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역 칼부림 현장에 꽂힌 꽃 4송이. 기자도 꽃 1개를 놓고 애도를 표했다./사진=박진호 기자 |
서울 지하철 4호선 미아역 인근 마트에 꽃송이들이 놓였다. 인근 주민들이 흉기에 맞아 사망한 여성을 애도하며 둔 꽃이다.
23일 오후 4시쯤 서울 강북구 미아역 인근에서 60대 여성 B씨가 30대 남성 A씨가 휘두른 흉기에 맞아 사망한 현장에 꽃 4송이가 놓여있었다.
마트 앞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60대 C씨도 꽃 1송이를 놨다. 그는 "죽음이 어디 쉬운 일입니까. 제 눈앞에서 발생했는데 가만히 있기에는 좀 그렇지 않으냐"며 "모진 마음이 있다고 해도 생명은 소중하다. 안타까운 마음에 꽃을 뒀다"고 말했다. B씨는 꽃을 둔 후 3초간 묵념을 한 후 다시 정육점으로 들어갔다.
주민들은 하나같이 슬픈 마음을 드러냈다. 마트 인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주민은 "원래 이곳은 서로가 문을 열어두고 지낼 정도로 평화로웠다"며 "저렇게 누군가 죽은 일이 발생하니 마음이 참 그렇다"고 말했다.
약국을 운영하는 60대 조모씨는 "약국 입장에서는 (사망한 피해자가) 환자로 올 수 있던 사람"이라며 "마트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얼굴을 아는데, 정말 일어나면 안 되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마트 인근의 꽃집에는 국화꽃 주문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 꽃집을 운영하는 D씨는 "아직 많이는 아니지만 조금씩 흰색 꽃을 문의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강북경찰서는 전날 살인미수 혐의로 30대 남성 A씨를 현행범 체포했다. A씨는 전날 오후 6시20분쯤 서울 미아역 인근 마트 안에서 행인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살인미수 혐의로 체포됐으나 피해자 2명 중 1명이 사망해 경찰은 A씨에 대한 혐의를 살인죄로 변경해 조사하고 있다.
박진호 기자 zzin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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