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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의 사진이 선종 다음 날인 22일(이하 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대성당에서 열린 종교 간 미사에 전시된 모습.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르헨티나 출신으로, 5주간 폐렴으로 입원했다가 복귀한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4월 21일 뇌졸중으로 선종했다. 교황의 장례식이 오는 26일에 거행된다./AFPBBNews=뉴스1 |
"늙음을 두려워 말라…죽음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다."
바티칸(교황청)이 22일(이하 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 약 두 달 전 작성한 글을 공개했다.
교황은 지난 2월 7일 밀라노 대교구 명예 대주교 안젤로 스콜라 추기경의 저서 '새로운 시작을 기다리며. 노년에 대한 성찰'에 들어갈 서문을 작성했다. 이 책은 바티칸을 통해 오는 24일 출간된다.
교황은 책의 서문에서 "늙음을 두려워해선 안 된다. 늙어가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사실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것이 곧 인생이고, 현실을 미화하는 것은 사물의 진실을 저버리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교황은 "'늙었다'는 말은 '버려져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낭비하는 타락한 문화가 때때로 우리를 그렇게 생각하게 만든다"며 "늙음은 경험, 지혜, 지식, 분별력, 사려 깊음, 경청, 느림처럼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가치를 말한다"고 했다.
이어 "인간은 당연히 늙지만, 문제는 어떻게 늙어가느냐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삶의 시기를 원망이 아닌 은총으로 살아간다면 약해지는 기력과 심해지는 피로, 젊을 때와는 다른 반사신경을 경험하는 이 시기를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인다면, 진정으로 풍요롭고 선함을 발산할 수 있는 때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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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부모의 지혜, 손주들에게 빛나는 등대돼 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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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은 가정에서 할머니·할아버지의 역할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조부모의 역할이 청소년의 균형 잡힌 발달, 그리고 궁극적으로 더욱 평화로운 사회를 위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자주 강조해왔다"며 "조부모의 모범, 말, 지혜는 젊은이들에게 선견지명과 과거에 대한 기억, 지속 가능한 가치에 대한 확신을 심어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부모의 역할은 젊은이들의 균형 잡힌 발전, 궁극적으로 더욱 평화로운 사회를 위해 근본적으로 중요하다"고 썼다.
또 "흔히 덧없는 것과 외모에 열광하는 우리 사회 속에서 조부모의 지혜는 빛나는 등대가 돼 불확실성 앞에 빛을 비춰주고 손주들에게 방향을 제시한다"며 "손주들은 조부모의 경험을 통해 일상에서 특별한 무언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교황은 "죽음은 모든 것의 끝이 아니라 무언가의 시작"이라며 "영원한 삶이란 절대 끝나지 않을 무언가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죽음을 통해) 우리는 지금까지 온전히 살아본 적 없는, 즉 영원을 살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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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의 관이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 안에 안치된 모습을 바티칸이 23일 공개했다. /사진=바티칸 미디어/AFP |
프란치스코 교황은 부활절 이튿날인 지난 21일 오전 7시 35분 88세 일기로 선종했다. 교황은 지난 2월부터 기관지염을 앓다 지난 2월 14일부터 이탈리아 로마 제벨리 병원에 입원했으며, 폐렴 진단을 받은 후 한 달 넘게 치료를 받은 바 있다.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23일부터 일반 조문이 시작됐으며 장례식은 오는 26일 오전 10시(한국 시간 오후 5시) 엄수된다.
이은 기자 iame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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