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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희라, 스님 됐다... 아내 "남편 외도로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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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세 떠난 원로 배우 김희라, 인생사 고백
아내가 먼저 출가 권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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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라가 출가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MBN '특종세상' 캡처


'액션 스타'로 사랑받았던 원로 배우 김희라가 스님이 된 근황을 공개됐다.

지난 24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서는 김희라가 출연해 스님이 된 이유 등 자신의 인생사를 솔직하게 고백했다.

1947년생인 김희라는 1970년 영화 '독 짓는 늙은이'로 데뷔했다. 이후 드라마 '전원일기' '멀고 먼 사람들' '3일의 약속' '밤기차' '환상여행', 영화 '깃발 없는 기수' '꼬방동네 사람들' '낙동강은 흐르는가' '두 여자 이야기' 등 40년간 500여 편 작품에서 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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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라가 스님이 된 이유를 밝혔다. MBN '특종세상' 캡처


이날 방송에서는 뉴진스님으로 활동 중인 개그맨 윤성호가 김희라를 향해 "언제 출가하셨냐"고 묻는 모습이 공개됐다. 김희라는 "3월 23일"이라며 "죄 지은 길 전부 다 속죄하는 거다"라고 말해 궁금증을 높였다.

삭발 수계식을 하고 법명까지 받은 김희라는 집에서도 승복차림으로 있었다. 그는 속세의 흔적을 지우며 출가 준비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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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라 가족의 과거 모습. MBN '특종세상' 캡처


김희라는 1년에 40여 편의 작품을 찍을 만큼 전성기이던 시절, 동료 배우였던 아내를 만나 결혼하게 됐다며 "남편으로서 미안하다. 지금껏 지내온 길, 죄지은 길 전부 다 속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부부는 결혼 후 한국과 미국에서 12년 동안 떨어져 지냈다. 아내 김수연은 "아침저녁으로 매일 전화 통화는 했다. 그런데 옆에 누가 있으면 나한테 사랑한다는 말 잘 못하지 않나. '사랑해요' 하면 옆에 누가 있으니까 '어 어' 이러고 말더라. 이 사람은 (잘못한 게) 한두 건이 아니라 너무 많다. 그때는 귀가 안 들릴 정도로 죽을 만큼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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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라 부부의 젊은 시절 모습. MBN '특종세상' 캡처


외도뿐만 아니라 연이은 사업 실패, 잦은 음주로 뇌졸중으로 쓰러지고 만 김희라. 그 소식에 한국으로 왔다는 김수연은 "여자, 술, 담배 나쁜 건 다 한 사람이다. 그래서 지금 몸도 그렇게 됐고, 본인이 혼자 있으면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정말 지우개가 있으면 지워버리고 싶은 정도로"라고 말했다.

그는 남편의 마음을 누구보다 알기에 속죄의 마음으로 출가를 권했다고 한다. 아내는 거동이 불편한 김희라를 방으로 옮겨주고 불도 꺼줬지만 김희라는 눕지 않고 앉은 채 잠이 들었다. 아내 김수연은 "앉아서 잔 지 20년이 넘었다. 불편할 텐데 괜찮다고 하더라"라고 설명했다.

이튿날부터 김희라의 사찰 생활이 시작됐다. 속세의 소음에서 벗어난 김희라는 지난날 잘못을 참회하며 수행을 정진하고 있다. 아내는 긴 시간이 걸렸지만 남편을 용서했다. 김희라는 가족에게 부끄럽지 않은 남편이자 아버지로, 대중에겐 불교를 통해 한 발 더 가까이 다가가리라 다짐했다.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