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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앨범 ‘파트 오브 미’를 발매하는 바비 킴. 어트랙트 제공 |
“결혼 뒤에 음악과 삶에 대한 책임감이 강해졌어요. 이제는 열린 마음으로 팬들을 만나려고 합니다.”
‘고래의 꿈’, ‘소나무’, ‘사랑..그놈’ 같은 솔 충만한 히트곡으로 ‘솔의 대부’라는 별명을 얻은 바비 킴이 24일 두번째 미니앨범 ‘파트 오브 미’를 내고 다시 팬들과 만난다. 2019년 발표한 미니 앨범 ‘스칼렛’ 이후 6년 만이다.
음원 발매를 앞둔 지난 17일 서울 홍익대 인근 카페에서 만난 바비 킴은 결혼 뒤 인생에 많은 전환점이 생겼다고 털어놨다. 그는 “더욱 진지하게 음악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더 많은 연구를 하고 틈만 나면 녹음하는 등 한층 더 음악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집에 “다른 사람”이 들어와 있으니 많은 것이 바뀌었다. 2022년 결혼 뒤 처음엔 “어, 왜 우리 집에서 사람이 안 나가지?”란 어색함이 강했다. 하지만 새벽까지 했던 음악 작업을 이제 낮에 하는 등 삶의 패턴 자체가 바뀌었다.
박선주, 타블로, 개코 등 동료 음악인들이 노랫말에 참여한 5곡이 담긴 ‘파트 오브 미’는 한 가족의 일원으로서, 또 일반 직장인과 별다르지 않은 삶의 패턴으로 돌아온 직업 음악인으로서 처음 발표하는 앨범이라 더욱 뜻깊다. 지난달 21일 선공개한 싱글 ‘모닝 루틴’은 “비가 내리고 바람 부는 날엔/ 그댈 안고서 하루가 저물 때까지”라며 아내에 대한 사랑을 듬뿍 담았다. 바비 킴은 “아내가 ‘모닝 루틴’을 가장 좋아한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렇다고 이번 앨범이 신혼부부의 행복감만을 담은 것은 아니다. 쓸쓸한 이별의 애수가 바비 킴 목소리에 적격이다. 타이틀곡 ‘사랑을 흘리다…그리고 3일’은 과거 자신이 사랑했던 연인과 헤어지고 난 뒤 3일간의 감정을 담은 발라드다. “아내에게 내 과거 얘기라고 솔직하게 말했다”는 바비 킴은 “다음 앨범에선 좀 더 다채롭고 흥겨운 장르에 도전하기 위해 곡을 쓰고 있다”고 했다. 1994년 한국 최초의 레게 밴드 ‘닥터 레게’로 데뷔한 그는 리듬감 있는 흑인음악에 대한 사랑이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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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앨범 ‘파트 오브 미’를 발매하는 바비 킴. 어트랙트 제공 |
바비 킴 같은 보컬리스트들이 설 자리가 좁아지는 현 가요계에 대해선 아쉬움을 나타냈다. 2010년 재즈 등 다양한 음악을 다룬 프로그램 ‘수요예술무대’(MBC)의 사회를 맡았던 바비 킴은 “음악 프로그램 자체가 많이 없어졌다. 그나마 있는 것이 경연대회 같은 프로그램인데 아무래도 점수를 많이 받기 위해 고음을 지르거나 편곡도 세게 갈 수밖에 없다”며 “내가 할 수 있는 음악을 하자는 생각으로 대중과 만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솔의 대부’라는 애칭에 대해 “지금도 배우는 중이다. 과분한 평가다”라며 손사래를 쳤다.
오랜만에 컴백한 그는 대중과의 접점을 늘리기 위해 유튜브 채널 개설도 준비 중이다. 어떤 식으로 풀어갈지 콘셉트 회의를 하는 중이란다. 바비 킴은 “팬들에게 저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이제는 (기획사가) 시키는 대로 다 하려고 한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앞으로 콘서트에서 팬들과 자주 만나고 싶다”는 바비 킴에게 이번 앨범과 어울리는 술이 무엇인지 물었다. 잠시 생각하던 그는 “안동소주”라는 ‘신박한’ 대답을 내놨다.
“과음하지 마시고, 술맛을 음미하듯 이번 음악을 들어주세요. 그런 퀄리티를 생각하면서 만든 앨범입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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