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홍준표·한동훈, 연이어 한덕수와 연대 시사…국민의힘 경선 '3강', 빅텐트 수용 입장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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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 마치고 국회 본청을 나서고 있다.(공동취재) 2025.4.24/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국민의힘 대선 경선이 중반부로 흐르면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존재감이 더 부각하는 모양새다. 한 권한대행이 사실상의 대권행보를 이어가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를 상대하기 위한 '빅텐트'에 대한 당원과 지지자들의 기대가 커지자 당초 '빅텐트' 참여에 우호적이지 않던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들마저 사실상 단일화 수용으로 입장을 전환하면서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김문수 예비후보에 이어 홍준표 예비후보와 한동훈 예비후보가 잇따라 한 권한대행과의 빅텐트에 열려있다는 입장을 표하면서 '반 이재명' 빅텐트가 가시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장 먼저 김문수 예비후보가 "제가 경선에서 승리했는데 한덕수 권한대행이 무소속으로 출마한다면 내가 먼저 단일화를 제안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홍 후보는 당초 한 권한대행과의 단일화에 "어처구니 없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한 권한대행의 6·3 대통령 선거 출마를 촉구하는 추대위원회가 출범하는 데 대해선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과 단일화 추진인가"라며 "(국민의힘을) 훼방 놓으려고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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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선거사무소에서 경선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2025.4.24/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홍 후보는 전날 밤 돌연 SNS(소셜미디어)에 "한덕수 권한대행께서 권한대행을 사퇴하고 출마 하신다면 제가 후보가 되더라도 반 이재명 빅텐트 단일화 협상의 길은 열어놓겠다"며 "중범죄자가 우리나라를 통치하는 그런 불상사를 막는 길이 그것이라면 무엇이라도 하겠다. 그것이 혼미한 이 정국에서 제가 해야 하는 내 나라를 위한 마지막 소명이라면 흔쾌히 받아들인다"고 썼다.
이날 오후에도 홍 후보는 SNS를 통해 "제가 최종후보 되더라도 한덕수 대행과 원샷 경선 해서 보수후보 단일화하겠다"고 약속하며 "더 이상 보수후보 난립 없이 이재명 후보와 1대1 구도로 대선을 치러 반드시 승리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홍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선 더 나아가 "후보가 된다면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와 빅텐트 위한 협상을 즉시 진행하고 민주당 비명계 세력과도 함께 가도록 하겠다. 대선 승리 이후에 홍준표 정부는 이재명의 민주당 세력과도 함께 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국민통합을 강조하며, 이준석 개혁신당 예비후보 등을 포함한 보다 큰 빅텐트론을 주창한 것이다.
홍 후보는 입장이 변한 이유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나는 (한 권한대행의 출마를) 비상식으로 봤다. 그러나 당원과 국민의 요구는 모두 안고 가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 후보가 입장을 바꾼 것은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 권한대행의 최근 기아 오토랜드 광주 공장, 울산 HD현대중공업, 캠프 험프리 등 방문은 사실상 대권주자로서의 경제·안보 광폭행보로 읽히고 있다. 보수 지지층이 한 권한대행의 출마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 상황에서 범보수 빅텐트에 부정적 입장을 취하면 경선에서 불리할 수 있단 것이다.
정치권에선 한 권한대행이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대선 출마를 위한 공직자 사퇴 시한인 다음달 4일 전까지 대선 출마와 관련한 결단을 내릴 것으로 본다. 한미 2+2 통상협의 결과 등이 변수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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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23일 서울 여의도 순복음교회에서 열린 '한국기독교 140주년 기념예배'에 참석하고 있다. (한동훈 캠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4.23/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
한동훈 후보도 이날 오전 SNS에 "저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서 나왔고,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며 "경선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한 다음 본선 승리를 위해 모든 사람들과 함께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한덕수 총리님과 저는 초유의 계엄 상황을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수습하기 위해 함께 머리를 맞댔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지키고 꽃피우겠다는 생각이 완전히 같다"고 썼다.
직접적으로 '단일화'나 '빅텐트'를 언급하진 않았지만 한 권한대행과의 친분을 강조하면서 본선 승리를 위한 연대에 열려있음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이는 한 후보가 당초 지난 15일 CBS라디오에서 '한덕수 차출론'에 대해 "거칠게 비유하자면 테마주 주가 조작 같은 것, 해당행위"라고 발언한 것에서 다소 달라진 입장이다.
한 후보측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입장이 변한 것은 아니고 이재명을 이기기 위해선 모든 가능성에 열려있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경선에 나선 '3강' 후보들이 사실상 범보수 빅텐트를 수용한단 입장을 밝힌 셈이다. 다만 안철수 후보는 이날 "한덕수 대행님, 본인의 출마는 책임을 저버리는 일이다. 부디 출마하지 마시라"고 했다. 정치권에선 "안 후보는 최종후보가 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선명할 수 있는 것"이란 말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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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추경안 시정연설 후 우원식 국회의장의 "대정부 질문의 국회 출석 답변과 상설특검 추천 의뢰 등 해야 할 일과 헌법재판관 지명 등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잘 구별하기를 바란다" 발언에 항의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4.24/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국민의힘 후보들 다수가 경선 국면에서 표심을 의식해 빅텐트에 전향적 입장을 밝혔지만, 이것이 무조건 경선 득표에 도움이 되는 건 아니다. 한 권한대행과의 단일화를 언급하는 순간 후보 자체로서의 경쟁력과 지지율이 상쇄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국민의힘 대선캠프 한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당원들은 한덕수가 나와야 이재명을 이길 수 있단 환상을 갖고 있다"며 "일단 당 후보가 돼야 다음이 있으니 가능성을 열어놓는 것뿐"이라고 했다.
당내에서도 빅텐트 촉구가 이어지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SNS에 "대선 승리를 위해 저의 역할이 필요하다면 슈퍼 빅텐트를 위한 마중물 역할을 마다하지 않겠다"고 했다.
장성민 전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은 전날 SNS에 국민의힘 경선 후보들을 향해 "'잠재적 대마(大馬)는 당 밖의 한 권한대행'이라는 세간의 여론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말하라"고 적었다.
장 전 기획관은 "이재명을 막기 위한 대연합 차원에서 한 권한대행에게 대권 출마를 권유할 것인지, 아니면 입당을 종용할 것인지, 한 권한대행과 국민대연합이라는 빅텐트를 쳐서 국민승리를 끌어낼 빅매치를 제안할 것인지를 토론하라"고 주장했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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