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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박근형의 선한 영향력…“젊은 배우들 위해” 기부 공연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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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를 기다리며’ 사랑 보답할 길”
오는 13일 공연 수익, 청년 연극인에 기부
경향신문

원로배우 신구(왼쪽)와 박근형이 23일 서울 종로구 예술가의 집에서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의 기부공연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파크컴퍼니


“연극계가 저희들이 젊었을 때 하고 지금 하고 달라진 게 거의 없어요. 열악하기 짝이 없습니다. 작품 하면서 우리가 받은 사랑을 어떻게 보답할 수 있나 고민하다 이런 선택을 하게 됐습니다.”(신구)

“‘고도를 기다리며’가 102회나 매진이 됐습니다. 이 이윤을 어떻게 돌려드려야 할까 생각하다가 관객에게는 더 좋은 작품으로 돌려드리자. 그리고 젊은 배우들한테도 힘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추진하게 됐습니다.”(박근형)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예술가의 집에서 열린 ‘신구·박근형의 고도를 기다리며 X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신구(88)와 박근형(84)은 이같이 말했다. 두 사람은 사무엘 베케트의 부조리극 <고도를 기다리며>에 각각 ‘에스트라공’과 ‘블라디미르’ 역할을 맡았는데, 2023년 12월 서울 국립극장을 시작으로 시작한 공연은 이듬해 앙코르 공연과 전국 21개 도시 투어까지 총 102회 공연을 전석 매진시켰다. 작품이 큰 인기를 얻자 두 배우는 보답할 방법을 고민했고, 수익금의 일부를 기부하기로 했다.

오는 5월 9일부터 25일까지의 공연을 마지막 시즌으로 두 사람이 동반하는 공연은 막을 내린다. 기부 공연은 이 기간 중 5월 13일 오후 7시에 열리는 공연 한 회차에 적용된다. 두 배우는 이날 출연료 없이 무대에 오르고 티켓 수익금은 모두 청년 연극인들을 지원하기 위한 ‘연극내일기금’ 으로 전액 기부된다. 당일 공연을 관람할 후배 배우 및 연극 관계자들도 기부에 동참할 예정이라고 한다.

기부 공연은 예매가 열리고 2분 만에 매진됐다. 당일 공연은 두 배우의 뜻에 따라 19세부터 34세까지의 청년 관객을 위한 특별 공연으로도 기획됐다. 공연 종료 후에는 아이돌 그룹 샤이니 출신 배우 최민호가 재능기부로 사회를 맡고, 두 배우와 오경택 연출가가 참여하는 ‘관객과의 대화’도 진행한다.

두 배우는 자신들의 기부 공연이 연극계 전반에 확산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박근형은 “K 드라마 등의 모태는 결국 연극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연극계가 열악해지면서 청년들이 살기가 어렵다. 우리의 자원이 다시 풍성해지길 바라면서 기부 공연을 시작했다. 얼마나 호응이 올지 모르지만 ‘잘 되는 연극은 하루 정도 기부 공연을 해보자’고 얘기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신구는 “이 운동이라고 할까 (기부) 공연이 비록 출발은 미미하지만 끝은 장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병국 문예위 위원장은 “두 거장의 깊은 뜻에 함께하게 되어 영광”이라며 “이번 공연을 통해 조성된 ‘연극내일기금’은 단순한 후원을 넘어, 창작·제작 중심의 기존 지원 체계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돼 있던 청년 배우들을 위해, 현장에 최적화된 맞춤형 훈련 커리큘럼을 개발하고 체계적으로 보급하는 데 집중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희진 기자 go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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