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L 홍콩 페이퍼 컴퍼니… 360억 중국 자금 투입
조세피난처 버뮤다 투자 케이맨군도 등록 법인… 은닉자금 회사로 알려져
BE 에듀케이션 대표, 국제공모 PT 발표자… 작년 공모 설명회에도 참석
학교 부지 제공·1500억 건축비 지원·학교 운영 이익금 유출 등 잘못되면 큰 손실 우려
인천경제청, 심사숙고 검토 없이 급속 발표로 ‘졸속 행정’ 비난 받아
조세피난처 버뮤다 투자 케이맨군도 등록 법인… 은닉자금 회사로 알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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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부지 제공·1500억 건축비 지원·학교 운영 이익금 유출 등 잘못되면 큰 손실 우려
인천경제청, 심사숙고 검토 없이 급속 발표로 ‘졸속 행정’ 비난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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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BEL 법인의 실질적 주주 구조(BE Education Ltd) |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영종 미단시티 국제학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위컴 애비 스쿨’의 설립 주체가 자본금 1만1600원 상당 홍콩 법인, 주주 조세피난처의 ‘페이퍼 컴퍼니’로 의심되는 정황이 확인돼 파장이 예상된다.
이는 법인세, 소득세, 상속세가 없어 다수의 헷지펀드, 독재자 등이 선호하며 ‘부정부패 저수지’로 자주 언급되는 조세피난처(Tax Haven) 케이맨군도(Cayman Islands)에 등록된 법인 주식 현황에서 확인됐다.
더구나 케이맨군도는 영국이 블렉시트로 EU(유럽연합)를 탈퇴하면서 EU는 2020년부터 케이맨군도를 조세피난처 블랙리스트(조세비협조국)로 지정했다.
결국 인천경제청은 영종 국제학교 설립을 위한 1500억원의 건축비 지원과 인천도시공사(iH)의 학교 부지 제공, 연간 800억원 상당의 매출(등록금 4000만원 × 2000명 기준) 이익금을 조세피난처 법인과 1만1600원 짜리 페이퍼 컴퍼니에게 지원하게 되는 상황이 될 수 있어 졸속 행정 및 조세 피난처 연관 의혹을 면치 못할 것으로 우려된다.
25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해 보면, 인천경제청은 지난달 31일 국제공모를 통해 인천 영종국제도시 내 미단시티 국제학교 우선협상대상자로 영국 수도원 여학교로 알려진 위컴 애비 스쿨(Wycombe Abbey School)을 선정·발표했다.
인천경제청이 국제공모 지침에 따라 비공개로 밝힐 수 없다는 우선협상대상자는 위컴 애비 학교법인 GECL(Girls Education Company Limited)로 밝혀졌다. 이는 한 언론매체의 보도를 통해 드러났다.
그러나 지난달 28일 열린 인천경제청의 국제공모 PT(발표)에 참석한 위컴 애비 측은 GECL이 아닌 BEL(British Education Limited) 대표로 확인됐고 앞서 지난해 10월 열린 국제공모 사전설명회에서도 동일인 대표가 참석했다.
이에 따라 GECL은 위컴 애비의 학교법인에 불과할 뿐, 실제로 영종 국제학교 위컴 애비 설립 주체는 BEL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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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회피처 케이맨군도 등록 법인으로 운영 중인 BESL 입증 자료 |
본지가 입수한 위컴 애비 조세회피 구조 분석 보고서 및 홍콩 등기소 서류 현황에 따르면 영종 국제학교 위컴 애비의 실질적 투자 주체는 조세피난처 버뮤다(Bermuda)와 연관이 있으며 최근에는 케이맨군도에 등록된 ‘BE 에듀케이션’으로 확인됐다.
이 법인은 ‘면세 외국법인(Exempt Company)’으로 등록돼 있으며 회계 공시 및 주주 공개 의무가 없는 대표적인 조세회피처 기반 법인이다.
더욱이 BEL의 지분은 버뮤다 등록 법인 ‘PCL(Postscript Capital Ltd)’이 연관돼 또 다른 조세피난처와 관계가 있다.
BEL의 주식 현황을 보면, 1주당 HKD 1달러(24일 기준 네이버 홍콩 1달러 환율 한화 185.08원으로 환산)로 총 63주 HKD 63달러(한화 1만1660.04원)로 2011년 설립 당시부터 최근까지 자금 증자없이 HKD 63달러(2024년 11월 확인)로 전형적인 페이퍼 컴퍼니로 의심할 여지가 없다.
실제로 이들 법인은 모두 EU 블랙리스트로 지정한 조세피난처에 등록돼 있어 공공 교육사업의 자금이 국제 회색지대로 유출될 위험성이 농후하다.
더욱이 인천경제청은 영종 국제학교 우선협상대상자 권한을 영국 학교 이름과 영국인이 표면에 있는 1만1600원 짜리 페이퍼 컴퍼니 법인에게 주는 셈이고 결국 국제학교 운영 시 등록금 등의 수입은 중국인과 의문의 주주들로 구성된 조세피난처로 지속적으로 빠져나가는 회사에게 주게 되는 것으로 의심된다게 국제학교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게다가 인천경제청은 이미 영종 국제학교 학교 부지(약 9만6000㎡) 제공과 건축비 1500억원을 지원하기로 한 상황에서 실질적 운영 주체로 의심되는 BEL이 1500억원의 건축비 가운데 상당 금액을 조세피난처로 빼돌릴 수 있다는 상황도 의심된다고 국제학교 전문가들은 예측했다.
그 이유는 국내 학교 건축비는 대부분 300억~500억원이면 완공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인천경제청 관계자가 언급한 영종 국제학교 설립을 위해 학교 설립 초기 자금 2500만 달러(약 360억원)를 자체 투자한다는 것과 영국 본교에 없는 IB 교육과정을 영종에 도입한다는 것은 중국 프랜차이즈 운영법인 BEL이 확실하다는 입증을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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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조세회피처 케니맨군도 등록 법인 BESL 이사 중국인 국적을 입증하는 자료 |
앞서 BE 에듀케이션은 영종 국제학교 우선협상대상자 지정 이전인 지난해 10월 BE 에듀케이션 대표와 서울시 동작구청과의 위컴 애비 국제학교(영국 비인가 학원) 유치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관련기사 2024년 10월 30일자 ‘서울 동작구, 영국 명문 국제학교 유치 위한 업무 협약’ 언론 매체 보도 참조]
이에 대해 국제학교 전문가는 “경제자유구역이 아닌 서울 동작구의 국제학교는 비인가 학원을 말한다”며 “국제학교는 경제자유구역에 비영리법인으로 현행 경제자유구역법에 의해 ‘비영리와 과실송금 불가의 원칙’을 유치하고 외국인 정주환경 개선을 위해 외국 국적이 우선이지만 학생 30~40%의 한국인 학생 입학도 허용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목적의 경제자유구역 내 국제학교가 정치인들의 은밀한 저수지로 선호되는 조세피난처 케이맨군도 등록 법인이고 영종 국제학교 우선협상대상자의 실질적 주체라면 이는 글로벌 교육과 경제자유구역 설립 취지 등이 국제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공모에 참여했던 국제학교 관계자들은 “BEL의 궁극적인 목적은 수익성 창출이다. 따라서 계속되는 프랜차이즈 학교 설립, 매출액 늘리고 영리 교육시장 확대, 학교 매각 또는 IPO(기업공개) 시장 진입 등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 사례로 수도권에 있는 A 국제학교를 지배하는 홍콩 법인 회사(BE에 해당하는 학교)가 1곳의 국제학교를 매각하고 약 8000억원의 수입을 낸 내용이 언론 기사로 보도된 바 있다”면서 “결국 BEL도 이를 롤 모델(Role Model)로 삼아 국제학교 매각 또는 IPO 시장 진입의 가능성이 짙다”고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A 국제학교 주체 홍콩 법인은 케이맨군도에 있기 때문에 BEL도 케이맨군도에 있는 만큼 교육을 이용해 상당한 수입을 올리는 사업을 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 이들 관계자의 판단이다.
이와 관련, 인천경제청은 빠른 시일 내 영국 위컴 애비 본교를 방문해 이사회 등을 만나 제안서 제출 내용 확인 절차 및 실사를 거친 후 사업협약 체결을 위한 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일부 시각에서는 이를 두고 영국 방문 이전에 인천경제청에서 국제학교 공모 심사 과정과 제안서 평가, 최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대해 충분한 내부 검토가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이는 송도 국제학교 영국 해로우 스쿨 유치 사업뿐만 아니라 청라 영상문화관광단지 공모 등 잇따른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어 인천경제청이 전문성 부족과 졸속 행정으로 비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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