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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싫지만 국힘 안 찍는 민주당표 흡수 … 어설픈 단일화 안해"

매일경제 김명환 기자(teroo@mk.co.kr), 박자경 기자(park.jakyung@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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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대통령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지난 22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한주형 기자


조기 대선이 확정되기도 전에 개혁신당은 대통령 후보를 결정했다. 이준석 원톱 정당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돈도 인력도 열악한 '미니 정당'인 만큼 하루라도 먼저 선거를 준비하려는 절박한 심정이 작용했다. 올해로 대선 출마 자격인 '불혹'의 나이가 된 이준석 의원은 세간의 시선과 달리 완주를 자신하고 있다.

2012년 박근혜 키즈로 정치권에 데뷔한 그는 오랜 원외 생활로 '마삼중(마이너스 3선 중진)'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그러나 국민의힘 초대 대표에 올라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 등을 승리로 이끄는 등 전략가의 면모를 키워왔다. 그리고 지난해 총선에서 대역전극을 연출하며 원내 입성에 성공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지난 22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양자구도에서 국민의힘은 필패한다. 더불어민주당의 연성 지지층을 설득해서 끌어올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탄(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돌파한 이준석은 가능하다"며 "빅텐트 없이도 이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를 적극 지지하지는 않지만 국민의힘은 절대 찍지 않는 표를 자신이 흡수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준석의 지지 기반은 누구인가.


▷유권자를 만날 때 강하게 반응하는 세대나 계층이 있다. 보수 중에서도 이성과 합리성을 중시하는 보수가 있다. 의외로 정의당 지지층에서도 이준석을 좋아하는 분이 많다. 상식을 중시하는 왼쪽 진영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는다고 본다.

―'이대남(20대 남성)' 프레임에 갇혀 있다는 지적도 있는데.

▷정치를 하면서 이대남 공략을 목표로 둔 적은 없다. 이성과 합리성을 강조하다 보니 논쟁을 좋아하는 계층과 만나게 되고 주로 20대 남성이었던 것 같다. 국민의힘에 있을 때 '20대 여성은 외면한다'는 식의 프로파간다를 펼치는 부류도 있었는데, 천만의 말씀이다. 제가 국민의힘 대표를 하던 시절에 2030여성이 가장 많이 유입됐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호남에서 지지율 95%가 나왔다고 해서 호남을 갈라치기 한 건 아니지 않나.


―3자 구도에서 승리할 수 있나.

▷지난해 총선에서 승리했던 경기 화성을은 이원욱 의원이 민주당 후보로서 65% 지지를 받고 당선된 곳이었다. 국민의힘은 35% 정도였다. 민주당 세가 강하기론 수도권 최고 수준이었다. 당시 선거에서 공영운 민주당 후보는 30% 후반으로 떨어졌다. 제가 최종적으로 42%가 되고, 한정민 국민의힘 후보는 17% 정도였다. 분석해보면 민주당에서 26%포인트, 국민의힘에서 18%포인트 정도를 가져온 것이다. 65%의 민주당 지지층은 '강성'이 아니라는 것이다. 국민의힘이 아니라면 찍을 수 있는 '연성' 지지자였다는 뜻이다. 이런 연성 지지층을 끌어올 수 있는 후보 외에는 답이 없다.

―빅텐트를 위한 조건이 있는지.


▷솔직히 빅텐트가 가능하려면 국민의힘이 상식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러나 경선 토론에서 키높이, 생머리 이런 얘기가 나오는 지경이다. 중도에 소구력을 높여 지지세를 확장하는 작전이 필요한데 국민의힘은 외연 확장에 대한 집중도가 높아질 수 없는 상태다.

―한덕수 차출론에 대한 생각은.

▷관료로서 훌륭했던 분이다. 그렇다고 해도 정치 전반을 경험해 보지 않은 상태에서 한 달 만에 대선에 나와서 되겠나. 그건 한덕수라는 이름을 빼고 봐도 불가능한 시나리오다. 이런 이상한 기획으로 시간 낭비를 안 했으면 좋겠다. 국민의힘에서 자기 위치만 지키려고 하는 기득권이 진영을 또 절단 내는 것이라고 본다.

―대선 직전까지 양당 후보에 뒤져도 완주할 건가.

▷당연히 완주해야 한다. 어설픈 단일화 같은 정치공학적 시각으로 이번 선거에 접근하면 안 된다. 목마르다고 바닷물을 들이켜는 꼴이다. 보수가 엘리트성을 잃고 이성을 상실한 순간부터 보수의 가치는 없는 것이다. 보수는 인적 자원에 있어서도 민주당에 밀리고 있는데 이런 구도를 그냥 끌고 가선 안 된다.

―거대 양당의 맹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국민의힘은 초선이 다수인 데다 목표 의식이 약하다. 무엇을 하기 위해 이 선거를 뛰고, 정치를 하는가에 답변할 수 있는 사람이 없어 보인다. 경쟁 지상주의라는 말을 듣더라도 대한민국의 미래는 공정하게 경쟁하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경쟁으로 올라갈 수 있는 사다리가 있어야 한다. 열려 있는 사회가 제가 원하는 것이다. 이런 비전을 담아낼 수 있는 정당이 양당 중에는 없다.

―왜 이준석이 대통령이 돼야 하나.

▷저는 적어도 저한테 맡겨진 역할은 해냈다. 국민의힘 대표로 있으면서 대선 승리와 지방선거 승리를 만들어냈다. 동탄에 뛰어들어 개혁신당으로 승리했다. 이런 빛나는 실적을 가진 사람에게 정치 기성세대가 "너는 더 기다려. 나중에 밀어줄게"라고 가스라이팅을 하는 것은 큰 문제다. 사회 발전을 저해하는 것이다. 대한체육회마저 유승민 회장이 선출되는 파란이 일어났다. 존 F 케네디나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데이비드 캐머런·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등이 40대에 국가수반을 하면서 성과를 냈다. 대한민국만 그 조류에서 뒤처져 있다는 건 말이 안 된다.

[김명환 기자 / 박자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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