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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크림반도 러 편입 거부하는 젤렌스키에 "나라 다 잃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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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종전안 반대에 “평화 협상에 유해”
“선동적 발언 탓에 전쟁 해결 어려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오벌오피스)에서 교육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취재진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오벌오피스)에서 교육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취재진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 종전안에 반대하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비난했다. 크림반도에 집착하다 결국 나라 전체를 러시아에 빼앗길 것이라고 위협하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한 젤렌스키 대통령의 기자회견 발언을 겨냥해 “평화 협상에 매우 해롭다”고 비판했다. WSJ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회견에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을 법적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논의할 필요조차 없다. 헌법에 위배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이 인기 영합 의도라는 입장이다. 그는 “크림반도는 몇 년 전 버락 후세인 오바마 대통령(오바마 전 대통령을 비하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쓰는 표현)의 보호 아래 잃은 땅이며, 심지어 (평화 협상에서) 논의의 쟁점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가 크림반도를 원한다면 왜 11년 전에 그들은 (러시아에 맞서) 싸우지 않았는가. 왜 러시아에 (그 땅이) 넘어갈 때 총 한 발 쏘지 않았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젤렌스키가 한 것과 같은 선동적인(inflammatory) 발언으로 인해 전쟁을 해결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는 내세울 게 하나도 없다”고 몰아세웠다.

전쟁 장기화는 우크라이나에 패망의 길이라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다. 그는 “우크라이나 상황은 절망적”이라며 “그(젤렌스키)는 평화를 가질 수 있다. 아니면 3년 더 싸우다 결국 나라 전체를 잃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인명 피해를 거론한 뒤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번 크림반도 관련 발언이 “‘킬링필드’(살육의 전쟁터)를 더 장기화할 뿐”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 측의 종전안에는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인정 △미국의 대(對)러시아 제재 철회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배제 등이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합의에 매우 가까이 와 있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의 입장 변화를 촉구했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ficcione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