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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인터뷰] “한 번 던져볼까 했는데…” 키움 하영민, 네일표 스위퍼 하루 만에 ‘뚝딱’ 독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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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우연치 않게 시작한 게 잘됐네요(웃음).”

등판 전날 다른 팀 선수의 변화구 영상에 시선이 멈췄다. 프로야구 최고 투수 제임스 네일(KIA)의 스위퍼였다. 움켜쥔 그립부터 스트라이크존 바깥으로 휘어져 나가는 무브먼트까지, 우완 투수 하영민(키움)은 그 자리에서 ‘이거다’ 싶었다. 단 하루 연습에도 성과는 놀라울 만큼 탁월했다. 실전 등판서 마주한 타자들은 말 그대로 속수무책이었다.

하영민은 22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서 열린 두산과의 정규리그 맞대결에 선발 등판, 7이닝 90구를 던져 3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그의 투구는 공격적이었다. 경기 내내 높은 스트라이크 비율(71.1%)을 꾸준하게 유지, 두산 타선을 압박했을 정도다.

일등공신은 단연 새롭게 장착한 변화구다. 경기 뒤 그는 “네일의 스위퍼를 참고했는데, 슬라이더로 생각하고 던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직구(37구)와 슬라이더(24구), 포크볼(17구), 커브(12구)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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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투수 하영민이 새 변화구 장착에 힘입어 7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하영민이 2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정규리그 두산과의 홈 맞대결을 마친 뒤 슬라이더 그립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김종원 기자


무엇보다 과감하게 주무기 커터를 배제한 게 돋보였다. “최근 커터가 안 좋아지면서 아예 안 던졌다”면서 “대신 슬라이더와 커브를 섞어 던졌는데, 오늘 처음 던진 슬라이더에 신경을 많이 썼다. 어제 우연히 네일의 스위퍼 그립을 보고 ‘한 번 던져볼까’ 했다. 그게 (마운드 위에서) 실제로도 잘 됐다”고 환하게 웃었다.

영웅군단 12년 차 원클럽맨이다. 길고 긴 담금질 속 지난해 선발 투수로 안착하면서 전환점을 맞이한 바 있다. 2024년 150⅓이닝을 소화, 생애 첫 규정이닝(144)을 채웠다. 또한 9승8패 평균자책점 4.37(73자책)도 기록하며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올 시즌 들어 초반 부침이 있었다.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듯 기복 있는 투구를 반복했고, 커터 제구마저 좀처럼 말을 듣지 않았다. 하지만 무너질 때마다 자신을 다듬었고, 그 끝에서 슬라이더라는 실마리를 찾아냈다. 흔들리던 시계추가 비로소 제자리를 찾아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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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팀의 토종 에이스다. 하영민은 현시점 외국인 왼손 에이스 케니 로젠버그에 이어 2선발 역할을 수행 중이다. 선발진이 유독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김윤하는 5경기 0승 4패 평균자책점 7.33(23⅓이닝 19자책)에 그치는 등 부진하다. 1군에 재차 합류한 윤현도 3경기 0승1패 평균자책점 5.91(10.2이닝 7자책)을 기록, 상황은 매한가지다. 여기에 큰 기대를 모았던 신인 정현우는 어깨 통증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하영민의 어깨가 무겁다. 그 역시 연쇄부진에 휘말리면서 마음고생을 하기도 했다. 두산전 호투를 통해 나아가고자 한다.

고민과 함께 풀어내야 할 숙제도 있다. 슬라이더와 커터를 완벽히 구분해서 던지는 데 성공한다면 투구 패턴은 훨씬 더 다채로워진다. 그는 “커터가 괜찮아지면 다시 던질 예정이다. 지금은 각이 큰 새 슬라이더를 얻게 돼 스스로도 기대가 크다. 계속해서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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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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