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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심·한덕수·탄핵의 강…국민의힘 대선후보 결정할 3가지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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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김문수(왼쪽부터), 한동훈, 홍준표, 안철수 제21대 대통령 선거 국민의힘 경선 후보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2차 경선토론회 미디어데이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04.23. photo@newsis.com /사진=



제21대 대통령선거 기호 2번 후보를 뽑는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왔다. 4강에 진출한 김문수·안철수·한동훈·홍준표(가나다순) 예비후보는 지난 24일부터 사흘간 펼쳐지는 경선 토론 준비에 전념하는 한편 당원 및 여론조사 표심을 확보하기 위한 치열한 수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일반 국민 여론조사 100%로 진행됐던 1차 경선과 달리 2차 경선에선 당원 선거인단 투표가 50% 반영된다. 국민의힘 최종 대선 후보 혹은 결승전에 나설 2인을 결정지을 국민의힘 2차 경선의 관전 포인트 3가지를 짚어봤다.

첫 번째는 이른바 '윤심'(尹心·윤석열 전 대통령 의중)이다. 국민의힘 전현직 의원들의 캠프 합류가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윤 전 대통령의 '호위무사'로 불린 이용 전 의원과 5선 '찐윤' 윤상현 의원 등은 지난 23일 김문수 후보 캠프에 합류했다. 이 전 의원은 김 후보 캠프의 수행단장을, 윤 의원은 김 후보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을 맡는다.

두 사람의 김 후보 캠프 합류를 두고 당 안팎에선 1차 경선에서 좀처럼 나타나지 않았던 윤심이 반영된 것 아니냔 해석이 나왔다. 파면된 대통령이지만 108명 국민의힘 의원 중 친한(친한동훈)계를 제외하면 친윤계는 여전히 당 주류다. 윤 전 대통령의 의중에 따라 친윤계 의원들이 김 후보 캠프나 홍준표 후보 캠프로 대거 이동하게 되면 당심 50%가 반영되는 2차 경선에서 미칠 영향은 상당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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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12·3 비상계엄을 선포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이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417호 법정에 앉아 재판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2025.04.21. photo@newsis.com /사진=



두 번째는 출마설이 제기되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의 후보 단일화 가능성이다.

여론조사업체 엠브레인퍼블릭이 문화일보 의뢰로 지난 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층 83%는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 권한대행의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무선 전화면접조사 방식, 응답률 16.1%, 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 권한대행과 단일화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여야 당원 표심 확보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단 계산이 나온다.


2차 경선에 들어서며 한 권한대행과 단일화에 대한 입장이 바뀐 건 홍준표와 한동훈 후보다. 홍 후보는 24일 오전 캠프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한 권한대행이 대선에 출마하고 반(反)이재명 단일화에 나서면 함께하고,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과도 빅텐트를 위한 협상을 진행하겠다"며 "당원과 국민들의 요구가 모두를 안고 가는 방향이다. 그래서 입장이 바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윤심이 김 후보 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과 3년 전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윤석열 당시 후보에게 당심에서 밀렸던 점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홍 후보의 의지가 담긴 것 아니냔 분석이 나왔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홍 후보는 '이러다 (3년 전 대선 경선 때처럼) 현역의원들 다 뺏기는 거 아니냐'는 마음이 들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동훈 후보도 24일 한 권한대행과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 후보는 이날 SNS(소셜미디어)에 "(한 대행과 저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지키고 꽃피우겠다는 생각이 완전히 같다"며 "경선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한 다음 본선 승리를 위해 모든 사람과 함께 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 후보가 (단일화) 메시지를 안 냈으면 경선이 찬탄(탄핵 찬성)과 반탄(탄핵 반대) 2대2 구도에서 단일과 찬성과 단일화 반대 2대2로 구도가 바뀌게 된다. 그러면 당심 확보가 힘든 한 후보는 경선이 더 어려워진다"고 했다.

반면 안철수 후보는 24일 한 권한대행을 향해 "지금은 출마를 고민할 때가 아니라 국익을 지킬 때"라며 "부디 출마하지 말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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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2025년도제1회추가경정예산안에대한정부의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2025.04.24. photo@newsis.com /사진=



마지막은 '찬탄 대 반탄' 2대2 구도를 만든 보수 지지층의 윤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인식이다.


앞서 국민의힘 1차 경선은 역선택 방지조항이 적용된 일반 국민 100% 여론조사로 진행됐다. 국민의힘 지지층과 무당층만을 대상으로 여론조사가 이뤄졌다는 뜻이다. 이에 윤 전 대통령 탄핵 찬성 입장을 고수해 온 안 의원보단 나경원 의원이 2차 경선에 진출할 가능성이 크지 않겠느냔 전망이 당 안팎에서 나왔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안 후보가 2차 경선에 진출하면서 정치권에선 보수 지지층에서 탄핵 논란을 극복해야 한다는 의식이 반영되고 있는 것 아니냔 분석이 제기된다. 국민의힘 당원들과 보수 지지층 사이에서 '윤 전 대통령과 선을 긋고 탄핵의 강을 건너야만 대선 승리가 가능하다'는 기류가 확산할 경우 계엄·탄핵 등을 둘러싼 인식, 윤 전 대통령과 관계 설정 등을 두고 후보들 간의 수 싸움이 벌어질 수 있다.

다만 안 후보의 4강 진입은 반탄 성향의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이란 반론도 나온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나경원 의원까지 2차 경선에 들 경우 유일한 찬탄파인 한동훈 후보가 어부지리로 대선 후보에 오르는 것 아니냔 위기감이 보수 지지층 사이에 형성됐을 수 있다"며 "안 후보가 2차 경선에 올랐다고 하여 '탄핵의 강을 건너야겠다'는 의식이 보수 지지층 사이에서 만들어졌다고 보긴 어렵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27~28일 이틀간 여론조사와 당원투표를 거쳐 29일 2차 경선 결과를 발표한다. 과반 득표자가 나오면 곧바로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확정되고, 그렇지 않을 경우 1·2위 득표자가 30일 양자 토론을 거쳐 5월3일 전당대회에서 최종 대선 후보가 결정된다.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유재희 기자 ryu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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