제약이 있지만 우려가 종식될 때까지 한 분 한 분 챙겨드리는 서비스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내달 중 로밍 중에도 유심보호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도록 서비스를 고도화할 예정이다.
아울러 SK텔레콤은 지금까지 여러 차례 점검을 진행한 결과, 추가적인 악성코드 침해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종훈 SK텔레콤 인프라전략본부장은 "유사 침해가 있는지 시스템을 전수조사한 결과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침해가 있던 것으로 파악된 서버 시스템은 네트워크에서 완전히 격리했고, 2차 전수조사를 통해 두 번, 세 번씩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심 복제 피해 정황은 없으며 FDS, VOC(고객 불편), 경찰 조사 요청 등에서 이상 징후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구체적 사고 원인과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을 통해 파악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유 대표는 "SK텔레콤은 고객의 신뢰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보안 체계를 더욱 강화하고, 고객 정보 보호 강화 방안도 마련해 나가겠다"며 "이번 사태를 통해 다시 한번 기본에 충실하고 책임 있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유심은 통신사 인증, 전화번호, 문자, 통화 등의 정보를 담고 있는 칩이다. 만약 해커가 유심 정보를 복제해 다른 기기에 넣으면, 피해자의 번호로 전화와 문자를 송수신할 수 있다. 또 금융 앱, 메신저, 이메일 등이 문자 인증코드로 로그인될 경우, 해커가 그 코드를 가로채서 계정 탈취로 이어질 수 있다.
김승한 기자 win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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