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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가 나빠서 소개팅 취소하자네요”…연구결과 봤더니 고개가 ‘끄덕’

매일경제 박동민 기자(pdm2000@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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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가 나빠서 소개팅 취소하자네요”…연구결과 봤더니 고개가 ‘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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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연구팀 미세먼지 연구
실험용 쥐 16주간 장기 노출땐
염증세포 늘고 폐조직 손상 심각

“면역체계 전반에 심각한 영향, 적극적으로 대처”


미세먼지 농도가 나빠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바라본 남산 일대가 뿌옇게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미세먼지 농도가 나빠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바라본 남산 일대가 뿌옇게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미세먼지가 단순히 불편한 수준을 넘어 폐의 염증과 폐질환을 유발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홍창완 부산대 의학과 교수와 류지현 양산부산대병원 의생명융합연구원 교수 연구팀은 미세먼지가 폐의 면역체계에 미치는 심각한 영향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현대사회에서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는 미세먼지 문제에 대한 과학적 대응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미세먼지는 초미세먼지(PM2.5·입자의 지름이 2.5마이크로미터 이하)를 포함해 직경이 매우 작은 입자들이 공기 중에 떠다니다가 호흡기를 통해 인체로 흡입되는 환경오염 물질이다. 그동안 단기적인 호흡기 불편이나 심혈관계 질환과의 연관성은 일부 밝혀져 왔으나, 장기적인 노출이 폐 면역체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었다.

왼쪽부터 홍창완 부산대 의학과 교수, 류지현 양산부산대병원 의생명융합연구원 교수, 조유나 부산대 의학연구원 연구교수, 김보영 양산부산대병원 의생명융합연구원 박사. [부산대]

왼쪽부터 홍창완 부산대 의학과 교수, 류지현 양산부산대병원 의생명융합연구원 교수, 조유나 부산대 의학연구원 연구교수, 김보영 양산부산대병원 의생명융합연구원 박사. [부산대]


부산대 연구팀은 실험용 쥐 모델을 대상으로 16주간 미세먼지에 노출시킨 결과 폐 조직 내에서 염증세포의 급격한 증가와 폐 조직의 심각한 손상을 관찰했다. 이는 단순한 자극 반응을 넘어 조직 수준의 병리학적 변화를 나타내는 것으로, 폐를 보호하는 면역세포인 T세포의 균형이 깨져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특정 세포군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런 결과는 미세먼지가 단순히 일시적인 호흡기 자극을 넘어 만성적인 염증 상태를 유도하고 알레르기성 천식과 같은 만성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중요한 위험 인자임을 과학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미세먼지의 장기 노출이 면역체계의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킨다는 점에서, 미세먼지 노출을 최소화하고 면역체계를 보호하는 질병 예방과 정책 수립에 있어 보다 근본적이고 심도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 연구팀의 지적이다. 미세먼지의 폐질환 영향을 다룬 이번 논문은 국제 학술지 리독스 바이올로지(Redox Biology) 온라인 4월 8일자에 게재됐다.

연구 책임을 맡은 홍창완 부산대 의학과 교수는 “미세먼지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단순히 호흡기 질환의 악화로만 생각하지 말고, 면역체계 전반에 미치는 심각성을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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