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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의 부주장 크리스티안 로메로의 발언으로 팀 분위기가 흔들리고 있다.
토트넘이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18패를 적립하며 하위권을 맴도는 등 역대급 부진을 이어가고 있는 와중에 리더십 그룹의 일원 로메로가 이적을 암시하는 듯한 발언을 해 화제가 됐다. 로메로는 더 큰 성공을 위해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처럼 세계 최고의 구단들이 속한 스페인 라리가로 이적하고 싶다는 마음을 내비쳤다.
물론 선수 입장에서 커리어 욕심을 내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로메로가 아직 토트넘 선수인 데다, 리그에서 부진에 빠졌고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준결승전을 앞둔 시점에서 팀을 하나로 묶어야 할 부주장이 이적에 대한 이야기를 하니 팬들은 속이 터질 수밖에 없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 등 복수의 외신에 의하면 로메로는 최근 아르헨티나 매체 'TyC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라리가로 이적하고 싶다는 열망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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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라리가는 내가 아직 경험하지 못한 무대"라면서 "솔직히 말하자면, 진심으로 그곳에서 뛰고 싶다. 라리가는 내가 아직 채워야 할 퍼즐의 마지막 조각 같은 리그"라며 언젠가 꼭 라리가에서 뛰고 싶다고 밝혔다.
로메로의 발언이 화제가 된 이유는 그의 최근 행적, 그리고 이적설이 한몫한다.
영국 방송사 '스카이 스포츠'는 지난달 26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토트넘의 수비수 크리스티안 로메로를 영입하는 것에 관심을 보이는 중"이라면서 "로메로는 7월1일부터 토트넘과의 계약 마지막 2년에 돌입하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세계 최고의 센터백 중 하나인 로메로의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올여름 수비 보강을 꾀하고 있으며, 토트넘에서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센터백 중 하나로 거듭난 로메로 영입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현지에서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이미 로메로의 대리인과 접촉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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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사령탑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을 포함해 현재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다수의 아르헨티나 출신 선수들이 뛰고 있다는 점도 로메로의 이적설에 힘을 더하고 있다. 로드리고 데폴, 훌리안 알바레스, 나우엘 몰리나 등 로메로와 함께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는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로메로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적응하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거라는 전망이다.
또한 한동안 부상으로 쓰러져 있던 로메로는 지난 3월 A매치를 통해 복귀한 뒤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토트넘 의료진의 실력을 의심하는 듯한 발언을 해 비판을 사기도 했다.
그는 스페인 매체 'AS'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최근 몇 달 동안 힘든 시기를 보냈다"며 "사실 나는 예정된 것보다 더 빨리 경기장에 돌아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후 로메로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표팀 의료진이 나를 힘든 시기에서 구해줬고, 내가 다시 경기장에 나설 수 있도록 도와줘서 항상 감사하다"면서 "그것이 내가 원하는 일"이라고 썼다.
로메로의 경기 후 인터뷰와 SNS에 적은 글 내용을 종합하면 그는 예상보다 더 일찍 경기장으로 돌아올 수 있었지만 그러지 못했고, 대표팀 의료진의 도움이 있었기에 다행히 부상에서 복귀할 수 있었다. 그런데 현지에서는 이것을 두고 로메로가 토트넘 의료진을 저격했다고 해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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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메로의 인터뷰를 전한 'AS'의 에두아르도 부르고스는 "로메로가 토트넘의 부상 처리 방식에 크게 화를 내고 있다. 문제가 생기는 중"이라며 로메로가 소속팀 토트넘 의료진의 능력에 대해 의문을 던졌다고 했다.
로메로는 지난해 12월에도 스페인 언론 '텔레문도 데포르테'와의 인터뷰에서 토트넘 보드진을 비판하는 듯한 발언을 한 뒤 팀에 사과한 전력이 있다.
물론 토트넘은 로메로를 쉽게 보낼 생각이 없다. 계약 기간도 2년이나 남았고, 로메로가 팀에서 중요한 선수이기 때문에 가능한 한 많은 이적료를 확보하겠다는 생각이다.
'스카이 스포츠'에 따르면 토트넘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로메로를 영입하기 위해 움직인다면 8000만 유로(약 1298억원)를 요구하려 한다. 프리미어리그 구단들에 비해 재정 능력이 부족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5000만 유로(약 811억원) 선에서 이적을 확정 짓고 싶어하지만, 토트넘의 다니엘 레비 회장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
구단끼리 해결해야 할 문제를 떠나 스페인 클럽과 연결되고 있는 와중에 스페인으로 가고 싶다는 발언을 한 로메로에 대한 팬들의 여론은 나쁠 수밖에 없다. 토트넘이 현재 프리미어리그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한 시즌 리그 최다패인 19패를 기록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이적을 원한다고 말한 부주장에게 많은 토트넘 팬들이 실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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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메로는 일단 현 소속팀인 토트넘에 집중하겠다는 생각이다.
그는 "나는 매일을 충실하게 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시즌이 끝나려면 아직 두 달 정도 남았고, 최대한 좋은 성과로 시즌을 마무리하고 싶다"며 "우리는 유로파리그 준결승에 오른 상태다. 오랜 시간 이 위치까지 오지 못했기 때문에 구단 입장에서는 큰 진전이다. 나는 우승하고 싶기 때문에 현재 위치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시즌이 끝난 뒤에야 여러가지를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사실 에이전트와 이야기를 나눈 적은 없다. 하지만 난 어떠한 가능성에도 열려 있다. 나는 언제나 성장하고 싶고, 새로운 곳에서 발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 지금은 시즌이 남아 있기 때문에 그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다"며 자신은 이적에 대해 열려 있다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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