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中 정부 압력에 따른 조처”
글로벌 사모펀드 시장 영향 불가피
글로벌 사모펀드 시장 영향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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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로이터] |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중국 국부펀드가 미국 사모펀드에 대한 신규 투자를 중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중(對中) 고율 관세 부과에 대한 중국의 보복 조처로, 사모펀드 시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던 ‘차이나 머니’가 이탈해 업계에 타격이 예상된다.
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사모펀드 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몇 주 사이 중국 국부펀드들이 미국에 본사를 둔 사모펀드들에 대한 신규 투자에서 발을 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중국 정부의 압력에 따른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일부 중국 국부펀드는 미국 외 지역에 본사를 둔 운용사가 미국 기업에 투자하는 경우에도 투자 참여를 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사모펀드 업계 전반에서 미국과 연관성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대 145%에 달하는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신규 관세를 부과했고 이에 중국도 최대 125%에 달하는 보복관세를 발표했다.
미중 관세 전쟁이 격화되자 중국 투자자들은 미국 사모편드에 대한 접근 방식을 바꾸고 있다고 복수의 소식통은 전했다. 이들은 더는 미국 운용사에 신규 자금을 약정하지 않고, 일부는 이미 논의 중이던 약정조차 최종 확약 전에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국제금융공사(CIC)는 미국 사모펀드 투자 철수에 나선 중국 내 대표적 국부펀드다. CIC는 수십 년 동안 블랙스톤, TPG, 칼라일그룹 등 미국 대표 사모펀드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왔다.
최근 몇 년 동안 미국에서 CIC 사모펀드 투자가 이미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업계 임원들은 전했다. CIC는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영국, 사우디아라비아, 프랑스, 일본, 이탈리아 등 국가에 현금을 분산 투자하고 있다.
중국 국부펀드인 중국 국가외환관리국(SAFE)도 전 세계 대체투자 시장에서 가장 큰 손으로 꼽힌다. FT는 “지난 30년간 CIC와 SAFE는 미국 사모펀드에 자금을 쏟아 부으며 사모펀드 시장을 금융 서비스의 틈새시장에서 4조7000억달러(약 6698조원)를 운용하는 주요 산업으로 성장시켰다”고 평가했다. 전 세계 연기금·국부펀드 분석 기관은 글로벌SWF에 따르면 2023년 기준 CIC 약 1조3500달러(약 1924조원) SAFE는 약 1조달러(약 1425조원) 규모의 운용 자산 중 약 25%를 대체투자에 할당하고 있다.
서방 각국이 중국 국부펀드의 기업·인프라 직접 투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자 중국은 사모펀드를 통한 우회 투자 방식으로 미국과 유럽 기업에 거액을 투입해왔다. 중국계 자금을 유치한 미국 내 대형 사모펀드는 블랙스톤, 칼라일, GIP(글로벌 인프라 파트너스), 비스타 에퀴티 파트너스, 토마 브라보 등이 있으며 일부는 중국과 공동 펀드를 조성해 직접 미국 및 영국 기업에 투자하기도 했다. 이번 중국 국부펀드의 미국 사모펀드 투자 철수는 이마저도 줄이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러한 변화는 중국뿐 아니라 최근 캐나다와 유럽 연기금 등 전통적 사모펀드 투자자들도 미국 사모펀드에 대한 투자 재검토에 나서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조너선 그레이 블랙스톤 사장은 최근 실적발표에서 “글로벌 투자자와 고객들이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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