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거래서 테슬라 주가 5% 급등
어닝쇼크에도 ‘DOGE 사임설에 주가 ↑’
매출 전년비 9% 감소, 주당순이익 0.27달러 기록
어닝쇼크에도 ‘DOGE 사임설에 주가 ↑’
매출 전년비 9% 감소, 주당순이익 0.27달러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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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리는 NCAA 레슬링 챔피언십 결승전에 참석한 모습. [AP] |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는 테슬라가 22일(현지시간) 실적 예상치를 밑돈 1분기 매출 발표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5월부터는 정부효율부(DOGE) 작업에 할애하는 시간이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고 경영 복귀를 언급하며 투자자들 달래기에 나섰다.
테슬라는 이날 뉴욕증시 마감 후 1분기 전체 매출이 전년 대비 9% 감소한 193억3500만달러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0.27달러로 전년 대비 40% 급감했다.
매출과 EPS 각각 금융정보업체 LSEG가 조사한 시장 전망치인 212억4000만달러, 0.39달러를 밑돌았다. 자동차 부문 매출은 139억67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0% 감소했다.
반 머스크 시위 확산…1분기 유럽 판매량 ‘반토막’
실적 부진의 이유로는 머스크에 대한 대중적 반감과 중국산 전기차의 폭발적인 판매량 증가가 꼽힌다. 여기에 노후화된 라인업에 대한 수요도 감소하면서 지난 1분기 출하 대수가 급감했다.
지난 2일 테슬라가 발표한 1분기 출하 대수는 약 33만7000대로 1년 전 38만7000대에 비해 약 13% 줄었다. 특히 유럽 시장에서의 실적이 부진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테슬라의 1분기 매출은 독일에서 약 62%, 스웨덴과 덴마크에서 55%, 네덜란드에서 거의 50%, 프랑스에서 41% 감소했다. 유럽에서는 머스크의 정치 행보로 인한 테슬라 불매 운동과 항의 시위가 확산하면서 매출이 반토막 났다.
머스크에 대한 반발로 테슬라 차량 및 시설을 대상으로 한 테러가 벌어지면서 CEO의 평판이 브랜드 이미지 훼손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트럼프 관세 정책에 반발해 유럽 시민들이 미국산 불매 운동을 전개하면서 기름을 끼얹고 있다.
유일하게 판매량이 증가한 국가는 영국(3.5%)이지만 시장 점유율은 하락했다. 테슬라의 지난달 영국 시장 점유율은 지난달 4%p 이상 하락한 10.7%를 기록했다. BYD 등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 전기차 업체와의 경쟁에서 밀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머스크 CEO는 컨퍼런스콜에서 반(反) 테슬라 시위에 대해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구체적인 근거 제시 없이 “일부 시위대는 부정한 자금을 받았거나 정부의 낭비성 혜택을 누리는 사람들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핵심 시장이었던 캘리포니아 내에서 전기 자동차 시장 점유율도 과반 지위 잃어버렸다. 캘리포니아주에서 테슬라의 1분기 시장 점유율은 전년 동기 55.5%에서 43.9%로 하락했다. 이 기간 캘리포니아에서의 친환경차 판매량은 7.3% 증가했다는 점에서 테슬라가 경쟁사에 밀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기차 판매 부문 성장이 둔화하자 테슬라는 지난해부터 로보택시와 인공지능으로 사업 방향을 확장했다. 이날 테슬라는 올해 상반기 저가형 차량 생산 예정이라고 밝혔다. 상반기 출시였던 기존 계획보다 일정이 늦춰졌다.
이에 더해 로보택시인 ‘사이버캡’은 내년부터 대량 생산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앞서 테슬라는 오는 6월까지 텍사스 오스틴에서, 연말까지 캘리포니아에서 무인 승차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인 FSD(Fully Self-Driving) 중 ‘감독형’ 버전은 유럽에서는 승인 절차가 진행 중이다. 비감독형 FSD는 2025년 6월부터 텍사스 오스틴에서 모델 Y 차량에 적용된다.
휴머노이드 로봇인 옵티머스는 올해 파일럿 제품을 양산, 2030년까지 연간 100만대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으로 중국에서 로보택시인 ‘사이버캡’과 세미 트럭의 부품 공급을 일시 중단하면서 사이버캡 생산 계획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테슬라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글로벌 무역 정책 변화가 자동차 및 에너지 공급망, 우리의 비용 구조와 내구재 및 관련 서비스 수요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기 어렵다”면서 “2분기 업데이트에서 2025년 가이던스를 재검토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머스크 “다음 달부터 DOGE 할애시간 줄일 것”
머스크는 어닝쇼크에 가까운 1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트럼프 행정부의 신설 자문 기관인 정부효율부(DOGE)에서의 활동 시간을 크게 줄이겠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연방 정부의 ‘특별공무원’ 신분으로 정부효율부를 이끌고 있다. 취임 이후 주주들 사이에서는 실적 악화로 머스크의 DOGE 사임을 촉구해 왔다.
머스크는 “정부 내에서 DOGE의 주된 작업이 대부분 끝났다”며 “다음 달부터 DOGE에 할애하는 시간을 크게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의 발언 이후 테슬라는 시간외거래에서 5% 이상 급등하고 있다. 22일 오후 8시 현지 시각 뉴욕증시 시간외거래에서 테슬라는 5.34% 급등한 250.68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실적 발표를 앞둔 정규장에서도 4.60% 오르며 마감했다.
테슬라가 1분기 매출과 순이익 모두 예상치를 하회한 실적에도 국내 2차전지 관련주는 이날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 관세를 인하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데다가 테슬라의 주가 급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시 27분 기준 LG에너지솔루션은 전장 대비 3.61% 오른 34만4000원, 삼성 SDI는 3.61% 오른 18만3700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 주가는 12만9900원으로 전날 대비 4.34%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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