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선트 “145% 금수조치 상응…지속불가”
WSJ “대중관세 50~65%로 하향 가능성”
시장 요동·비판 여론에 연일 유화 제스처
뉴욕증시 상승에도 월가 “정책신뢰 잃어”
WSJ “대중관세 50~65%로 하향 가능성”
시장 요동·비판 여론에 연일 유화 제스처
뉴욕증시 상승에도 월가 “정책신뢰 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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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북쪽 잔디밭에서 언론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며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EPA]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대중 관세에 대한 하향조정을 시사한 가운데 미국의 중국에 대한 관세율이 145%에서 절반 수준으로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무차별 관세폭격과 중앙은행 흔들기에 시장이 요동치고 자국내 여론이 악화하자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미중 관세갈등이 “아주 가까운 장래에 완화될 것(22일)”에 이어 “미국과 중국의 빅딜(큰 거래) 기회가 있다(23일)”며 이틀 연속 유화 제스처를 이어갔다.
▶美재무 “중국, 개도국 대우 불합리…현 모델 전 세계 해쳐” 압박 속 타협 여지 남겨=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향후 2∼3주 안에 관세율을 (새로) 정할 것”이라며 “(이 새로운 관세율에는) 중국이 포함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전날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의) 145%는 매우 높다. 우리는 펜타닐에 관해 이야기했고 다른 여러 요소가 쌓이면서 145%가 됐다”면서 “(협상 시 관세율이) 그 정도 높게 있지는 않을 것이며 그것은 매우 상당히 내려갈 것이다. 그러나 제로(0%)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 역시 23일 워싱턴DC에서 국제금융연구소(IIF) 주최로 열린 연설 및 대담 행사에서 미·중 관세에 대해 “양측 모두 그것이 지속 가능한 수준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무역 금수 조치에 상응하는 것이며, 양국 간 무역 중단은 양국 모두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중국의 경제 모델이 “지속해서 (무역) 불균형을 만든다”면서 “이대로 가면 중국의 현재 모델은 중국을 해칠 뿐 아니라 전 세계를 해친다”고 주장했다.
베선트 장관은 또 “중국은 자신들이 변해야 한다는 것을 안다”며 “과잉생산에 의한 수출로부터 벗어나 자국 소비자들과 내수를 향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세계 두 번째 경제 대국인 중국을 개도국으로 대우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그것은 많은 서방 시장의 희생 속에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내가 이전에 말했지만 (미·중 간) 빅딜의 기회는 있다”며 중국과의 논의를 기대했다.
앞서 베선트 장관은 전날 비공개로 진행된 JP모건 투자자 회의에서도 “(미중 무역갈등이) 지속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중국과의 무역 전쟁과 관련한 긴장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대중관세, 품목별 절반이상 삭감, 안보위협 품목 별도 등 차등 검토”=백악관이 실제로 중국 관세 인하를 구체적으로 검토 중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백악관 고위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는 일부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절반 이상을 삭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품목에만 약 50~65% 수준으로 관세가 조정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으며, 여러 방안을 두고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쿠시 데사이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분명히 말했듯 중국은 반드시 미국과 합의해야 한다”며 “관세에 대한 최종 결정은 대통령 본인이 내릴 것이며, 그 외의 이야기는 순전히 추측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해당 내용에 대해 실제로 이 같은 논의가 이뤄진다면 “놀라지 않을 일”이라고 말하면서 미·중 관세 협상 여지를 열어놨다.
안보위협 관련 품목을 별도로 하는 차등 부과 방안도 고려 중이다.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 품목에는 최소 100% 관세를 부과하되, 그렇지 않은 품목에는 35%의 관세를 부과하는 식이다.
하지만 그동안 몇 차례나 자신의 선택을 바꾼 트럼프 대통령이기에 정책 전환에 대한 기대감도 많이 사라진 상태다.
이날 뉴욕증시는 미중간 무역 갈등 완화 기대감과 트럼프 대통령의 파월 해임 가능성 일축 발언으로 이틀째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의 태도 변화에 지친 투자자들이 반등에 위안을 못 느낀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 발언 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이 2% 이상 상승했지만, 낙관론을 가져오진 못했다”고 평가했다.
제이 우즈 프리덤 캐피털 마켓의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하루하루가 그저 불확실하고 불확실하며 불확실할 뿐”이라며 “매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과 중국이 관세로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양국은 뉴욕 유엔 무대에서도 충돌했다. 유엔 주재 중국 대표부는 23일 유엔 본부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비공식 회의를 주최하고 “미국이 일방적인 고율 관세정책 등을 통해 국제법과 다자주의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훼손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에 맞서 미국 측은 “중국이 말과 행동을 달리하며 오히려 다른 국가에 강압을 가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맞섰다. 김빛나·김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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