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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제이미 바디가 이번 시즌을 끝으로 레스터 시티를 떠난다.
2015-16시즌 레스터 시티의 동화 같은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포함해 그간 레스터 시티에서 우승 트로피만 다섯 개를 들어올린 그는 레스터 시티 역대 최고의 선수라는 찬사 속에서 박수를 받으며 레스터 시티 유니폼을 벗게 됐다.
레스터 시티는 24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전설적인 스트라이커 제이미 바디가 13시즌 동안 우리 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활약한 뒤 이번 여름 레스터 시티를 떠난다"고 공식 발표했다.
구단은 "38세인 제이미 바디는 2012년 플릿우드 타운에서 100만 파운드(약 19억원)에 우리 팀에 합류한 뒤 우리 구단의 황금기를 거치며 프리미어리그,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커뮤니티 실드, 두 번의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했다"면서 "그 기간 동안 이룬 성공을 그보다 더 잘 나타내는 선수는 없다. 500경기에 가까운 경기와 거의 200골을 기록한 바디의 업적은 141년 역사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며 바디를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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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터 시티에 따르면 바디는 내달 18일 웩스위치 타운과의 경기에서 레스터 시티 소속으로 치르는 자신의 마지막 홈 경기를 소화한 뒤 홈 팬들에게 인사할 예정이다.
레스터 시티의 아이야왓 시왓타나쁘라파 회장은 구단을 통해 "제이미는 특별하다. 그는 특별한 선수이자, 특별한 사람"이라며 "그는 레스터 시티와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마음 속에 있고, 나는 그에게 깊은 존경과 애정을 느낀다. 그가 이 구단에 기여한 모든 것에 무한한 감사를 전한다"고 했다.
또 "제이미가 선수로서 우리와 함께하는 시간은 끝나가지만, 그의 업적을 생각하면 그와 그의 가족이 킹 파워 스타디움(레스터 시티의 홈구장)으로 돌아온다면 언제나 따뜻하게 환영할 것"이라면서 "레스터 시티의 모든 사람들을 대표해 제이미와 그의 가족의 앞날에 행운이 있기를 기원하며, 우리 팬들도 이번 시즌을 마무리하며 그에게 인사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바디에게 작별 인사를 건넸다.
바디는 프리미어리그판 신데렐라, 또는 '기적의 아이콘'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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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2007년 영국 8부리그의 스톡스브리지 파크 스틸스에서 데뷔해 하부리그를 전전하다 27세의 나이가 되어서야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했다. 하부리그에서 뛰던 시절에는 축구로 버는 돈만으로는 생계 유지가 어려웠기 때문에 공장 일을 병행한 것으로 유명하다. 스톡스브리지 시절 바디의 주급은 고작 30파운드(약 5만 7000원)이었다.
이후 바디는 핼리팩스 타운과 플릿우드 타운을 거쳐 지난 2012년 마침내 프로 구단인 레스터 시티에 입단했다. 당시 레스터 시티가 플릿우드 타운에 지불한 이적료는 고작 100만 파운드(약 19억원)이었지만, 불과 몇 년 전 10만원도 되지 않는 주급을 받던 선수가 100만 파운드의 이적료를 기록하며 프로 무대에 입성한 것은 상당한 화젯거리였다.
이후 바디는 자신만의 성공 신화를 썼다. 2013-14시즌 챔피언십(2부리그)에서만 16골 10도움을 기록하며 레스터 시티의 프리미어리그 승격을 이끌었고, 2014-15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5골 8도움을 올려 인상적인 첫해를 보냈다.
2015-16시즌에는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레스터 시티의 우승 동화 주역으로 이름을 날렸다. 당시 바디는 리그 36경기를 소화하며 24골 6도움을 기록, 레스터 시티에 프리미어리그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개인적으로는 프리미어리그 올해의 선수,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PFA) 올해의 선수, 축구언론인협회(FWA) 올해의 선수 등을 '싹쓸이'하면서 국가대표팀에도 발탁되는 등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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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후반에 프리미어리거가 된 바디의 활약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바디는 꾸준히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며 2019-20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2020-21시즌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우승과 커뮤니티 실드 우승을 차지하며 레스터 시티를 넘어 프리미어리그의 레전드로 거듭났다.
바디는 30대에 접어든 이후에도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고령 득점왕, 30대 이후 최다골, 30대 이후 최초 100호골 득점 등 진기한 기록들을 세우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레스터 시티가 강등된 이후에도 챔피언십에서 맹활약하며 2023-24시즌 다시 한번 챔피언십 우승을 가져오면서 팀을 프리미어리그로 돌려놓았다.
한때 8부리거였던 바디는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에 승선한 뒤 유럽축구연맹(UEFA) 2016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6)와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해 국가대표의 꿈도 이뤘다. 대표팀의 간판 공격수였던 웨인 루니가 하락세에 접어든 시점 바디라는 새 옵션의 등장은 잉글랜드 대표팀에도 많은 도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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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터 시티의 강등이 확정된 이번 시즌에도 리그 7골 3도움으로 분투했지만, 어느덧 38세가 된 바디는 혼자의 힘으로 팀의 챔피언십 강등을 막지 못했다. 레스터 시티에서 보내는 그의 마지막 시즌은 아쉽게 막을 내리게 됐다.
레스터 시티는 "바디는 우리 구단 역사상 세 번째로 많은 득점과 출장 기록을 보유한 선수가 됐으며, 최근 우리가 세운 모든 업적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2014-15시즌 위대한 탈출부터 바로 다음 시즌 스포츠에서 세운 역대 최고의 업적 중 하나로 손꼽히는 프리미어리그 우승까지 그는 모든 것의 중심에 있었다"며 바디의 업적을 돌아봤다.
이어 "그 시즌에는 11경기 연속 득점이라는 신기록이 세워졌는데, 이 기록은 지금까지도 깨지지 않고 있다. 제이미는 프리미어리그 올해의 선수상과 축구기자협회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했다. 그는 이후 UEFA 챔피언스리그와 UEFA 유로파리그에서 계속 골을 넣었고, 2019-20시즌에는 23골을 넣으며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수상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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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은 계속해서 "바디는 레스터 시티에서 챔피언십 우승을 두 번이나 차지한 선수다. 가장 최근에는 주장으로서 우승했고, 첫 번째 우승 이후 10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며 "바디는 2021년 우리 팀이 사상 첫 FA컵 우승을 차지하는 데 기여했다. 그는 예선부터 결승까지 대회 모든 경기에 출전한 역사상 유일한 선수가 됐다. 이는 그가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보여준 노고와 헌신, 그리고 재능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이번 시즌 마지막 홈 경기를 앞두고 레스터 시티에서 제이미 바디가 보여준 뛰어난 활약과 그의 헌신을 기념하며, 우리 구단의 진정한 위대한 선수에게 깊은 감사를 표한다"고 했다.
바디의 차기 행선지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으나, 현재는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가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바디가 아직 잉글랜드 무대에서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백업 공격수로서 프리미어리그에 잔류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는 중이다.
사진=연합뉴스 / 레스터 시티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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