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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눈 아재들 홀렸다 “일본이랑 한국산이 좋아”...美에 부는 하이브리드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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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번 주 스위스서 中과 회담…무역·경제 현안 논의"
KAMA 미국 전기동력차 동향 발간
1분기 HEV 판매량 47% 늘어
점유율 도요타-혼다-현대차그룹 순

팰리세이드·텔루라이드로
시장 반전 노리는 현대차그룹
도요타처럼 현지 생산 늘릴 듯


매일경제

현대차 팰리세이드.현대자동차


가솔린 자동차의 천국으로 불리던 미국 자동차 시장에 하이브리드차 바람이 불고 있다. 올해 1분기 순수하이브리드카(HEV)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했다. 하이브리드 강자 도요타에 더해 미국 자국 브랜드들이 HEV 시장에 본격적으로 참전하면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준대형 SUV위주의 하이브리드 신차를 출시하며 점유율 확보에 나선다.

23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협회(KAMA)가 발간한 ‘미국 전기동력차 판매 동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HEV 누적 판매량은 47만2841대로 기록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7.6% 증가한 수치다.

미국 시장 HEV 판매량은 전기차 캐즘 초기인 2023년 2월부터 26개월간 매달 두자릿 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전기차 판매량이 매년 한 자릿 수 증가율을 넘기지 못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브랜드별 HEV 점유율은 여전히 일본과 한국 업체들이 앞선다. 올해 1분기 26만6000여대의 하이브리드카를 판매한 도요타가 56.4%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혼다가 9만5000여대를 팔아 20.2%의 비중으로 2위, 현대차와 기아가 합산 12.1% 점유율로 3위를 차지하고 있는 양상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 증가율이 각각 69.4%, 60.8%로 집계됐다. 이는 도요타(41.3%), 혼다(54.4%) 등 다른 업체들에 비해 높은 증가율이다.

일찍이 전동화 전환을 선언했다가 전기차 캐즘(수요 정체)을 맞으면서 하이브리드로 전략을 선회한 미국 업체들도 판매량 확대를 노리고 있다. 포드는 4만7000여대를 판매해 점유율 10%를 차지했다. 특히 포드의 경우 ‘메버릭’, ‘F-150’ 등 미국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픽업트럭을 위주로 HEV 차량을 출시하면서 안방을 지키고 있다. 현대차는 아직 미국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중형·대형 픽업트럭 차종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미국 HEV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현대차그룹은 현지에서 인기가 높은 준대형 SUV 위주로 하이브리드카를 출시하는 한편, 이들 차종을 미국 현지에서 생산해 가격 경쟁력을 갖춘다는 양면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차는 우선 출력과 연비 성능을 강화한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한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를 올해 하반기 미국 시장에 출시한다. 기아 역시 빠르면 2026년 형제차종인 텔루라이드 하이브리드를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현재 미국에서 투싼, 싼타페, 아반떼, 쏘나타 등 준중형, 중형 차량만 판매하고 있다. 이에 반해 도요타는 팰리세이드와 같은 급인 그랜드 하이랜더 뿐만 아니라 이보다 한 체급 위인 세콰이아 하이브리드도 판매하고 있다. 렉서스와 달리 하이브리드차가 없는 제네시스 역시 미국 프리미엄 하이브리드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제네시스 차종 중 하이브리드 시스템 탑재가 예상되는 차종은 GV70, GV80, G80 등이다.


현대차가 현재 싼타페 하이브리드 한 종에 그치고 있는 하이브리드차 미국 생산을 확대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도요타의 경우 그랜드 하이랜더와 세콰이아 하이브리드를 각각 미국인디애나, 샌안토니오 공장에서 현지 생산하고 있다. 현재 그랜드 하이랜더 하이브리드의 미국 판매 가격은 4만4000달러(약 6200만원), 내연기관 팰리세이드의 가격은 3만7000달러(약 5200만원)이다.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를 ‘현대차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등을 통해 현지생산할 경우 그랜드 하이랜더 하이브리드에 비해 최소 500만원 이상의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매일경제

도요타 그랜드 하이랜더.도요타


한편 순수전기차(B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수소연료전지차(FCEV)를 모두 포함하는 ‘전기동력차’ 판매량에서 현대차그룹은 테슬라, GM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BEV만 판매하는 테슬라가 올해 1분기 13만5400대를 판매해 압도적 1위를 차지했고, GM은 전년 동기 대비 두배 이상으로 늘어난 3만1887대를 판매해 2위를 기록했다. 현대차와 기아의 합산 판매량은 3만270대로 GM과 근소한 차이로 3위를 차지했다. 4위와 5위 모두 미국 업체인 스텔란티스와 포드가 차지했다.

현대차그룹은 최소 3종의 전기차를 미국 시장에 신규 투입할 전망이다. 미국 인기가 높은 플래그십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인 아이오닉9을, 기아는 보급형 전기차인 EV3와 EV4를투입한다. 아이오닉9은 캐딜락 리릭, 모델X 등과 EV3는 볼보 EX30 등과 경쟁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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