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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킴’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 “인생파고 넘는 법은 도전뿐...韓기업 기민해져야”(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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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경영에세이 출간 기념 강연…88년 인생사 진솔하게 언급
MZ세대 대상 도전과 실패의 중요성 강조…"도전은 청년들의 특권"
"국제 정세 변동에 어렵겠지만 적응해야"…새 정부엔 기대감 드러내
"육상 연어양식 사업, 수익 아닌 식량안보 차원서 중요…지속 추진"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이 23일 서울 강남 교보타워에서 열린 출간 기념 강연회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이 23일 서울 강남 교보타워에서 열린 출간 기념 강연회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동원그룹과 한국투자금융지주 창업주인 '1세대 기업인' 김재철 명예회장이 자신의 첫 번째 에세이 '인생의 파도를 넘는 법'을 통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2030 청년들에게 '도전'에 대한 강렬한 메시지를 던졌다. 김 명예회장은 청년들에게 자신이 원하는 일을 찾아 과감하게 뛰어들 것을 조언했다. 그는 청년들을 위해 자신의 사업 실패담도 언급하며 격려와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김재철 명예회장은 23일 저녁 서울 강남 교보타워에서 열린 경영에세이 출간 기념 강연회에서 140여 명의 독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1935년인 그는 "가난한 전남 강진의 농촌에서 태어나 농업고등학교에 다녔고 서울대 농과대로 진로를 정한 상태였는데, 당시 선생님이 '내가 너라면 바다계통으로 갈 것'이라는 말을 듣고 무작정 부산수산대(현 국립부경대)로 진학했다"고 젊은 시절을 회상했다.

김 명예회장은 뱃사람으로서 시작이 녹록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대학 졸업을 앞두고 선원에 지원했지만, 베테랑만 태운다며 거절당했다"며 "꼭 배에 타고 싶어 월급이나 보급품도 안 받겠다고 했고 '죽어도 좋다'는 각서까지 쓰겠다고 해 배에 오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승선 후부터 그의 능력은 빛을 발했다. 배의 위치를 보는 계산식이 영어여서 유일한 대졸자인 그가 항해사 역할을 했고 바닥부터 착실하게 쌓았던 경험 덕에 단시간 내에 선장 자리에 올랐다. 김 명예회장은 이후 수산회사 등을 거쳐 직접 회사(당시 동원산업)를 설립했다.

김 명예회장은 이날 강연에서 자신의 인생에서 겪은 여러 실패사례로 언급하며 "저 역시 여러 실패를 통해 꾸준히 배우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중에서도 카메라 사업을 언급한 그는 "카메라에 어떤 부품이 들어가는지도 모르고 사업에 뛰어들었는데 국내 대기업이 카메라 사업에 진출하더라"며 "출혈경쟁을 하다 포기했는데 이 과정에서 매우 큰 손해(70억 원 상당)를 입게 됐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김 명예회장은 그러면서도 다양한 실패 경험이 현재의 동원그룹을 만드는 자양분이 됐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역사를 만드는 것은 도전뿐"이라며 청년들에게 적극적으로 용기를 내 볼 것을 권했다. 그는 "지금의 저 자신은 수많은 도전이 만들어 낸 결과"라며 "이 책은 낸 것도 많은 젊은이에게 도전을 권하고 싶어서 마음먹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도전은 젊은이의 특권인 만큼 많이 도전하시길 바란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 명예회장은 자신의 뒤를 이어 기업을 경영 중인 두 아들들(김남구 한국투자금융그룹 회장, 김남정 동원그룹 회장)에게도 "지도자는 권위로만 안 되고 솔선수범해야 존경을 받는다"고 조언에 나서기도 했다. 그는 "현장과 직원의 어려움을 알아야 좋은 경영자가 될 수 있다"며 "과거 아들들을 미국 알래스카 행 명태잡이 원양어선에 태우고(김남구 회장), 부산 참치 통조림 공장 생산직 근로자(김남정 회장)로 근무하게 했던 것은 제가 물려준 유산"이라고 강조했다.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이 23일 서울 강남 교보타워에서 열린 출간 기념 강연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이 23일 서울 강남 교보타워에서 열린 출간 기념 강연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 명예회장은 이날 국내 대표 '1세대 기업인'으로서 미·중 관세 전쟁 등 최근 불안정한 국제 정세와 관련해 "기업들의 기민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강연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김 명예회장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움직임은 마치 럭비공처럼 예측이 어려워 정책 변화에 따라 빠르게 대응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어떠한 상황에도 적응하고 기민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선정국과 관련해선 "기업이 성장하고 자율적인 시장경쟁을 통해 모두가 잘사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업인다운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편 김 명예회장은 동원그룹이 추진 중인 연어 육상양식 사업 진행 상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연어 육상양식 사업을 통해 돈을 벌 거나 사업을 확장하기 위함이 아니다"며 "국내 식량 안보 차원에서 큰 노력이 필요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연어는 우수한 단백질 공급원"이라며 "현재는 노르웨이와의 협업과는 별도로 라이선스 사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투데이/배근미 기자 (athena3507@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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