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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도 건드리는데…"트럼프가 금리인상 요구할라" 일본의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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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러라고 합의' 통한 인위적 환율 관리 어려워…
일본은행 기준금리 인상시켜 해결보려 할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로이터=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로이터=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첫 관세 협상국인 일본에 기준금리 인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현지에서 나온다. 우려가 현실이 된다면 주권침해 논란과 함께 금융시장 여파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행정부의 최종 목표로 꼽히는 중국과 협상에서도 환율 문제가 골칫거리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3일 아사히신문은 이날부터 이틀간 미국 워싱턴에서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가 열린다는 소식을 전한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앙은행으로서 독립성을 보장받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금리 인하를 요구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은행을 포함한 각국 중앙은행 금융정책까지 거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G20 회의에는 가토 가쓰노부 재무대신과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참석한다. 일본 언론들은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가토 재무대신, 우에다 총재와 만나 환율 문제를 거론할 수도 있다고 본다.

트럼프 행정부는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너무 낮기 때문에 미국이 대(對)일본 무역수지 적자를 본다면서 인위적인 환율 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블룸버그통신을 비롯한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대통령 사저 마러라고에 주요국 정상들을 모아 제2의 플라자 합의를 요구할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놨다. 이에 대해 일본은 환율 문제는 재무장관들이 논할 문제라며 관세 협상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가라카마 다이스케 미즈오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세계경제는 플라자 합의가 체결된 1985년 상황과 크게 다르기 때문에 마러라고 합의 요구가 나와도 실제로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가라카마 이코노미스트는 23일 공개된 아사히신문 인터뷰에서 "1986년 환율 거래 규모는 하루 6000억 달러였는데 2022년은 10배 이상 늘어난 7조5000억 달러"라며 "환율 시장 주체가 훨씬 다양해졌기 때문에 정부와 중앙은행이 환율시장 방향성을 바꾸기는 물리적으로 어렵다"고 했다.

가라카마 이코노미스트는 "기준금리가 낮고 무역적자를 보는 국가의 통화가치가 하락하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라며 "통화가치를 인위적으로 절상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기준금리가 오르면 엔화 수요가 커지며 엔화 가치가 달러 대비로 상승한다. 달러 가치를 낮춰 수출을 늘리려는 트럼프 행정부가 환율 문제 해결을 위해 일본 기준금리 인상을 요구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는 이유다.

트럼프 행정부가 실제로 이를 요구하면 주권침해 논란이 불가피하다. 일본 재무성 관계자는 "일본은행은 (일본에서도) 독립성을 보장받는다"면서 "(미국의 금리인상 요청이 있어도) 거절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라카마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요구 때문인지는 몰라도 다행히 일본은 기준금리를 올려나가는 중"이라며 "미국 측 요구사항과 부합하는 기조"라고 했다.

한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서 중국을 전문으로 취재하는 나카자와 가쓰지 편집위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최종 협상 목표는 중국일 것이라며 중국이 협상 시작 전부터 환율 문제로 난관에 봉착했을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과 관세협상을 개시한다면 환율 문제가 부상할 수밖에 없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공산당이 결코 실행할 수 없는 위안화의 완전한 자유교환과 자본거래 자유화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현재 중국은 중앙은행이 시장환율 변동 범위를 제한하는 형태로 환율을 통제하고 있다. 이 제한이 풀리면 위안화 투자 수요가 늘어나 화폐 가치가 급등할 공산이 크다. 이는 중국 무역수지 적자 요인이 될 수 있다.

가쓰지 위원 설명에 따르면 장쩌민 전 국가주석 시절 중국은 위안화 완전 자율교환 실현을 약속했다. 1998년 당시 주룽지 국무원 총리가 "중앙은행의 통제력이 적정한 수준에 이르면 자본거래의 완전한 자유화를 실행할 것"이라고 했지만 중국은 27년째 실행을 미루고 있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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