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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점령지 지배 인정…트럼프, 우크라에 최후통첩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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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평화 중재안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일부 영토 지배를 인정하라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이는 마지막 제안으로 사실상 최후통첩이다. 이 안에는 이번 전쟁으로 빼앗긴 영토뿐 아니라 크름반도까지 포함시켜 우크라이나는 물론 유럽도 수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회담하고 있다. 이날 정상회담은 설전 끝에 파행으로 조기 종료됐다. 2025.03.01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회담하고 있다. 이날 정상회담은 설전 끝에 파행으로 조기 종료됐다. 2025.03.01


22일(현지시간) 미국 악시오스는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2014년 강제 병합된) 크름반도를 러시아 영토로 인정하고, 전쟁이 발발한 2022년 이후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도 러시아의 통치를 인정하라는 내용의 중재안을 던졌다"고 보도했다.

악시오스는 "미국은 이같은 내용이 담긴 1쪽 분량의 평화 중재안을 우크라이나 관리들에게 제시하면서 이를 트럼프 대통령의 '마지막 제안'이라고 설명했다"며 "백악관은 이번 중재안으로 합의가 안 되면 협상 자체를 중단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트럼프의 중재안은 17일 프랑스 파리에서 미국과 우크라이나 고위급 회담이 잡혔을 때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선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참석했다. 우크라이나는 안드리 예르막 대통령실장, 안드리 시비하 외무부 장관, 루스템 우메로프 국방부 장관을 보냈다. 당시 미국은 휴전을 의제로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유럽 3개국 공동 회담을 1박2일간 진행했다.

외신들은 미국 측 중재안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교감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보고있다. 위트코프 특사가 유럽 방문 일주일 전인 11일, 먼저 모스크바로 날아가 푸틴 대통령과 만나서다. 악시오스는 "중재안 초안이 미국 특사와 러시아 대통령의 4시간 회담 후 만들어진 것"이라며 "이 중재안이 만들어진 뒤 러시아는 잠재적으로 '현재 전선'을 유지하는 차원에서 침공을 일시 중단하자고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중동 담당 특사와 회담 중 악수를 하고 있다. 2025.04.13   /AFPBBNews=뉴스1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중동 담당 특사와 회담 중 악수를 하고 있다. 2025.04.13 /AFPBBNews=뉴스1


하지만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에 편향된 중재안"이라며 부정적이다. 중재안을 보면 러시아가 영토 같은 얻게 되는 걸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밝힌 반면 우크라이나가 무엇을 얻는지는 모호하기 때문이다. 또 중재안은 우크라이나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에 가입하면 안 되고, 유럽은 러시아 제재를 풀어주라는 등 러시아의 주요 주장을 다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중재안을 던진 미국은 23일 예정된 미·우크라·유럽 2차 협상 참석자를 위트코프 특사와 루비오 장관에서 키스 켈로그 우크라이나 특사로 교체했다. 중재안 수락 여부에 따라 고위급 회담의 재추진 여부가 결정될것으로 보인다.

한편 트럼프의 중재안에 유럽은 회의적 반응이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독일 외교위원회의 슈테판 마이스터는 "크름반도는 유럽 안보에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곳"이라며 "유럽이 크름반도를 어떤 형태로든 러시아의 영구 통제하에 놓이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이날 기자들에게 크름반도를 러시아의 영토로 인정하는 것은 "헌법 위반으로 불가능하다. 크름반도와 다른 우크라이나 영토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러시아가 전쟁을 계속하도록 돕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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