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세계시장 점유율 70% 넘어
하반기 관세 리스크 불확실성에도
글로벌 고객사 수요 큰 변화 없을듯
AI경쟁 불붙은 것도 호재로 작용
하반기 관세 리스크 불확실성에도
글로벌 고객사 수요 큰 변화 없을듯
AI경쟁 불붙은 것도 호재로 작용
![]() |
SK하이닉스 HBM3E |
계절적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올 1분기(1∼3월) 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 7조4000억 원의 ‘깜짝 실적’을 냈다. 매출 및 영업이익 기준 직전 분기에 이어 역대 두 번째, 1분기 기준으로는 최고 실적이다. 미국발 관세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올해 메모리 고객사 수요도 줄지 않을 것으로 회사는 전망했다.
● AI 경쟁에 메모리 시장 빠른 회복 전망
![]() |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매출액 17조6391억 원, 영업이익 7조4405억 원을 냈다고 24일 밝혔다. 영업이익은 전날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기준 증권가 전망치인 6조5929억 원을 뛰어넘었다. 영업이익률도 전 분기 대비 1%포인트 오른 42%를 달성했다. 영업이익률은 8개 분기 연속 상승 추세를 이어갔다.
이날 호실적에 대해 SK하이닉스는 “1분기는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AI 개발 경쟁과 재고 축적 수요 등이 맞물리며 메모리 시장이 예상보다 빨리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며 “이에 맞춰 ‘HBM3E 12단’, ‘DDR5’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1분기 기준 전 세계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7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실적 발표 이후 콘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HBM3E 12단 판매를 순조롭게 확대해 2분기(4∼6월)에는 이 제품의 매출 비중이 HBM3E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이 될 것”이라며 “현재 2028년까지 연평균 50% 수준의 HBM 수요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생산 능력 확대도 지속할 계획이다. 경기 용인 팹(반도체 공장)은 예정대로 1분기 중 착공해 2027년 2분기(4∼6월) 준공이 목표다. 청주에 착공한 신규 공장 M15X도 올해 4분기(10∼12월) 준공을 목표로 건설 중이라고 밝혔다.
● “관세 리스크에도 고객사 수요 변함없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 리스크로 인해 하반기(7∼12월) 시장 불확실성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콘퍼런스콜에서 “미국과 일부 국가 간 상호 관세 조치가 유예 중이지만, 반도체 품목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영향을 예측하기에는 불확실성이 크다”면서도 “글로벌 고객들은 협의 중이던 메모리 반도체 수요를 변함없이 유지하고 있고, 일부 고객들은 수요를 앞당기려는 움직임도 있다”고 밝혔다.
반도체 관세에도 불구하고 HBM 등 주력 제품은 대만 TSMC 등을 거쳐 미국 최종 고객사에 들어가는 만큼 직접적인 피해를 우려하긴 이르다는 언급도 나왔다. SK하이닉스는 “감사보고서 기준 현재 매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60%로 높지만, 관세 부과 기준은 미국으로 선적되는 물량에 적용된다”며 “실제 본사를 미국에 두고 있는 고객도 메모리 제품의 선적은 미국 외 지역에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직접 수출 비중은 높은 편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연초 중국 딥시크의 저비용 AI 성과로 관련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점도 시장에 중장기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개발 비용이 저렴해지면서 AI 개발 시도가 급격히 증가했고, 이 과정에서 1분기 동안 당사도 DDR5 기반 96G(기가바이트) 모듈의 수요 증가를 경험했다”며 “AI 모델 개발 수요를 위한 고용량 제품 수요는 올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댓글 블라인드 기능으로 악성댓글을 가려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