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주 대표 "꾸준한 연금 수령 통해 안정적 현금흐름 만들어야"
김광석 교수 "관세전쟁 우려 정점 지나…미 ETF 투자해 볼만"
김광석 교수 "관세전쟁 우려 정점 지나…미 ETF 투자해 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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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상황에서 안정적인 연금 투자 및 수령 구조를 마련해 탄탄한 노후를 준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특히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 각종 연금제도를 활용해 연금 포트폴리오를 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미국발 글로벌 통상 리스크가 확대되고 자본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미국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수익률을 높이는 방법도 고려해볼 만하다는 분석까지 제시됐다.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가 23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개최한 ‘2025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재테크 토크쇼’에서 참석자들은 안정된 노후를 위한 연금 전략을 수립하고, 저가 매수 매력이 커진 미국 ETF 투자 등을 통해 스마트하게 자산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행사엔 발표를 맡은 이영주 연금박사상담센터 대표, 김광석 한양대 겸임교수를 비롯해 권의종 서울이코노미포럼 공동대표 겸 금융시장연구원장, 김동엽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상무, 문준식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편집인이 자리를 빛냈다.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이 영상축사를 보내오기도 했다.
이 대표는 첫 번째 세션에 발표자로 나서 “일시적 목돈 마련보다도 꾸준한 연금 수령을 통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만드는 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목돈과 연금의 차이에 대해 설명하면서 “목돈을 가진 사람은 ‘수익률’에 집중하는 반면 연금 보유자는 ‘수명’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된다”면서 “60대, 70대 투자자라면 급등락하는 수익률에 스트레스를 받기보다는 사망 때까지 연금을 지급받도록 자산 구조를 짜는 게 더욱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은퇴 후는) 활동력, 판단력, 기억력이 떨어지는 시기인데, 연금을 통해 이 시기 나 자신을 지킬 수 있다”고 부연했다.
또 연령대가 낮은 투자자라면 굳이 연금 투자에 큰 비중을 둘 필요가 없다고 이 대표는 강조했다. 그는 “30대는 연금을 준비하는 것보다는 자신의 능력 및 가치를 키우는 게 더 중요한 시기”라며 “젊은층이라면 노후 대비 차원에선 국민연금이나 개인형 퇴직연금(IRP)에서 기본적인 세액공제를 받을 정도의 준비로도 충분하다. 일찍 연금 투자에 나선다면 공격적인 포트폴리오를 짜는 게 좋다”고 말했다.
특히 퇴직연금은 장기적 관점에서 적립식으로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이 대표는 “퇴직연금 운용은 마라톤을 뛰는 것과 같다. 매월 일정한 금액을 연금 계좌에 불입하고 잊어버리는 게 가장 좋은 투자전략”이라며 “타깃데이트펀드(TDF) 등에 적립식으로 장기 투자하라”고 말했다. 특히 장기투자는 금융상품을 사고 파는 데 따른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두 번째 세션에선 김 교수가 ‘2025 경제전망 그리고 미국 ETF’를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먼저 김 교수는 관세 전쟁 우려가 커진 현 글로벌 경제상황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나 칩스법과 같은 법이 아닌 행정명령을 통해 정치적 승리를 이루고자 하는 인물”이라고 진단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주요 국가의 경제가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기업 입장이라면 관세를 내고 수출을 할지 미국에 투자해 관세를 면제받을지 고민한 후 결정을 내리면 되겠지만, 부품을 공급하는 벤더사와 이들 주변에 있는 소상공인 등은 (주요 기업의 해외 유출로)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 즉 기업들이 해외로 떠나면 국가 경제에 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커진다”고 분석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2년 연속 역성장한 독일 경제를 꼽았다.
미국 입장에선 자국이 스스로 고립되는 상황을 가장 우려하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미국이 러시아에 경제 제재를 가하자 그간 갈등을 빚던 러시아와 중국이 급속히 가까워진 사례가 있다”며 “미국 외 나라들의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비중은 약 74%에 달하는데, 미국을 제외한 국가들이 손잡을 경우 미국만 소외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미국 시장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를 향해 ETF 투자를 권했다. 그는 “미국 ETF 투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를 분석해보면 적절한 전략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글로벌 공급망 재편 및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강화 기조에 수혜를 입을 수 있는 조선 및 방산 섹터가 유망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뉴욕 증시와 국내 증시엔 관세전쟁의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선반영됐다. 특히 관세 부과를 유예하기로 한 조치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조정장에서 방어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유틸리티나 필수소비재 테마도 눈여겨 볼 만하다”고 언급했다.
세션발표 후 이어진 질의응답 코너에선 행사에 할애된 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열정적인 분위기가 이어졌다. 특히 많은 청중이 이날 제시된 자산관리 전략에 큰 흥미를 드러냈다. 연금과 관련한 퀴즈 코너 땐 청중의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한 30대 남성 참석자는 미국 ETF를 통한 수익률 극대화 전략을 질문했고, 은퇴를 앞두고 있다고 밝힌 또다른 참석자는 절세 효과를 높일 만한 퇴직연금 수령 방법을 묻기도 했다.
문 편집인은 이날 인사말에서 “탄핵정국 해소 이후 내수 침체와 트럼프발 관세폭탄으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에 자산 시장이 크게 위협받고 있고, 출생률 저하로 인한 인구절벽 시대에 접어들면서 노후 대비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며 “이번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재테크 토크쇼가 퇴직연금과 미국 ETF 투자 등 자산시장에 대한 혜안과 식견을 배울 수 있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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