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L, 2세대 나트륨 이온 배터리 '낙스트라' 공개…저가 시장 주도
"中 기술력 예상보다 빨라"…LG엔솔, 2030년 이전 출시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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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권남 LG에너지솔루션 차세대전지개발센터장이 SNE리서치 차세대 배터리 콘퍼런스에 참가해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2025.04.10/뉴스1 ⓒ News1 금준혁 기자 |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중국이 저가 배터리 시장의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나트륨 이온 제품의 양산을 예고했다. 1세대 출시 이후 불과 4년 만에 과거 단점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기술력을 뽐내며 배터리 주도권 경쟁 우위를 선점했다.
국내 배터리 업체 역시 중국에 밀리지 않기 위해 개발 속도전에 돌입했다. 과거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의 가치를 깨닫지 못하고 시장 주도권을 뺏긴 전철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다.
나트륨 매장량 리튬 대비 1000배 많아…'저렴한 가격' 무기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세계 1위 배터리 기업인 중국의 CATL은 상하이모터쇼 개막을 앞두고 진행한 테크데이 행사에서 2세대 나트륨 이온 배터리인 '낙스트라'(Naxtra)를 공개했다. 오는 12월부터 양산을 시작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나트륨 이온 배터리는 양극에 리튬 대신 나트륨을 원료로 사용하는 제품이다. 나트륨 매장량은 리튬 대비 1000배가량 많은 데다 가격도 저렴하다. 리튬 대신 나트륨을 사용하면 이차전지 가격의 약 40%를 차지하는 양극재를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가격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된다. 리튬과 달리 광물의 공급망 보안에서 벗어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문제는 에너지밀도가 낮아 주행거리가 짧다는 점이다. CATL이 1세대 제품을 출시한 지난 2021년 당시 동일한 단점이 제기됐다. 올해 2세대 제품은 과거의 문제점을 상당히 보완했다. 에너지밀도는 LFP와 유사한 ㎏당 175Wh(와트시)다.
배터리 업계에선 나트륨 이온 배터리가 저가 시장을 이끌 것으로 전망한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오는 2035년 나트륨 이온 배터리는 리튬 이온 대비 11∼24% 저렴할 것으로 예측됐다. 국내 기업의 주력 제품인 니켈·코발트·망간 기반의 삼원계(NCM) 제품과 가격 차이는 더 벌어질 수 있다.
K-배터리 사들은 CATL 발표에 대해 의심하면서도 저가 시장을 중국에 내줄 수 있다는 우려를 동시에 표하고 있다. 과거 중국 기업은 정부 지원과 내수 시장을 업고 빠르게 기술력을 끌어올렸다. 다만 개발 속도가 예상치보다 한참 빨라 믿기 어렵다는 반응도 나온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은 충전부터 전기차로 이어지는 밸류체인 내에서 초격차 기술을 경쟁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며 "당사 연구개발 결과 등 진척 사항을 고려하면 중국의 실용화 속도가 너무 빠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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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호 에코프로비엠 대표이사가 3월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한 ‘인터배터리 2025’에 참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올해로 13회를 맞이하는 역대 최대규모의 배터리 전문 전시회인 이번 전시에는 688개사 2330부스 규모로 이날부터 7일까지 3일동안 개최된다. 2025.3.5/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
저가 시장 또 내줄라…K-배터리 조기 출시 목표
K-배터리는 중국 기업에 밀리지 않기 위해 빠르게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과거 시장 경쟁력이 없다고 외면했던 LFP 배터리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다.
대표적으로 LG에너지솔루션은 2030년 이전에 조기 출시를 목표로 제시했다. 현재 고용량의 양극재로 에너지밀도 높이는 연구 진행하고 있다. 지난 10일 SNE리서치가 주관한 차세대 배터리 콘퍼런스에서 "모빌리티 전동화가 확대되면 리튬이 부족해지고 가격이 상승할 여지가 있다"며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성 관점에서 나트륨이온 배터리 개발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 지원 과제인 '나트륨이온전지 양극소재개발 사업' 주관사로 선정됐다. 최문호 에코프로비엠 대표는 "빠른 속도로 준비 중이지만 어떤 고객과 어떤 식으로 진행할지는 아직 협의 중"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리튬 가격 변동성이 높은 만큼 나트륨 이온 배터리가 저가 시장을 장악하게 될 것"이라며 "중국의 해당 발표가 사실이라면 기술 개발 속도가 예상보다 수년 빨라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passionkj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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