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회장서 韓대행 두고 의원들 신경전
우 의장 “할 일 구분 잘하라” 일침
‘韓 대망론’ 커지는 국민의힘 내부
국힘 金·韓·洪, 한 대행과 단일화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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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치고 퇴장하며 취재진을 향해 "수고하셨다"고 말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
“고생 많으셨습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4일 국회 본회의 추가경정예산(추경) 시정연설을 마친 뒤 6·3 대선 출마 계획에 대해 묻자 이같이 답했다. 22일 공개된 영국 언론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노코멘트”라고 답한 뒤 다시 답을 피한 것이다.
한 대행의 모호한 태도 유지에 이날 본회의 시작 전부터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등 각 정당 소속 의원들의 신경전이 펼쳐졌다. 민주당 의원총회 지연으로 본회의 개의 시작이 10분 가까이 늦어지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우원식 국회의장을 향해 “시작합시다”, “빨리 추경하자면서요”라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민주당 의원들이 회의장에 들어오고 한 대행이 시정연설을 시작하자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내란대행 사퇴하라”고 항의했다. 민주당 의원석에서도 일부 의원들의 비판이 나왔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그만하세요”라고 맞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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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 국회의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추가경정예산안 제출과 관련한 시정 연설을 마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게 유감을 표하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우 의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
본회의 말미 우원식 국회의장이 한 대행에게 “국회의장으로서 권한대행께 한 말씀 드리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하자 장내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을 비롯한 의원들은 의장석 앞으로 나가 항의했다. 우 의장은 끝내 한 대행에게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잘 구분하기를 바란다”고 일침을 가했고, 한 대행은 무표정으로 착석해 있었다.
박찬대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한 대행을 향해 “대선 출마 망상을 버리고 국민 앞에 불출마 선언하길 바란다”며 “한 총리는 대선에 출마할 자격도 능력도 깜냥도 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민주당, 조국혁신당 등은 연일 한 대행의 대선 출마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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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를 비롯한 여당 의원들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들으며 박수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
반면 국민의힘 내부의 ‘한덕수 대망론’은 커지는 분위기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우리 당 상품을 보면 비슷비슷하고 새로운 것이 없다”며 “지금은 통상 문제가 시급하고 그런 면에서 한 대행이 나오면 특별해지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품이 미진할 때는 서비스가 좋아야 한다”며 국민의힘의 역할을 암시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의원은 “물줄기가 터지면 시류에 따라야 한다”며 한 대행 대선 출마에 힘을 실었다.
이날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도 앞다퉈 한 대행과의 단일화 가능성을 발표했다. 한 대행의 출마에 부정적이었던 홍준표 후보는 전날(23일) 밤 입장을 바꿨다. 급기야 그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선에 출마하고 반이재명 단일화에 나선다면 한 대행과도 함께하겠다”고 했다. 한동훈 후보는 “경선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한 다음 본선 승리를 위해 모든 사람들과 함께할 것”(페이스북)이라며 한 대행과의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문수 후보는 일찍이 한 대행과의 단일화에 적극적이었다. 다만 안철수 후보는 한 대행을 향해 “부디 출마의 강을 건너지 마시라”(페이스북)고 직격했다.
[이투데이/이난희 기자 (nancho0907@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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