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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국회에서 시정연설을 마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국무위원석 맨 앞)에게 우원식 국회의장(오른쪽)이 작심 비판 발언을 하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항의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24일 “위기 대응에는 정책 내용만큼이나 추진하는 타이밍 또한 중요하다”며 “정부 재정이라는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이들에게 닿아야 할 시점은 지금”이라고 말했다.
한 대행은 이날 국회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에서 “국민께 든든한 힘이 되어 드리고 경제의 회복과 도약에 소중한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을 조속히 심의·의결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21일 정부는 12조2000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정부 예산안 시정연설을 대통령 권한대행이 한 건 1979년 11월 당시 권한대행이던 최규하 전 대통령 이후 46년 만이다.
이날 더불어민주당과 우원식 국회의장은 대선 출마 여부를 뜸들이는 한 대행에게 불쾌감을 드러냈다. 연설이 끝난 뒤 우 의장이 연단을 나서는 한 대행에게 “잠시 자리에 앉아계시죠”라고 말한 뒤 “국회의장으로서 권한대행께 한 말씀 드리지 않을 수 없다”며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우 의장은 “대통령과 권한대행의 권한이 동일하다는 것은 헌법에 위배되는 발상”이라며 “권한대행께서는 대정부 질문 국회 출석 답변과 상설특검 추천 의뢰 등 해야 할 일과 헌법재판관 지명 등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잘 구별하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총리실 등에 따르면 한 대행은 우 의장이 이런 발언을 할 것을 국회에 도착해서야 알았다. 국회 의사국 직원이 시정연설 직전 한 대행 측에 “연설이 끝난 뒤 잠시만 앉아 달라”고 요청했고, 총리실 참모들이 그 이유를 물어보고 나서야 “우 의장이 할 말이 있으신 것 같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한 대행은 참모들에게 “하실 말씀이 있으면, 그냥 하시라고 하라”며 묵묵히 듣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한 대행은 본회의장을 나서며 “출마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고생이 많으셨다”며 즉답을 피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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