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확대해도 "美측 요구 약화될지 알수없어" 日언론
7월 참의원 선거 앞두고 정부·여당 내 반발 목소리도
7월 참의원 선거 앞두고 정부·여당 내 반발 목소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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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노=AP/뉴시스] 일본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관세 협상을 둘러싸고 미국산 쌀을 연간 6만~7만t 수입 확대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24일 마이니치신문이 보도했다. 사진은 2024년 11월 30일 일본 나가노현 오카야의 한 사케 양조장에서 직원이 찐 쌀에 배양한 효모를 뿌리는 모습. 2025.04.24. |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일본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관세 협상을 둘러싸고 미국산 쌀을 연간 6만~7만t 수입 확대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24일 마이니치신문이 보도했다.
신문은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지난 17일 미일 전화 협의에서 미국 측이 농산물 무역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고 전했다.
일본 측은 이에 대한 대책으로 미국산 쌀 수입 확대를 검토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은 일정 물량을 무관세로 의무 수입하는 최소시장접근물량(MMA)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난해 미국산 쌀은 77만t 수입됐다. 국가별로는 최다 수입량이다.
일본은 2016년 서명했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MMA를 적용하지 않는 미국산 쌀을 추가로 연간 5만~7만t 구입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다만 미국이 TPP에서 탈퇴하며 이 정책은 실현되지 않았다. 일본은 이를 근거로 이번에는 6만~7만t 추가 수입을 꾀하는 것이다.
또한 일본 내에서 쌀값 폭등 사태가 계속되고 있어 미국산 쌀 수입 확대로 쌀값이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미국산 쌀 수입을 확대한다 하더라도 "미국 측 요구가 수그러들지는 전망할 수 없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일본이 700% 고율 관세를 자국에 부과하고 있다고 거듭 비판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MMA 제도를 적용하지 않고 쌀을 수입한다면 1㎏ 당 341엔(약 3400원)의 관세가 부과된다.
미국은 쌀 이외의 농산품 비관세 장벽을 허물라고 요구하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이 지난 3월 말 발표한 외국 무역장벽보고서에는 일본에 대해 ▲쇠고기 특정 위험 부위를 처리하도록 요구하는 기준이 엄격하다. ▲돼지고기 관세가 철폐되지 않았다. ▲감자는 감자칩용 등 가공품용 수입으로 한정되고 있다는 등의 지적이 실렸다.
이에 일본 자급률이 낮은 대두, 옥수수 등을 미국으로부터 수입 확대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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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 이시바 시게루(왼쪽) 일본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7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하면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5.04.24. |
그러나 당정 내에서도 반발하는 목소리가 있어 미국에게 내밀 카드를 조율하는 데 난항도 예상된다.
마이니치에 따르면 정부와 집권 자민당 내에서는 7월 참의원(상원) 선거를 앞두고 미국산 쌀 수입 확대에 대한 반발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에토 다쿠(江藤拓) 농림수산상은 "농업인들이 의욕을 잃게 된다”고 우려했으며 스즈키 슌이치(鈴木俊一) 자민당 총무회장도 “쌀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자민당은 전통적으로 농가, 농업단체를 지지기반으로 삼아왔다. 특히나 농가가 많은 도호쿠(東北) 지방 등에서는 큰 폭 의석 감소로 연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TPP 협상에 대해 농업단체들의 격렬한 반발이 표출된던 2016년 참의원 선거에서는 자민당이 도호쿠 지방 6개 지역에서 1승 5패를 하는 참패를 당했다.
한 일본 정부 관계자는 쌀 수입 확대가 "농가가 자동차 산업을 지키기 위한 인신공양처럼 비춰질 수 있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공감언론 뉴시스 aci2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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