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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미국 정부 효율부 수장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재하는 각료회의에 참석을 하고 있다. 2025.03.25 ⓒ AFP=뉴스1 |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앞에서 고성과 욕설이 오가는 언쟁을 벌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다툼은 백악관 회의실을 넘어 복도로까지 이어졌고 이를 지켜본 관계자들은 "마치 WWE(프로레슬링) 같았다"고 전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 악시오스(Axios)에 따르면 지난 23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머스크와 베센트 장관이 지난 17일 백악관 회의에서 격렬한 말다툼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두 사람의 충돌은 국세청(IRS) 직무대행 인선 문제에서 시작됐다.
머스크는 게리 셰플리를 추천했고 백악관이 이를 받아들여 임명했지만, IRS의 상위 기관인 재무부 수장 베센트 장관은 이를 사전에 통보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베센트 장관은 마이클 폴켄더 재무부 차관을 해당 직위에 올릴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베센트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인사를 번복해달라고 요청했고, 그 과정에서 불만이 폭발했다.
회의 중 베센트 장관은 머스크가 이끄는 정부효율부(DOGE)가 예산 삭감을 과도하게 약속하면서도 실제 성과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머스크는 "베센트는 실패한 헤지펀드 운영자"라며 맞받아쳤고, 언쟁은 고성과 욕설로 이어졌다. 베센트는 과거 '키 스퀘어 캐피탈'이라는 헤지펀드를 운영한 경력이 있다.
설전은 백악관 복도에서도 이어졌다. 현장에 있던 관계자는 "억만장자인 중년 남성 둘이 웨스트윙 복도에서 WWE처럼 싸웠다"고 전했고,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을 위해 백악관에 있던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도 이 장면을 목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머스크와 베센트 간 갈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대선 직후 머스크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을 공개 지지하며 베센트의 임명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바 있고, 이후에도 머스크가 각종 인사에 관여하며 긴장 관계가 이어져 왔다.
백악관 캐럴라인 레빗 대변인은 해당 보도에 대해 "내각과 참모진 사이에 의견 불일치는 있을 수 있으며, 이는 건강한 토론의 일부"라면서도 "궁극적인 결정권자는 대통령이라는 점은 모두가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윤 기자 mt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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