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윤희숙 "국민의힘 깊이 뉘우치고 있어…파면당한 대통령, 뭘 이겼다는 건가"

속보
뉴욕증시, 트럼프 "대중관세 80%"에 상승 출발
윤희숙 여의도연구원장, 국힘 작심 비판
친윤계 연판장 거론하며 "권력에 줄 서"
"대통령, 당이 만만해 계엄 통보 안 해"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의 윤희숙 원장이 24일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 인해 불거진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국민의힘은 지금 깊이 뉘우치고 있다. 국민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밝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윤 원장은 이날 KBS에서 방영된 21대 대선 정강·정책 방송 연설자로 나와 "국민의힘의 행태는 국민들께 머리를 들지 못할 정도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희숙 여의도연구원장. 아시아경제 자료사진

윤희숙 여의도연구원장. 아시아경제 자료사진


윤 원장은 이날 윤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 사이의 수직적인 당정 관계에 대해 작심 비판했다. 그는 과거 친윤(친윤석열)계 연판장 사태를 거론하며 "대통령의 심기를 살피며 두 명의 당 대표를 강제로 끌어내렸고,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후보를 눌러 앉히기 위해 수십 명의 국회의원이 연판장을 돌리기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윤 원장은 "그런 움직임을 추종했거나 말리지 못한 정치, 즉 권력에 줄 서는 정치가 결국 계엄과 같은 처참한 결과를 낳았다"며 "말씀드리기에 너무나 고통스럽지만, 그렇게 당이 만만했기 때문에 대통령도 계엄 계획을 당에 사전 통보하지 않았을 것이다. 알았더라면, 당내 많은 이들이 용산으로 달려가 결사코 저지했을 것"이라고 했다. 또 "얼마 전 파면당하고 사저로 돌아간 대통령은 '이기고 돌아왔다'고 말했다"며 "무엇을 이겼다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당에 남겨진 것은 깊은 좌절과 국민의 외면뿐"이라고 비판했다.

윤석열 정부 3년이 거대 야당과 대치하는 여소야대 정국이었던 점도 언급했다. 그는 "계엄은 이 모든 것의 시작이 아니라 너무나 혐오스러우면서도 익숙한 우리 정치의 고름이 터진 결과"라며 "3년 전 새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바로 그날부터 다수당은 대통령 탄핵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아무리 차분히 바라본다 해도 지난 3년은 다수당이 의석수로 정부를 무력화시킨 무정부상태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정치가 그대로인데 정권만 바뀐다고 무엇이 달라지겠나"라고 말했다.

"징글징글 정쟁 뛰어넘고 새판 깔자"
윤 원장은 "대한민국의 새 지도자는 징글징글한 정쟁을 뛰어넘어 국민 수준에 맞는 정치가 비로소 시작될 수 있도록, 그래서 한국 경제가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도록 새판을 까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차기 대통령은) 취임 첫날 당적을 버림으로써 1호 당원이 아닌 1호 국민임을 천명해야 한다. '국민 대통령'은 이 비정상적인 위기를 바로잡고 즉시 물러나는 '3년 대통령'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비참한 정치를 끝내기 위해선 대통령과 국회의 권한과 책임을 재편하는 개헌을 더는 미룰 수 없다"며 "(차기 대통령은 취임 즉시 거국내각을 구성해 경제 안정화를 위한 노력을 쏟되, 정쟁과 완전히 분리해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치도 이제 썩은 것을 도려내야 한다. 당장 밉다고 한쪽에 회초리질만 하는 건 고름에 반창고를 붙이는 것과 같다"며 "진영화 된 정치를 누구보다 더 악랄하게 이용해 먹은, 그래서 증오와 대립을 유발했던 정치인들이 희희낙락하며 그대로라면 지금과 같은 증오의 정치가 반복되기밖에 더 하겠나"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연설 내용을 두고 국민의힘이 자기 성찰에 돌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이날 조선일보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도부는 윤 원장의 연설 내용에 "사전에 상의가 없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