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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 불안, 우울증 호소…대통령은 마약중독자" 폭로한 콜롬비아 전 장관

아시아경제 윤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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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로 레이바 전 외무장관
콜롬비아 대통령 '마약 중독' 주장
"프랑스 방문하는 중 이틀간 사라져"
콜롬비아의 한 전직 장관이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을 마약 중독자라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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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로 레이바 전 콜롬비아 외무장관. 레이바 전 장관 X


23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과 콜롬비아 매체 더시티페이퍼보고타에 따르면 알바로 레이바 전 콜롬비아 외무장관은 페트로 대통령이 마약에 중독됐다고 주장했다. 레이바 전 장관은 2022년 페트로 내각 출범 당시 기용돼 2년간 장관직을 맡은 인물이다.

레이바 전 장관은 최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자신이 페트로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 4장을 공개했다. 그는 "실종, 지각, 용납할 수 없는 불이행, 의미 없는 여행, 일관성 없는 문구, 의심스러운 동행이 기록되었고 지금도 기록되고 있다"며 "당신은 매우 자주 외로움, 불안, 우울증을 호소했다는 것이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특히 레이바 전 장관은 2023년 프랑스를 방문했을 당시 페트로 대통령이 이틀 동안 실종됐다며 이를 문제 삼았다. 그는 "당신이 마약 중독 문제가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은 파리에서였다"며 "안타깝게도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신의 정부는 혼돈과 즉흥성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페트로 대통령은 이같은 주장에 대해 곧장 반박했다. 페트로 대통령은 엑스를 통해 프랑스 수도를 방문하는 동안 외무장관과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다만 마약 주장 관련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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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은 "폭로는 페트로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트럼프와 다시 한번 갈등을 빚은 가운데 나왔다"고 짚었다. 올해 초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 이민자들을 태워 콜롬비아로 보낸 미군기의 착륙이 거부되자 콜롬비아산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했고, 페트로 대통령은 이후 미국 측 요구를 모두 수용한 바 있다.


페트로 대통령은 또 22일 국무회의에서 자신의 미국 비자가 철회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도널드 덕(디즈니의 캐릭터)을 여러 번 봤기에 미국 비자가 필요하지도 않았다"며 "(미국 비자가 취소됐으니) 다른 것을 보러 (다른 나라에) 가겠다"고 언급했다.

레이바 전 장관의 서한은 콜롬비아 정치계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콜롬비아 매체 엘 티엠포 세바스티안 롬보 델가도 기자는 "최근 콜롬비아 역사상 정부의 핵심 전직 인사가 전직 상사의 '능력'에 대해 공개적으로 의문을 제기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더시티페이퍼보고타는 "페트로 대통령에 대한 이번 고발은 이미 대통령직이 위태로운 상황에 놓인 가운데 제기됐다"며 "2026년 페트로 대통령의 후임자 선출을 위한 선거 운동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야당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었다"고 전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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