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답]최상목 "환율 협의, 미국이 먼저 제안"…안덕근 "조선업 큰 관심"

[서울=뉴시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4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주미대사관에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함께 한-미 2+2 통상협의(Trade Consultation) 관련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2025.04.2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류현주

관세 문제 논의를 위한 '한미 2+2 통상협의'에서 미국은 우리나라의 환율 문제와 조선업 협력 등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정부는 자동차 등 품목관세와 상호관세 등 모든 관세의 폐지를 목표로 상호관세 부과 시점인 오는 7월8일까지 '줄라이 패키지'(July Package)를 마련해 협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협상 진행 속도에 대한 한미 간 온도 차이에 대해 정부는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은 아시아 국가들이 협의체를 만드는 방안을 논의했다. 방위비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다음은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의 일문일답.

-정부는 '줄라이 패키지'(July Package)라는 표현을 썼는데 미국과도 합의된 것인가.

▶안덕근 산업부 장관(이하 안) : 그동안 비관세 문제나 디지털 분야 등 양국 간 협의를 하면서 많은 이슈가 제기된 게 있는데 이런 것들을 이번에 7월8일까지 어떤 범위 내에서 협의할 것인지 정하자는 것이다. 현재 상호관세 유예 기한이 7월8일이기 때문에 협상의 목표기한이라고 보면 된다.

-한미 양측의 관심사 중 통화·환율 정책이 들어있는데 어떤 내용인가.

▶최상목 부총리(이하 최) :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된 것은 아니다. 환율 정책과 관련해서는 별도로 양국의 재무부 간에 실무 협의를 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미국이 환율 조작 문제에 대해 언급한 것인가.

▶최 : 전혀 그런 내용은 없었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먼저 환율 부분은 별도로 논의하자는 얘기를 했다.

-베센트 장관은 한국이 좋은 제안을 했다고 했는데 어떤 제안을 한 것인가.

▶안 : 이번에 우리가 설명한 내용 중에 특히 조선업 협력의 비전에 대해 미국측이 상당히 공감대를 나타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알래스카 LNG 사업은 우리가 현지 실사를 할 예정이라는 상황을 설명했다. 조선업 협력에서는 우리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는 것과 앞으로 협력할 수 있는 비전들, 기술협력을 할 수 있는 부분들을 설명한 것이 현재 미국이 굉장히 목말라 하고 있는 조선업 역량 강화에 상당히 잘 맞아 들어갔다고 생각한다.

-미국이 일본이나 인도와는 잠정 합의를 서둘러 한다는 보도가 있는데 이번에도 잠정 합의 언급이 있었나.

▶안 : 잠정 합의 관련해서 오늘 특별한 얘기는 없었다. 다음주에 실무협의를 시작한다는 것에는 합의했고 다음주부터 본격적인 작업이 개시될 예정이다. 베센트 장관이 오늘 인터뷰하면서 '어그리먼트 언더스탠딩'(양해에 관한 합의)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아마 다음주에 실무협의가 공식적으로 개시된다는 것을 설명하는 차원에서 그런 표현을 쓴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상호관세 유예 종료 시점이 7월8일인데 그 전까지 협상 타결이 목표인가.

▶안 : 그렇다. 90일 유예 기간 동안에 뭔가 합의를 해야 지금 상호관세 유예받은 거라도 확정을 지을 수 있다. 그때까지 우리가 뭘 합의를 할 것인지에 대한 범주를 합의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측이 우리나라 대선 일정 등에 대해 언급한 것이 있나.

▶최 : 우리나라 정치 일정이나 행정부가 할 수 있는 권한의 범위, 입법부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부분들에 대해 설명했다. 협의를 진행하면서 이런 부분들에 대한 고려가 서로 필요하다고 했더니 미국측에서도 이에 동의했다.

-정치 일정을 얘기했다는 것은 통상협의를 차기 정부에서 마무리해야 한다는 의미인가.

▶최 : 그런 것은 아니다. 다만 우리나라의 정치 일정을 미국에 리마인드(상기) 시켜준 것이다. 대선 등 정치 일정을 고려해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정도만 얘기했다.

-오늘 통상협의 전에 한덕수 권한대행이 특별히 강조한 부분이 있나.

▶최 : 별도로 말씀해 주신 건 없었다.

-방위비 관련한 논의가 있었나.

▶최 : 오늘 방위비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조선업 협력에 대해 미국측 반응이 좋았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

▶안 : 베센트 장관이 'A game'(최선의 제안)이라는 표현까지 쓰면서 상당히 좋은 인상을 받은 것 같다. 우리가 무역수지 균형을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런 설명을 하는데 현실적으로 보면 미국 대통령의 임기 4년 안에 무역수지 균형을 완전히 맞추기는 어렵다.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와 가장 차이나는 부분은 조선업 협력이라고 생각한다.

HD현대 등 국내 기업들이 여러 투자를 하고 있는 부분들에 대해 설명했다. 미국의 조선업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는 인력 양성을 해야 하는데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협력할 수 있는지 그런 것들을 얘기했다. 기술협력, 인력양성, 기업 투자 등 이런 것들을 잘 정리해서 양국 간에 체계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부분들을 설명했다.

-줄라이 패키지를 통해 자동차 관세도 낮출 가능성이 있나.

▶안 : 자동차 문제는 예단하기 어렵다. 한미 교역 관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자동차이기 때문에 우리가 자동차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과 미국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부분들을 설명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잘 인지하고 있고 잘 다뤄보겠다는 입장이다. 실제 자동차 품목관세를 어떻게 할 수 있을지는 결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결정해야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베센트 장관은 통상협의가 생각보다 빠르게 진전될수도 있을 것 같다고 했는데.

▶최 : 모두발언에서 신속한 협의가 성사된 것에 대해 양국 모두 환영한다고 했다. 베센트 장관의 발언은 논의의 출발 자체가 신속하게 시작됐다는 의미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협의해 나가면서 속도가 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줄라이 패키지라고 말했던 것은 상호관세 유예가 7월8일까지이기 때문에 그 안에 논의가 이뤄지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정이라는 의미다. 그런 범위 안에서 양측이 협의한 것이다.

-알래스카 LNG 관련해서 어떤 얘기가 있었나.

▶안 : 지금 알래스카는 현지 실사하고 그쪽의 현지 상황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을 해야 될 부분들이 많이 남아있다. 실사단이 다녀와서 그 이후에 어떤 식으로 논의가 진행이 될지는 실사 결과를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LNG 논의를 할 때 우리나라만 해서는 사업의 타당성을 만들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 일본, 대만, 베트남 등 아시아의 주요 LNG 수요 국가들이 같이 협의체를 만들어 봐야 하지 않겠냐는 제안은 그동안 계속 해왔던 얘기들이고 그런 논의 정도가 있었다.

-한미 FTA 재협상 얘기가 있었나.

▶안 : FTA 재협상에 대해서는 얘기가 나온 바가 없다. 오히려 FTA 재협상을 하게 되면 상당히 시간이 오래 걸릴 수가 있다. 국회에 보고하고 통상절차법 등을 거쳐야 한다. 통상'협의'(consultation)라는 표현을 쓰는 이유는 국민들이 우려를 하실 것 같아서다. 아직까지는 한미 FTA를 개정한다거나 이런 내용들이 들어있지 않다.

세종=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워싱턴D.C.=최민경 기자 eyes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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